• [심층취재] 공공기관장 물갈이 본격 시작…새 수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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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9.09 07:01:45 | 수정시간 : 2017.09.09 07:01:45
  • 에너지 공공기관 수장, 교체 움직임에 ‘좌불안석’

    김정래 석유공사사장, 감사원 비위 지적·부당노동행위 인정…낙마 초읽기?

    가스공사, CEO 공석 채우기 분주…가스안전공사 사장은 검찰 체포

    백창현 석탄공사 사장, 감사원 비위에 경영악화로 위태위태

    조환익 한전 사장, 정하황 서부발전ㆍ윤종근 남부발전ㆍ정창길 중부발전ㆍ장재원 남동발전 사장

    거취 주목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하고 문재인 정부 내각이 마무리되면서 공공기관장

    교체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공기관은 현재 공기업 35개, 준정부기관 89개, 기타공공기관 208개 등 총 332개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공기관장 인선 방침을 세우고 교체 대상 기관장 선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박근혜 정부 시절 낙하산 인사를 위주로 교체 명단이 작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관장들이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들이 기관장으로 부임 후 경영 상태가 악화된 곳도 다수”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인선 기준을 세운 후 국정감사에서 해당 기관들의 비리 행위 등 경영상 문제점들을 세세히 파헤칠 전망이다.

    공공기관장들의 교체는 국감 이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감 결과를 기관장 교체 명분으로 삼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인위적인 공공기관장 교체는 없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일괄 사표를 받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공기관의 수장들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수장 자리가 공석인 기관이 여러 곳이고 임기가 만료된 뒤 직무를 수행하던 이들도 최근 줄줄이 옷을 벗고 있기 때문이다. 임기가 남아 있는 기관장 가운데는 감사원에 비위 사실이 적발되거나 검찰에 체포되는 등 교체 수순에 들어간 곳도 있다.

    임기가 몇 개월밖에 남지 않은 공공기관 사장도 다수다. 임수경 한전KDN 사장(10월 20일), 이석순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10월 24일), 유상희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11월 13일), 김익환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10월 7일) 등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정래 석유공사사장, 감사원 비위 지적·노조 반대…낙마 초읽기?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은 임명 과정부터 논란의 연속이었다. 석유공사 임원추천위원회에서 20여 명의 지원자들을 뒤로 한 채 “적격자가 없다”며 재공모에 나섰고 이에 지원한 2명 중 김정래 사장이 재공모 일주일 만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사장 취임 이후에도 논란은 지속됐다. 경영관리, 기획예산 등 주요 보직 4곳에 자신의 측근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내부 감사결과 이들 중 몇몇은 전화로 면접이 이뤄졌고 면접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감사실에서는 채용 후보자들의 경력증명서, 학력증명서 등 증명 서류가 감사가 이뤄진 작년 9월까지 구비되지 않고 있어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채용절차의 부적정을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감사원이 채용 비위 행위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 감사원은 “지난해 2월 취임한 김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전 직장과 학교 후배 2명의 이력서를 직접 건네며 이들의 연봉을 1억3000만원의 1급 상당 계약직으로 채용하도록 지시했다”며 “채용 과정에서 단시일(10일) 내에 채용하고, 근무조건을 조속히 협의하도록 지시하는 등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김 사장에 대한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며 산업부 등 주무부처에 비위 사실을 통보한 상태다. 산업부는 조만간 해임건의 등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김 사장은 감사원 감사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사원의 지적은 절차상 위반이 있었다는 정당한 지적일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나의 전문계약직 채용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사장은 그 이유로 “공사의 구조조정과 정상화를 위해 꼭 필요했고 공사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의 반발에 감사원은 “감사원 감사결과는 한국석유공사에서 관련 규정에서 정한 채용공고나 면접 등의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헤드헌팅 업체의 추천, 면접을 거친 것처럼 형식을 갖춰 특정인을 채용한 것을 지적한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냈다.

    노조의 반발도 극심한 상태다. 지난 7월 석유공사 노조가 요구한 특별근로감독이 노동부 울산지청에서 실시되는 등 노사 갈등을 극에 달해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노조가 주장대로 부당노동행위가 인용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로 번지고 있다.

    노조 측은 “김 사장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라며 “MB정부 시절 부실 해외자원개발로 망가진 공사는 김 사장에 의해 남아있는 자산들마저 부실 매각될 위험에 처해 있다. 김 사장의 퇴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퇴진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김 사장은 “노조가 적폐”라며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사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석유공사가 정상화과정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재부의 입장은 다르다. 기재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17~2021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38개 재무관리계획 대상 공공기관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석유공사는 올해 부채비율이 무려 642%에 달하며 2020년에는 978%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감사원의 채용 비위 사실 적발을 접수받은 산업부가 어떤 조치를 귀추가 주목된다. 김 사장의 임기는 2019년 2월까지다.

    가스공사ㆍ가스안전공사, CEO 공석 채우기 분주

    지난 7월 이승훈 사장이 임기 11개월을 남기고 사표를 낸 후 안완기 부사장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전 사장은 한국노총·민주노총 공공부문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적폐청산 대상 공공기관 기관장 10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가스공사 측은 신임사장 선임은 국정감사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업계에서는 신임 가스공사 사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출신 전 국회의원 내정설이 나돈 바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불미스러운 일로 사장을 조기에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말단사원에서 임원을 거쳐 지난 2014년 12월 사장자리까지 오른 샐러리맨 성공신화의 주인공인 박기동 가스안전공사 사장이 검찰에 긴급체포됐기 때문이다.

    박 사장을 수사 중인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지난 7일 인사채용비리와 뇌물수수 관련 혐의점을 포착해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서 추가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조사 직후 긴급체포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 사장은 임원 재직 시절인 2013년~2014년 직무와 관련 있는 업체들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사장은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부사장을 맡았다.

    박 사장은 또 2015년~2016년 사원 공개 채용과정에도 부적절하게 개입한 혐의(업무방해)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인사 채용비리 관련 수사를 벌이던 중 금품비리 의혹을 추가로 포착하고 지난달 29일 서울 송파구에 소재한 보일러 설비 관련 협회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분석해 왔다.

    긴급 체포된 박 사장은 인사채용 비리와 관련해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뇌물수수는 인정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한 책임을 지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박 사장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회유·협박성으로 느낄 수 있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원들에게 두 차례나 보내 논란이 일었다.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감사원 비위에 경영악화로 위기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의 자리도 위태롭다. 최근 감사원은 석탄공사의 채용비위 사실을 적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지난 2014년 청년 인턴 10명을 채용했고, 이듬해 4월 이들 중 6명을 정규직에 해당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해당 채용 과정에는 당시 권혁수 석탄공사 사장의 조카가 포함됐다. 권 전 사장은 인사 담당 실장에게 조카의 인턴 합격을 직접 지시했고, 실무자는 자기소개서 점수에 만점을 줬다. 이후 권 전 사장은 다시 한번 조카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현재 석탄공사 사장인 백창현 당시 본부장은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시를 이행했다.

    이와 별개로 백 사장은 본부장 시절인 2016년 5월 정규직 채용에서 필기시험 결과 응시자 36명 전원이 과락에 해당하는데도, 직원의 딸 C 등 상위 22명에게 면접기회를 줘 C 등 6명이 최종 합격했다.

    감사원은 백 사장의 비위사실을 기재부와 산업부 장관에게, 권 전 사장에 대해서는 인사처에 통보했다. 특히 상급기관인 산업부는 이와 관련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엄격하게 조처를 할 계획이다. 해임건의 등 강도 높은 징계 수위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의 '2017~2021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올해 자산규모가 8000억 원에 불과한 반면, 부채는 1조7000억 원에 달한다. 자본과 부채를 더한 자산이 부채보다 적다는 것은 자본금이 하나도 없다는 의미다. 기재부는 향후 5년간 부채가 자본보다 많은 자본잠식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2021년이 되더라도 자본잠식 상태는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해외자원개발 손실과 광물자원 가격하락의 여파로 지난해 공공기관 기능조정 대상으로 분류돼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한전 및 발전 자회사, 민주당 타깃 되나

    발전 공기업 수장의 공석을 채우기 위한 움직임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김용진 전 동서발전 사장이 기획재정부 제2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동서발전은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어 사장인선작업을 위한 첫 단계인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안)을 상정·의결한 바 있다.

    서부발전의 경우 사장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5일 정하황 사장에 대해 사장 공모 과정에서 면접점수가 조작됐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의 임기는 2019년 11월까지로 2년가량 남았지만, 일각에서는 사퇴 여론도 일고 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아직 임기가 남아 있는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임기 2018년 3월), 윤종근 한국남부발전 사장(2019년 1월), 정창길 한국중부발전 사장(2019년 1월), 장재원 한국남동발전 사장(2019년 11월) 등과 관련해 여러 인사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인회 기자 underdo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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