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재판 2라운드②] 이재용의 재산국외도피 혐의, 완벽한 소명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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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9.09 08:29:49 | 수정시간 : 2017.09.09 15:43:28
  • ‘무승부’ 재산국외도피, “유죄 뒤집기 전에 무죄 뒤집힐 수 있다”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포함된 쟁점 두 가지… 항소심에서 모두 유죄 인정될까

    삼성전자 명의 독일 현지 계좌 둘러싼 의혹은 여전

    항소심에서 충분한 소명 못하면… 1심 무죄가 유죄로 변할 수도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에서 국외재산도피 혐의를 둘러싼 특검과 삼성 간의 법정공방은 여전히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이재용(49ㆍ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에서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둘러싼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당 혐의는 특검 측이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혐의 중 가장 강조했던 부분으로, 재판부는 일부 유죄를 인정했다. 특히 이 부분 중 삼성전자 명의 독일 현지 계좌를 통한 계좌 송금 부분이 무죄로 나온 만큼, 항소심에서는 해당 부분의 결과를 뒤집기 위한 특검 측의 창과 지키기 위한 삼성 측 방패가 더욱 거세게 부딪힐 전망이다.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뇌물공여 등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들의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일부 인정했다.

    이 사건 재판에서 재산국외도피 혐의는 박영수(65ㆍ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및 양형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가장 강조했던 부분 중 하나다.

    특검 측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측 피고인들이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모녀에 독일 승마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 등 금융관계법령을 위반한 채 재산을 국외로 이동해 도피시켰다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 최씨가 독일에서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승마용역회사 코어스포츠와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8월 26일 용역계약 체결 이후 2015년 9월 14일부터 지난해 7월 26일까지 용역비 등 명목으로 외화증여에 따른 지급신고 및 지급신청을 하지 않고 컨설팅서비스를 지급사유로 하는 허위 지급신청서를 작성했다는 점이었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삼성 측이 외국환 은행인 우리은행에 이 지급신청서를 제출한 후 용역비 명목으로 4회에 걸쳐 합계 282만 9969유로(한화 약 37억 3484만원)를 코어스포츠 명의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로 외화를 송금했다는 이유였다.

    특히 특검 측은 삼성이 2015년 10월 2일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에게 사줄 마필 구입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외화를 삼성전자 명의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에 송금하는 것임에도 실재하지도 않는 삼성전자 승마단 소속 선수들이 독일 해외 전지훈련을 하는 데 필요한 마필 및 차량 구입 용도인 것처럼 허위 예금거래 신고서를 우리은행에 제출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담았다.

    이어 삼성전자 명의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에 319만 3000유로(한화 약 42억 5946만원)의 외화를 예치하면서 78억 9430만원 상당의 국내 재산을 국외에 불법으로 도피시켰다는 주장이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은 뇌물공여 과정에서 국내 재산을 해외로 불법 반출했다”라며 “피고인들의 범행 중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이라고 밝혔다.

    박 특검은 구형 직전 결어 부분에서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10년 이상이라는 구체적 형량을 지적하며, 특검 측이 이재용 부회장 등에게 주어진 상당수의 혐의 중 이 부분에 특히 집중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재판부는 선고 공판에서 이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 일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가 승마지원 부분에 있어서 선수단 차량 및 마필 수송 차량 구입 대금 명목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약 72억 9427만원을 뇌물공여 금액으로 판단하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혐의도 유죄로 연결됐다. 단지 재판부는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있어서 ‘허위 지급신청서’를 통한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 송금 분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다.

    우선 재판부는 삼성 측의 코어스포츠에 대한 용역대금 명목의 자금 지급 자체를 뇌물공여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상거래로 보지 않았다.

    물론 코어스포츠가 실체가 없고 단지 삼성 측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할 용도로 하려고 했던 ‘페이퍼 컴퍼니’였다는 특검 측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 측과 코어스포츠 간의 외환거래를 ‘국내 거주자인 삼성전자의 독일에 법인이 있는 비거주자 코어스포츠에 대한 증여’로 판단하며, 외국환거래 규정이 정한 자본거래의 신고가 필요하기 때문에 양측의 송금 행위가 국내재산의 국외도피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거주자인 삼성전자와 거주자인 최순실씨 개인과의 자본거래이므로 신고가 필요하지 않다’라는 삼성 측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부회장 측에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 특히 집중했다. (사진=연합)
    단지 재판부는 허위 예금거래신고서를 통한 삼성전자 명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 송금 부분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만약 예금거래신고서에 기재된 예치사유가 허위인 경우,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적법한 신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재판부는 삼성 측이 예금거래신고 당시 허위 예치사유를 신고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5년 9월 30일 삼성 측 예금거래신고서가 외국환은행인 우리은행에 제출됐을 당시 삼성전자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로 송금된 돈으로 마필과 차량을 구매해 최씨 측에 증여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때문에 해당 부분을 두고 이 사건 재판의 항소심에서 특검과 삼성 간의 더욱 치열한 법정공방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다.

    朴의 인사개입 혐의까지 연결된, 삼성의 재산국외도피 혐의

    삼성 재판에서 재산국외도피 혐의 관련 부분은 그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삼성 측 피고인들의 재산국외도피 문제 또는 삼성과 최씨 간의 뇌물공여 문제로 끝나지 않고, 박근혜(65ㆍ구속기소) 전 대통령과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사기업체에 대한 인사 개입 등의 문제도 걸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말 검찰이 안종범 전 수석의 보좌관이었던 김 모씨를 소환해 추가 조사를 펼치면서, 김 전 보좌관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안 전 수석의 2015년 9월 당시 업무수첩 일곱 권의 사본을 검찰 측에 제출했고, 그 실체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곧바로 언론보도 및 삼성 재판의 증거자료 공개된 해당 수첩의 내용에는 2015년 9월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외환은행’, ‘차장 이상화’, ‘001-49-173-851’, ‘하나 KEB글로벌 유럽 통합본부 사업단’이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수첩 속에 등장한 이상화씨는 지난 2015년경 최씨가 독일에서 코어스포츠를 설립하기 직전 당시 독일 KEB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이였다.

    최씨가 해당 지점에서 계좌를 만들고 이상화씨와 고객으로서 친분을 쌓았고, 이씨 역시 프랑크푸르트 지점 사장이라는 지위를 통해 최씨의 대출상담이나 삼성전자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 개설 등에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KEB하나은행에서 유럽통합본부를 룩셈부르크에 설치해 프랑크푸르트 법인이 지점으로 전환돼 이상화씨가 한국으로 귀국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안종범 전 수석을 이용해 유럽통합본부 설치 보류 및 이상화씨의 고속 승진까지도 이뤄냈다.

    이상화씨는 지난 7월 5일 삼성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독일에서 단지 고객으로서의 최씨를 도운 적이 있으며, 삼성전자 현지 계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최씨가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는 당시 깨닫지 못했지만, “내 실력을 믿어보라”고 한 뒤 유럽통합본부 문제와 자신의 승진까지도 최씨가 말한 대로 이어졌다는 취지로도 증언했다.
    •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수첩에 기재된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이상화 사장에 대한 메모는 삼성 재판에 큰 변수로 작용했다. (사진=연합)
    물론 이재용 부회장이 KEB하나은행 유럽통합본부 설치 및 이상화씨에 대한 인사개입 문제에 관여했다는 점은 특검 측 공소사실에도 나와 있지 않고, 때문에 해당 부분은 삼성 재판 항소심에서 다뤄질 리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이 삼성 측 재산국외도피 혐의뿐만 아니라, 박 전 대통령 측의 다른 혐의까지도 포함하고 있으면서 항소심 재판부 역시 보다 폭 넓고 주의 깊게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특검 측은 재판부가 허위 예금거래신고서를 통한 삼성전자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 송금에 대해 무죄로 인정하면서, 해당 부분에 대한 혐의 입증에 보다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박영수 특검이 강조한대로 재산국외도피 혐의 부분은 무조건 유죄를 받아낸다는 특검 측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 측도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한 ‘국내 거주자인 삼성전자의 독일에 법인이 있는 비거주자 코어스포츠에 대한 증여’ 부분을 뒤집는 것만큼, 무죄로 결론 난 부분의 방어 역시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의혹이 명쾌히 소명되지 않은 삼성전자 명의 KEB하나은행 계좌

    사실 삼성 측이 무죄를 받아낸 허위 예금거래신고서를 통한 삼성전자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 송금 부분이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심지어 정황상 근거에 큰 비중을 뒀던 1심 재판부가 어떻게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것인지를 두고도 일각에서는 의문이 섞인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흐름을 살펴보면, 이런 반응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특검 조사 및 관련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코어스포츠와 삼성전자 간 용역계약이 이뤄지기 바로 전날인 2015년 8월 25일 최순실씨는 독일 KEB하나은행에서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 2개와 최씨 본인 명의의 계좌 1개를 개설했다.

    최씨는 서류상 코어스포츠 대표로 등록돼 있지는 않았지만, 코어스포츠 대표였던 박 모씨가 당일 최씨에 서명권 위임을 해줬다. 이에 최씨는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의 서명 및 인출권한 그리고 송금권한까지 가지게 됐다.
    • '비선실세' 최순실이 호텔 구입 자금으로도 사용하려 했던 삼성전자 명의 독일 현지 계좌를 둘러싸고 의혹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
    해당 코어스포츠 계좌를 통해 삼성전자는 용역대금을 보내게 됐고, 물론 최씨는 이 계좌의 입출금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심지어 인출까지 할 수 있었다.

    주목해 볼 점은 삼성 측이 무죄를 받아낸 삼성전자 명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를 둘러싸고 석연치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특검 측이 확보한 2015년 9월 7일 최씨의 승마계 측근이었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이번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전 대한승마협회 부회장)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최씨가 마필대금 지급에 있어서 송금 기간 지연 등의 이유로 삼성 측이 현지 KEB하나은행에 직접 계좌를 만들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결국 삼성 측은 2015년 9월 14일 삼성전자 스포츠 사업팀 명의로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를 개설했다. 이후 밝혀진 사실이지만, 당시 독일 현재에는 삼성전자 스포츠 사업팀이 존재하지 않았고, 삼성 측은 이 계좌의 예금 거래 신청서 상 코어스포츠에 마필 대금과 차량 구입 등의 등 지급 목적을 기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여기에는 더욱 납득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었다. 우선 송금 시간의 지연의 문제가 발생해 편의상 현지 계좌를 개설했다는 삼성 측 주장이었다.

    실제로 과거 국내 은행에서 독일 현지 은행에 외화송금을 하는 데 통상 3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거나, 시차로 인해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이상화씨는 이 사건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독일 현지 계좌를 통해 송금한다고 할지라도 국내에서와 현지에서의 송금 속도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리얼타임 온라인 송금’이 가능해 물리적으로 큰 차이가 없고, 시차로 생기는 지연 문제 역시 극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화씨는 오히려 독일 현지 계좌 간의 결제 과정을 거친다면, 현지 은행 직원들이 팩스 거래 확인과 삼성 측 담당자에 연락을 취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이 상당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코어스포츠의 요청으로 10년 이상 동안 고수해왔던 내부 정책을 깨버렸다. 특검 조사에 따르면 2003년경부터 삼성전자는 한국계 해외법인 은행과는 거래해오지 않았다.

    이상화씨도 자신이 독일 외환은행의 자금부장으로 근무하던 2003년부터 2006년 사이에 삼성전자 측이 독일 외환은행과 거래를 끊는 방침을 전했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이 사건 재판에서 “(삼성전자가) 씨티은행이나 HSBC은행 같은 경우가 해외네트워크가 많기 때문에 그쪽으로 자금 입금을 하고, 그 사람들 하고 외국환 거래를 할 때 효용성이 높다는 이유로 한국계 은행과는 거래를 안 했다”라며 “거래의 보안 문제에 있어서 독립채산제인 경우 잘 지켜지지 않아, 그런 내부적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증언했다.

    삼성전자 측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거래를 할 때 고객정보 노출 등 보안 사항에 민감해 이 부분에서 보다 안전한 외국계 은행들과만 거래를 하려 했다는 설명이었다.

    중요한 점은 삼성전자가 10년 이상 유지해온 내부 외환거래 정책을 최씨의 요구로 철회한 채 심지어 독일 현지 한국계 은행의 삼성전자 명의 계좌를 개설했다는 사실이었다.

    삼성전자가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를 통해 삼성 측이 최씨에 마필 대금을 마주에게 송금하기 위한 목적이 컸는데, 최씨는 삼성전자 명의 현지 계좌가 개설되면서 이상화씨를 통해 계좌 거래 현황을 보다 손쉽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했고, 외국 계좌로 송금을 받지 않아 언어 등에 있어 편리하게 거래를 할 수 있었다.

    당연히 삼성 측도 이를 모를 수가 없었다. 계좌를 분리해 회계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이 계좌가 마필 또는 차량 구입 대금 등 다른 용도로 최순실씨로부터 이용됐다면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었던 것이 아닌 계약 위반을 강하게 주장하거나 금융당국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는 것이 맞았다.

    실제로 최씨는 2015년 11월경 55만유로로 구매한 ‘비덱 타우누스 호텔’은 원래 삼성전자 명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를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진 상태다.

    비덱 타우누스 호텔은 최씨가 독일 슈미텐에 승마선수들을 위한 숙소 목적으로 구매했다고 하지만, 해당 호텔에서 숙박 영업도 하고 있었고 실제로 이곳을 숙소로 이용한 승마선수는 정유라씨가 유일했다. 때문에 최씨가 향후 개인적으로 소유해 이익을 남긴 부동산이 분명했다.

    그런데 최씨는 비덱 타우누스 호텔을 매입하기 전 자금이 부족했고, 대출 역시 예금담보 대출 외에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시 최씨가 55만유로를 예금담보 대출로 받기 위해서는 55만유로 이상의 예금이 있는 계좌가 필요했는데, 최씨는 이상화씨의 조언을 토대로 삼성전자가 최씨를 위해 인사보증을 서주거나 삼성 측에 제3자 물적 담보 요구 또는 삼성전자 명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를 정기예금으로 전환해 대출을 받는 방안을 강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이재용 부회장 측은 항소심에서 삼성전자 명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를 둘러싼 특검 측의 '재공격'을 완벽히 방어해야할 상황이다. (사진=연합)
    물론 삼성 측이 이를 거절해 최씨는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에 있던 자금 35만유로를 통해 대출을 받고, 여기에 개인 자금 20만유로를 더해 비덱 타우누스 호텔을 매입했다. 이중 20만유로의 개인 자금 출처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당시 삼성 측은 최씨 측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삼성전자 명의 KEB하나은행 계좌는 마필과 차량 구입 대금을 위한 것이 아닌가”라며 강력한 항의를 한 것이 아닌, 해당 계좌로 담보 대출을 실행하면 외부공시로 노출돼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위반을 주장하기 보다 외부 노출을 먼저 두려워 하며, 이번 일이 은밀히 진행되길 원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1심 재판 당시 명확한 소명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1심 재판부가 정황상 증거를 판결에 상당 부분 반영했던 만큼, 단순한 강요에 이끌렸다는 점이 아닌 “당시로서는 최대한 현명한 판단을 했다”는 점을 소명해 내지 못한다면, 무죄로 인정된 부분이 유죄로 바뀔 가능성도 낮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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