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이화경 부회장 법정진술, 황당하다” 조경민 전 오리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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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11.01 18:14:41 | 수정시간 : 2017.11.03 17:14:03
  •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 부추겼다는 李 부회장에, “황당하기 짝이 없다”

    조경민 전 사장, 이화경 부회장 법정진술 내용 조목조목 반박

    이화경 부회장, 조경민 전 사장이 자신에 대한 허위사실 퍼트리며 고발 종용했다는 취지 진술

    오리온 전직 임원, 지난달 중순 검찰에 이화경 부회장 재고발
    •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4억 2400만원 상당의 회사 미술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이화경 부회장 양측 모두가 항소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사건 재판은 판결 후에도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아무리 피고인 측이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했지만, 신문 내용 중 다툼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 있었음에도 증인신문이나 반대신문이 이뤄지지 않은 채 검찰 측 결심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재판 중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언급된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이다. 이화경 부회장 측은 마치 조 전 사장이 허위사실 유포를 하며 자신에게 대한 고발을 부추겼다는 취지로 법정진술했다. 이에 본지는 지난 4월 인터뷰 이후 다시 조경민 전 사장과 만나, 이번 이화경 부회장의 재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언론보도 등을 통해 소식을 접했다. 결심공판에서 검찰 측이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결과였다. 전직 오리온 임원 중 한 명이 지난달 20일에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검찰 측 구형사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 이전 혐의들과 병합해 심리해줄 것을 원했지만 선고가 연기되지 않았다.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야겠지만, 여러모로 안타까운 점이 많다. 검찰이 이화경 부회장에 ‘초범’ 그리고 ‘피해가 회복된 점’이라는 구형사유를 들었지만, 이중 초범이라는 부분은 사실과 달랐다.”

    - 지난 2011년 입건유예 건을 말하는 것인가. 이에 대해 <주간한국>에서도 보도하며 관련 문제를 지적했다.

    “그렇다. 이화경 부회장이 재판정에서 초범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눈물로써 선처를 호소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미술품 횡령과 관련해 절대 초범이 아니었다. 구글 등에서 ‘이화경 입건유예’라는 검색어를 입력해 보면, 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2011년 담철곤 회장이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됐던 시기, 140억원 상당의 고가 미술품을 오리온 계열사 법인자금으로 구입해 자택에 반출한 혐의를 받았다. 그런데 당시 해당 미술품을 구입한 이는 담 회장이 아닌, 이화경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미술품의 구입부터 반출까지 전 과정에 대해 모를 수 없는 입장이었다.”

    - 그렇지만 이화경 부회장은 입건이나 기소가 되지 않았다.

    “당시 이화경 부회장은 남편인 담철곤 회장이 구속 기소됐고, 피해액이 변제됐으며, 건강 상 문제 등의 이유로 입건유예 처분을 받았다. 평소 건강 상에 큰 이상이 없었던 이화경 부회장에게 갑자기 건강 문제가 왜 나왔는지 어느 정도 짐작은 가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겠다. 중요한 부분은 입건유예의 개념이다. 입건유예란 입건과 기소를 시키지는 않지만, 엄연히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화경 부회장이 초범이라고 할 수 있는가. 특히 과거와 현재가 모두 같이 혐의인 미술품 횡령 문제였다. 2011년 당시 ‘피해액이 변제’된 부분이 이화경 부회장의 입건유예 사유 중 하나였는데, 이번 검찰 구형사유에도 ‘피해가 회복된 점’이 있었다. 회사 자금으로 산 고가의 미술품을 횡령한 범죄 사실을 두 번이나 인정하지만, 두 번 발각됐을 때마다 미술품을 원위치시켰고 피해 보상을 했으니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말인가. 검찰의 굉장히 아쉬운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사진=연합)
    - 이화경 부회장은 지난 9월 27일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공소사실 중 오리온 양평연수원에서 전시하던 2억 5000만원 상당의 가구인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 테이블(Triple tier Flat-surfaced Table)’을 횡령한 뒤 모조품을 만들어 연수원에 입고한 혐의에 대해, 미술품에 조예가 있는 지인과 상의를 했고, 모조품 제작 역시 그 지인의 추천이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것도 사실 말이 되지 않고, 황당해 웃음만 나올 뿐이다. 여기서 이화경 부회장이 말한 지인은 S갤러리의 대표 홍 모씨가 분명하다. 그는 앞서 말한 2011년 담철곤 회장 구속 당시 저와 함께 담 회장의 비자금 조성을 도왔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람이다. 이 부회장이 테이블에 대한 상의를 했다거나, 모조품 제작 추천을 받았다는 시기에 홍 대표는 구속된 상태였다. 옥살이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면회까지 가서 테이블과 관련된 상의를 했다는 사실을 어느 누가 납득하겠는가. 모조품 제작자인 S갤러리의 최 모씨는 자신이 이화경 부회장과 상의를 한 적이 없다고 했고, 단지 오리온 측의 요청에 의해 모조 테이블을 만들었으며 가품을 연수원에 배달한 후 진품처럼 입고증을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얼마 전에 방송된 KBS 추척60분에서도 상세히 나온 바 있다.”

    - 이화경 부회장은 오리온 양평연수원은 워낙 외부인과의 접촉이 많은 공간이기 때문에, 테이블의 오염과 상처 등을 막기 위해 이를 보관하기 더 적합한 장소로 옮겨야겠다고 생각했을 뿐 진품을 소유하기 위해 반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고가 테이블의 오염이나 스크래치가 염려됐다면, 양평연수원 내에서 테이블을 보다 철저하게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거나, 이를 전문 관리시설에 위탁하는 게 당연한 판단이다. 상식적으로 테이블을 옮기면서 오염이나 스크래치가 생길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말인가. 무엇보다 그 이유만으로 회삿돈으로 산 고가의 테이블을 왜 하필 자택으로 옮겨 사실상 개인 소유품으로 만들었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되는 변명일 뿐이다. 제가 파악하기로는 이화경 부회장의 자택 방에 있는 침대가 마리아 페르게이(Maria Pergy)의 제작품으로, 마리아 페르게이는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 테이블’의 작가였다. 때문에 이 부회장은 같은 작가의 침대와 고가의 테이블을 세트로 설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렇지만, 이화경 부회장은 연수원에 설치한 가구 대부분이 가품이며 문제가 된 테이블 외에 일부만 고가의 진품이라고 밝혔다. 특히 해당 가품이 진품이 아니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알 수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테이블의 모조품을 진품처럼 입고증까지 작성했고, 회사 공식서류에도 입고로 등재했다. 이화경 부회장 말처럼 누가 보더라도 가품 여부를 알 수 있다면, 이런 절차가 뭐가 필요했겠는가. 테이블을 자택으로 옮기는 순간부터 횡령이었고, 발각되지 않는 이상 몇 년 이상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마 이번 고발건이 없었다면, 계속 해서 집에 놔두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담철곤 오리온 회장. (사진=연합)
    - 이화경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 중 조경민 전 사장에 대한 언급이 나와서 놀랐다.

    “그 이야기를 저도 들었다. 이번 고발건의 배후에 제가 있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이화경 자신과 담철곤 회장을 괴롭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기억한다. 또 최근 저와 담철곤 회장 측 사이의 민사소송 관련 이야기도 꺼냈다고 하는데,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 어떤 부분이 그렇게 황당했는가.

    “우선 담철곤 회장의 횡령 건에 대해 고발한 시민단체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적이 없다. 이는 동양가 상속재산인 아이펙을 횡령한 혐의로 담철곤 회장을 고소한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에 대한 공소사실 전부를 인정한 이화경 부회장 자신이 더욱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제가 허위사실을 흘리고 다녔다면, 그와 관련돼 저에게 민형사상 고소를 하면 되는 것이지 자신의 미술품 횡령 사건의 유무죄를 다루는 법정에서 왜 이런 말을 한 것인지 납득할 수 없었다. 그 말 자체가 저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이자 명예훼손이다. 또 최근 민사소송 패소건은 이미 항소한 상태다. 마치 자신들이 최종 승소한 것처럼 말을 했지만, 증거를 더욱 보강해 항소심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 그러고 보니 이화경 부회장은 법정에서 언니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렇다. 눈물을 흘리면서 어머니 이관희 여사님이 이혜경 전 부회장의 요구로 1500억원 상당의 오리온 주식 전부를 이 전 부회장에게 증여했고, 이 돈이 동양사태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들었다. 쉽게 말해 언니가 1500억원의 재산을 빼돌렸음에도 동양사태 피해자들에게 변제를 하지 않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관희 여사님의 해당 주식이 모두 동양사태 피해변제에 사용됐다는 점은 공지의 사실이었다. 특히 그 전인 지난 2014년 1월 11일 이 여사님은 자필로 자신이 보유한 오리온 주식을 이혜경 전 부회장이 아닌, 손자인 현승담씨에게 증여한다는 메모도 작성해 공증까지 마쳤다. 그대로 채권을 가지고 있을 수 있음에도 피해변제에 사용했다.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도 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닌 친언니를 향한 그런 악의적인 거짓말을 법정에서 퍼트릴 수 있는지 천인공노할 일이다.”
    • 이관희 여사의 자필 메모.
    - 이화경 부회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지만, 전직 오리온 임원이 이 부회장을 재고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전직 오리온 임원 중 한 사람이 이미 지난달 중순에 이화경 부회장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고, 사건 배당도 완료됐다. 이번 재판에서 지난 2011년 입건유예 건에 대해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은 채, 여러 착오가 있었다. 또 이번 미술품 횡령뿐만이 아닌, 다른 횡령 문제도 같이 병합해 고발하기에 이른 것으로 생각된다.”

    - 일각에서는 조경민 전 사장 등 오리온 전직 임원들에 대해 이미 지난 일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오리온 측은 조 전 사장 등의 주장이 모두 허위라고 반박하고 있다.

    “안타깝다. 지난 4월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도 이에 대해 제 입장을 밝힌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를 포함해 전직 임원들 모두 담철곤 회장의 말과 오리온의 미래 그리고 계속해서 오리온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 믿고 총대를 멨다. 저는 수년간 옥살이를 했지만, 그렇게 담 회장을 위해 희생한 결과는 후배들로부터의 ‘비리를 저질러 퇴사한 형편없는 범죄자’라는 취급이었다. 심지어 제가 현재 오리온 오너에 대해 허위사실을 퍼트리며, 돈을 뜯어내려 한다는 악의적인 소문까지 듣고 있다. 저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오리온 후배 직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만약 자신들이 회삿돈으로 구입한 미술품을 횡령해 집으로 가지고 갔다면, 과연 이화경 부회장의 경우처럼 회사에서 선처를 해줄 수 있는지 그리고 검찰이 초범이라며 집행유예를 구형할 수 있는지 말이다.”

    한편, 오리온 측은 기존부터 조경민 전 사장 등 전직 임원들의 거의 모든 주장이 허위이며, 오리온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행위로 강력한 법적 대응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지난 4월경 오리온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조경민 전 사장 등은 배임과 횡령 등의 범죄를 저질러 2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퇴직한 전 임직원”이라며 “이들로 인해 회사는 스포츠토토 사업권을 잃게 되는 등 큰 손실을 입었고, 조경민 전 사장의 경우 이에 대해 현재 회사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친 이들이 마치 양심선언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근거 없는 주장으로 회사와 임직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그동안 이들이 해온 주장은 명백한 허위발언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계획으로 더 이상 허위 주장으로 회사와 후배들의 명예와 업무 의지를 꺾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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