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재판 2라운드⑦] 이재용, 미르·K스포츠재단 뇌물혐의 ‘무죄’ 지켜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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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11.03 09:54:13 | 수정시간 : 2017.11.03 17:06:52
  • ‘독대→安수첩·말씀자료→자금집행’… 직무집행 대가 관계 적용 가능할까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부분, 항소심에서도 무죄 확신하는 삼성

    삼성 측 ‘공익적 차원 지원’ 주장에 ‘독대의 본질적 의미’ 꺼낸 특검

    특검 “2014년 9월부터 이미 朴-李 사이 부정한 청탁 관계 형성”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혐의에 대한 무죄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무죄로 판결난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혐의가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검 측이 항소심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 위해 보다 탄탄한 대응논리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재단 지원과 관련돼 간단·명료한 삼성 측 입장과는 다르게, 특검은 보다 경험칙 상 증거를 들어 법리적 부분까지 파고들며 맞서고 있다.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측 피고인들에 적용한 공소사실 중 뇌물공여 부분 혐의는 총 세 가지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 최순실(61·구속기소)씨 모녀에 대한 승마지원 그리고 최씨가 실질적 설립 및 운영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진 영재센터 후원, 마지막으로 역시 최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지원 부분이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승마지원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 영재센터 지원 부분은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부분만큼은 전부 무죄로 판결했다.

    특검 측은 재단지원 부분 공소사실에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66·구속기소) 전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장충기(63·구속기소)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공모해,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220억 2800만원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명시했다.

    실제로 삼성 측은 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지난 2015년 11월 20일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125억원을 미르재단에 출연했다. 또 지난해 2월 26일에는 79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

    1심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존재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재단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며 이를 입증할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우선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 등이 미르·K스포츠재단이 최순실씨의 사적이익 추구 수단으로 설립·운영되는 점을 인지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당시 삼성그룹이 재단에 송금했던 출연금의 액수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주도 아래 전경련에서 ‘사회협력비 분담비율’에 따라 제시된 가이드라인에 수동적으로 응한 상태에서 정해졌다고 바라봤다.

    다시 말하면, 이재용 부회장 등이 재단 출연금의 출연 시기와 규모 등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응했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은 대통령이라는 국가 권위자의 강압적 측면이 있었고,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에게도 재단 설립 및 운영을 위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는 점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여러 대기업 총수들에 대해 재단 설립에 대한 출연을 요청함에 있어 유독 피고인 이재용과의 관계에서만 승계작업이라는 현안 해결을 위한 대가를 인식하고 재단 자금 출연 요청을 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당시 대통령의 재단 지원 요구는 구체성과 직접성 측면에서 승마지원과 영재센터 지원과는 차이가 있었다”라고 판시해 이 부분 뇌물공여 및 대가관계를 부정했다.

    사실 1심 재판에서 특검과 삼성 측은 승마와 영재센터 지원 문제, 특히 승마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의 유무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의 공방은 거세지 않았다. 또 법정증언에 나섰던 재단 지원 혐의 관련 증인들 역시, 전경련 사회 본부장과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으로 비교적 많은 편은 아니었다.

    삼성 측은 재단 지원에 대한 1심 재판부의 무죄 판결은 당연하다면서, “왜 삼성만 가지고 그러는가”라는 핵심적인 한 마디로 무죄의 타당성을 밝히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국내 기업만 삼성을 포함해 53개사로, 청와대에서 문화체육재단 설립을 위해 전경련에 대기업들의 후원을 요청을 하니 자금을 지원했을 뿐이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삼성 측이 먼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거나 재단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1심 재판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사실로 드러난 부분이다. 실제로 미르재단이 설립하기 약 일주일 전인 지난 2015년 10월 21일 당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최모씨는 전경련 관계자에 “전경련이 일주일 안에 신속하게 300억원 규모의 재단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진행하는 사업을 이 재단이 맡게 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삼성, 현대자동차, 한화, GS, 두산, CJ 등을 거론하며 재단 출연 기업을 직접 지정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청와대의 요청을 기업 입장에서는 거부하기 힘들었다”라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경련 회장)의 해명처럼, 삼성도 재단 지원이 청와대의 요청이자 대통령의 뜻이었다면 거스를 수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 최순실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재단(윗쪽)과 K스포츠재단. (사진=연합)
    단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공적인 재단에 자금을 지원해 기업의 사회적 의무를 다하려고 했을 뿐, 어떤 대가를 바라며 재단의 배후에 최순실이라는 인물이 있어 그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항소심 공판 피티(PT) 과정에서도 이런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다른 대기업 총수 및 관계자들의 경우 피해자로 조사를 했음에도, 삼성에 대해서만 ‘공모자’로 바라봐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공모자라고 한다면 해당 재단이 박 전 대통령 또는 최순실씨에게 사적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삼성 측이 충분히 인식한 채 지원이 이뤄졌어야 했다.

    그러나 1심 판결 내용처럼 재단이 박 전 대통령이나 최씨의 사적이익 추구 수단으로 설립·운영됐다는 점을 삼성 측이 충분히 인지했다는 근거도 없을 뿐더러, 실제 그런 적도 없었기 때문에 삼성과 박 전 대통령이 재단 지원을 위해 공모했다는 특검 측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리해 보자면, 삼성 측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에 대한 대응논리는 ‘청와대의 거스를 수 없는 요구 또는 강요’, ‘공익적 지원’, ‘다른 기업들도 지원’, ‘재단 배후의 최순실 존재 인지 못함’이라는 네 가지로 간단·명료했다.

    삼성 측은 이것만으로도 재단 지원 관련 항소심 판결에서 무죄를 지켜낼 것이라는 점에 확신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물론 항소심에서 재단 지원 부분에 대한 특검 측 반격이 만만치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재단 지원에 대한 공방은 앞서 언급한 네 가지 대응논리만으로 다시 무죄를 확신할 수 있을 정도의 그리 만만한 부분이 아니었다.

    청탁 이뤄지는 흐름 똑같은데… 특검 “승마지원과 재단지원 부분 크게 다르지 않아”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재단 지원 부분을 무죄로 인정하면서, 삼성 측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지원 행위가 대통령의 ‘직무집행의 대가’와는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판결 사유 중 하나로 들었다.

    여기서 직무집행의 대가란 삼성이 최순실씨의 재단에 뇌물을 공여하는 대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무상 권한을 이용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협조했다는 일종의 공모관계를 의미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승마와 영재센터 지원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직무와 삼성 측 지원 행위 사이의 대가 관계를 인정했지만, 재단 지원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검 측은 항소심에서 1심 재판부의 이 부분 판결을 수긍할 수 없다며, 재단 지원에 대해서도 직무집행의 대가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지난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소위 ‘2차 독대’에서 양측의 재단 설립 및 지원과 관련된 이야기가 처음으로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두 사람을 제외하고 당시 독대에서 오고 간 내용을 추론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증거인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수첩에 명시돼 있었다.

    실제로 이날 안종범 전 수석은 독대가 끝난 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들을 수첩에 받아 적으며 ‘재단’이라는 단어도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시 독대에 박 전 대통령이 지참한 대통령 말씀자료에는 재단설립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었던 만큼, 실제 이재용 부회장과의 대화에서 이 부분이 언급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독대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삼성은 실제로 전경련을 통해 미르재단에 자금을 지원했다.
    •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오갔고, 삼성이 최순실씨의 재단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사진=연합)
    특검 측은 이런 부분이 승마지원의 경우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재단 지원에 대해서도 직무집행 대가 관계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심 재판부가 승마지원 뇌물공여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이유 중 하나가, 이날 2차 독대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사이에 최씨 모녀 승마지원 그리고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대한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는 점이었다.

    이에 대한 증거 역시 독대 당일의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 기재 내용이었다. 여기에는 ‘재단’이라는 단어뿐만 아니라, ‘삼성’, ‘엘리엇 대책’, ‘M&A 활성화’, ‘소액주주 권익’, ‘Global Standard(글로벌 스탠더드)’, ‘대책 지속 강구’ 등의 내용도 적혀 있었다.

    실제로 이 단어들은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전후로 한 삼성그룹의 현안 중 일부를 의미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날 독대자리에 가지고 들어갔던 삼성그룹 말씀자료에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 메르스 문제, 면세점 관련 등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관계 또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현안이 적시돼 있었다.

    이날 2차 독대 바로 한 달 후인 2015년 8월 26일 삼성전자가 최씨는 독일에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승마 용역컨설팅 회사 코어스포츠와 수백억원대의 용역계약을 맺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특검 측은 1심 재판부가 승마지원 부분에 대해 안종범 업무수첩 기재내용과 이후 실제로 삼성 측의 지원이 이뤄진 점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첩 내용 및 말씀자료에 나온 이재용 부회장의 현안 해결을 위해 협조하기로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점을 토대로, 직무집행에 따른 대가 관계가 성립해 유죄로 인정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같은 날 독대에서 오고 간 재단 부분도 똑같이 직무집행의 대가 부분을 적용할 수 있고, 묵시적 청탁을 인정할 수 있어 유죄로 판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설령 이재용 부회장 측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청탁이 없었고 대통령의 직무상 권위에 따른 불이익 처분, 즉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까봐’라는 취지로 재단 지원 요구를 수용했다고 할지라도, 대법원 판례 상 직무상 어떤 행위를 하지 말아 달라는 의도 역시 직무집행의 대가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재용 부회장은 2차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재단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당시 독대에 나섰던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관련 수사과정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재단 관련 언급 여부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공통되게 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2014년 9월부터 朴과 부정한 청탁 오고가… “다른 대기업과 다르다(?)”

    특검 측은 “왜 삼성만 가지고 그러는가”라는 삼성 측 해명에 대해 “삼성은 다른 대기업과는 다르다”라는 대응논리를 펼치고 있다.

    사실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간의 부정한 청탁 관계가 2015년 7월 25일 2차 독대가 아닌, 2014년 9월 15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의 ‘1차 독대’ 시기 이미 이뤄진 상태였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이날 1차 독대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지원의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을 하겠다는 유착관계가 맺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 박영수 특별검사. (사진=연합)
    이런 청탁이 이미 약속된 상황 아래, 2015년 7월 25일 2차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재단 지원 요구가 있었고 이재용 부회장도 재단 지원 요구가 승마지원과 같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기 때문에 삼성 측은 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다른 기업과 다르다는 설명이었다.

    이와 같은 취지의 주장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된 다른 내용에서도 반영돼 있다. 실제로 특검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과 관련한 “이미 독대 이전인 2015년 7월 17일 합병이 완료됐기 때문에, 7월 25일 독대에서 합병에 대한 청탁이란 없었다”라는 삼성 측 주장에 대해서도, 이미 2014년 9월 1차 독대에서부터 청탁에 대한 협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합병에 대한 청와대 측의 개입이 의심되는 여러 정황이 있었고 실제로 합병이 이뤄졌다는 취지로 맞서고 있다.

    심지어 특검은 다른 대기업들과는 다르게 삼성은 재단 지원뿐만 아니라 승마 그리고 영재센터 지원까지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검 측은 “다른 대기업도 재단에 자금을 출연했다는 사정은 (삼성 측) 뇌물죄 인정 요소에서 양형문제에 불과하다”라며 “만약 다른 대기업들이 자금지원을 했다는 이유 때문에 피고인들이 처벌을 면한다면, 소악(小惡)은 처벌되고 대악(大惡)은 처벌되지 않는다는 그런 부당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검은 삼성 측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공익적 목적으로 지원에 나섰다는 주장, 그리고 이를 무죄의 근거로 받아들은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측은 “사적단체가 공적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최소한 피고인들이 지원한 미르·K스포츠재단은 이전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공익적 활동을 한 적도 없고, 증명이 되지 않은 단체였다”라며 “대통령이 재단 출연에 대해 공익적 목적을 내세웠다고 해도, 피고인들이 오로지 공익적 성격이라고 믿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익적 목적으로 운영될 재단에 대한 지원 요구가 이뤄진 곳이 왜 공개 석상이 아닌, 청와대 안가에서의 단독 면담이라는 은밀한 자리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부터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와의 정경유착 관계는 독대를 통해 이뤄졌고, 역사를 전공한 이재용 부회장도 독대 자리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문화체육 발전의 공익적 목적의 지원이라고 한다면, 이를 담당하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재단 설립과 자금 모집을 주도했어야 했는데 경제수석실에서 이를 실행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청와대 경제수석실이 각 기업들의 활동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통령 산하 조직으로, 기업으로부터 보다 수월하게 많은 금액을 지원받고 공익적 목적 역시 애초부터 결여됐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이재용 부회장도 대통령으로부터 재단에 자금을 출연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 이것을 오로지 공익적 차원으로만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삼성 측이 재단 지원 후 자신들의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하는 등 사후적 통제에 관심이 없었고, 사실상 지원 후 방치한 상태였기 때문에 재단의 배후에 최씨가 있었고 그의 사적유용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보고 있다.
    • 재단 출연 관련 부분을 유죄로 뒤집기 위한 특검 측의 반격이 거세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 측도 이미 더욱 탄탄한 대응논리를 갖춘 상태다. (사진=연합)
    특검 측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정치발전을 명분으로 기업인들로부터 돈을 받았는데, (이재용 부회장도) 그 명분으로 실제 자금지원 성격을 판단했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대통령의 직무상 권한과 관련된 현안에 대한 청탁을 들어줌과 동시에 사적단체에 대한 자금지원 합의가 이뤄 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특검 측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 측이 논리적으로 반박할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특검 측이 항소심에서 재단 지원 관련 부분에 대해 보다 대응논리를 탄탄히 갖춰 유죄를 받아낼 의지가 보이는 만큼, 무죄를 지켜내기 위한 이재용 부회장 측의 고민 역시 커질 전망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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