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많던 동네 문방구가 사라진 이유가 다이소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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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11.04 08:18:16 | 수정시간 : 2017.11.06 09:36:52
  • 유통업계 작은 공룡 ‘다이소’ 논란

    문구 단체 “전국 문구점 10곳 중 9곳, 다이소 때문에 매출 하락”

    다이소 “문구점 매출 하락은 복합적…다이소에만 책임 전가”

    다이소 작년 문구 매출 1000억대 수준

    동반위 “연내 실태조사 계획 중…결과에 따라 판매 제한될 수도”


    • (사진=연합뉴스 제공)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다이소가 문구 용품을 판매하면서 문구점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등 국내 문구 관련 단체 3곳에서 전국 459개 문구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다이소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했다고 답한 문구점은 92.8%에 달했다. 절반에 가까운 46.6%의 업체는 다이소 입점 후 매출 하락 때문에 매장을 계속 운영할지 고민이라고 답했다. 폐업을 하겠다는 답도 5.2%가 나왔다. 매출이 하락한 주요 상품군(복수응답)은 학용품(52.9%), 생활용품(29.6%) 등이었다.

    최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다이소’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거론됐다. 지난 달 16일 진행된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유통 공룡으로 급성장한 다이소의 공격적인 매장 확대로 영세상인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영세상인들은 다이소를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대상으로 지정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통법의 대규모 매장 점포의 정의에 매출 및 전체 매장 수를 포함하여, 규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올 초부터 제기되기 시작한 이 문제에 대해 동반성장위원회는 조만간 실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문구점 매출 하락에 다이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 다이소가 대형마트와 같이 판매품목 제한 대상기업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 정부 기관들도 이 문제에 대해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다이소는 왜 문구업계의 원성을 사는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4년 문구용품 소매업 사업체수는 1만2364개, 종사자 수는 2만2349명이다. 2006년에 비해 사업체수는 8200여 개가 줄었고 종사자수는 1만1000여 명이 감소했다. 사업체 수는 해마다 1000여 개씩 줄어든 셈이고 종사자 수는 8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업계에서는 감소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전반적인 문구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16일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동재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무차별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다이소로 인해 문구업계와 소상공인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다이소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완구·문구 판매 비중을 30%로 늘리면서 문구 영세상인들이 위기에 내몰렸다며 정부가 적극 나서서 카테고리 품목 제한, 중기 적합업종 지정 등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이사장은 한 언론인터뷰에서는 “1조5000억원 매출의 중견기업 다이소가 수십 년 간 생업으로 유지해 온 문구 자영업자들 30~50m 근처에 300~500평 수준의 대규모 매장을 만들면 누구라도 당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 유통법 제한을 받지 않는 ‘전문점’ 다이소는 왕십리의 경우 인근 2개의 매장을, 신촌로터리 상권에도 3개, 강남역 상권도 3개의 매장을 만든다. 영세 업자들이 쫓기듯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부는 유통산업발전법상 매장 면적 3000㎡ 이상의 대규모 점포에 한해 의무휴업, 영업시간, 출점 등에 제한을 두고 있지만 다이소는 전문점으로 분류돼 이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에 다이소는 강력히 반발했다. 다이소는 “문구점 매출 감소는 구매 채널 변화, 학령인구 감소, 학습준비물지원제도 시행에 따른 구매의 변화 등 다양한 측면이 있다”면서 다이소가 동네 문구점의 몰락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이소는 특히 문구업계에서 실시한 설문조사가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하지 못했다”면서 “문구점의 매출 하락 요인으로 특정 기업인 다이소만을 지목한 것은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문구관련 3개 단체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는 동네문구점 침체와 관련한 다양한 요인을 반영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설문을 진행, 객관성과 신뢰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동네문구점의 매출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대형 문구전문점인 알파 경영진들이 오히려 한국문구인연합회 대표(알파 전철흥 부사장)와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알파 이동재 회장)직을 맡은 것 자체에 대해 ‘대표성 자격’ 문제를 강하게 제기한 것이다.

    이를 근거로 다이소는 “이동재 알파 회장이 동네문구점 감소 원인에 대해 ‘객관성 없는 자의적' 설문 조사 내용을 그대로 반복했다”면서 “알파문구가 소매 프랜차이즈 확대를 위해 다이소를 타깃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이소 측은 그러면서 “알파 측이 동네 문구점의 매출 하락 및 폐점 요인을 오직 다이소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문구류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편의점뿐 아니라 문구 프렌차이즈가 전국 1500여개가 있는데 여러 요인을 무시하고 다이소에게만 책임을 전가한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이소 점포에서 차지하는 문구 매출은 6%에 불과하다”며 “이미 30여 개 국내 문구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으면서 상생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이소 문구 매출 1000억 원 가까워…문구 전문 업체보다 앞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다이소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다르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 확대와 학생 수 및 사무용품 수요 감소 등 환경적 요인으로 문구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갑작스럽게 매출이 줄어들 정도로 상황이 급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이소의 영향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설문 조사를 진행하면서 조합에 속하지 않는 업계 종사자들도 현 상황이 위중하다고 밝혔고 업계 차원의 움직임에 공감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설문 조사의 대표성을 운운하는 것은 다이소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다이소가 수년 전부터 문구 상품을 배치한 이후 업계 전반에서 장사가 안 된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다이소가 저가 생활용품만 취급하는 줄 알고 업계에서도 신경쓰지 않았다”며 “수년 전부터 문구 판매를 배치하고 저가가 아닌 상품들도 취급하면서 매출에 타격이 오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30% 가까이 매출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대다수가 소규모 문구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다. 이 분들이 체감하는 매출 감소는 더하다”며 “다이소는 애초에 생활용품 전문매장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점점 문구 용품을 배치, 확장하면서 시장의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 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6년 문구업계 매출 1위는 모나미로 1401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알파문구 1285억 원, 아트박스 1165억 원, 모닝글로리 529억 원 순이었다. 다이소 측은 점포에서 문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이소의 주장대로라면 문구 상품 매출은 900억~1000억 원 수준이다. 업계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이소 측은 문구 용품은 구색 상품이고 이익률이 1~2%라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구색용품 역할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 다이소 매장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다이소는 3만개가 넘는 상품 가운데 문구류는 1000~2000개 미만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이소의 판매 전략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이소는 ‘생활에 밀접한 거의 모든 생활용품을 취급한다’고 표방한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다양한 품목 앞에 소비자는 A를 사러 왔다가 B까지 사는 ‘충동구매’ 형태의 소비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 용어로 크로스-셀링(corss-selling), 혹은 업셀링(upselling) 마케팅 전략이다. 문구 용품의 비중이 높지 않더라도 다른 상품의 구매로 이어지는(반대의 경우도 포함) 유인 효과가 발생하며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매출 신장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액 1조3055억 원, 영업이익 113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24%, 34% 증가했다. 2013년 7465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1억 원으로, 영업이익 10억5600만원을 기록하던 2012년과 비교하면 4년간 100배 이상 뛰었다. 2012년 1% 이하이던 다이소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8%대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올해 다이소가 사상 첫 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반위 “연내 실태 조사 돌입…결과 따라 적합업종 지정 가능성”

    동반성장위원회도 현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동반위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서 주장하는 피해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를 행정 절차를 고려해 연내에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이소의 문구 용품 판매가 피해 관련된 부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나온다면 적합업종 권고대상 기업 명단에 편입하는 문제를 다이소와 논의할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단정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현재 다이소가 동반성장 문제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다이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된다고 해도 모든 문구 용품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고 동반위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적합업종에 문구 소매업이 처음 논의된 것은 학교 앞 문방구로 대표되는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며 “현재 대형마트가 이행하고 있는 권고사항도 문구 소매업 전반적인 사항이 아니라 학용문구 용품에 국한돼 지정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반위는 지난 2015년 9월 동네 문구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형마트에서는 ▦종합장 ▦연습장 ▦일반연필 ▦문구용풀 ▦지우개 ▦유성매직 ▦네임펜 ▦일반색종이 ▦스케치북 ▦형광펜 ▦교과노트(전과목) ▦알림장 ▦일기장 ▦받아쓰기 ▦색연필 세트 ▦사인펜 세트▦물감 ▦크레파스 등 초등학생용 학용문구 18개 품목을 묶음 단위로만 판매하도록 했다. 낱개로 학용품을 팔지 못하게 한 것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다이소가 권고대상 기업으로 지정돼도 대형마트 3사가 준수하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18개 품목에 묶음 단위 판매 수준일 것이라는 얘기다.

    문구 업계 매출 하락에 다이소의 문구 용품 판매가 영향을 미쳤다고 동반위 조사결과가 나올 경우, 동반위는 중소기업 적합 업종·품목 실무위원회를 열어 권고대상 변경·추가 재심의를 논의한다. 이후 본위원회인 동반성장위원회를 거쳐 권고대상 기업에 다이소 포함 여부를 결정한다. 2015년 2월 당시 동반위가 문구소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기로 한 뒤 문구협동조합과 대형마트 3사는 34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7개월이 지난 같은 해 9월 세부사항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공정위 “규제방안 마련”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대규모 전문점을 두고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 침해 방지를 위해 가구 등 대규모 전문점에 대한 영업규제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전문점이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대규모 전문점의 통계자료를 확보해 내년 2월 연구용역을 거쳐 필요하면 규제방안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전문점의 대표격은 이케아다. 이케아는 가구는 물론 식품, 푸드코트 매장 등 복합쇼핑몰과 견줄 만큼의 규모를 갖고 있음에도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돼 있다. 자연스레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규제도 벗어나 있다. 업계에서는 이케아가 외국계 회사라는 이유로 규제 법망을 피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이소 역시 현재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돼 있는 상황이다. 다이소는 순수 국내 회사로 출발했지만, 2001년 11월 일본 균일가 상품 유통회사인 대창(大倉)산업과 합작해 상호를 다이소아성산업으로 변경했으며 2002년 3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한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했다. 이는 금감원 공시에도 다이소가 밝히고 있는 내용이다. 현재는 다이소의 지분은 박정부 회장이 최대주주인 한일맨파워가 50.02%, 일본의 대창산업이 34.2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관가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움직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위 국감 모두 발언에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공정한 경쟁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라며 유통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 방안을 언급했다.

    앞서 지난 8월 공정위는 ▦유통분야 3배 손해배상제 도입 ▦지자체 협업 분쟁조정제도 운영 ▦정액과징금 제도 개선 ▦대규모유통업법 보호대상 확대 ▦판매수수료 공개대상 확대 ▦납품업체 종업원 인건비 분담의무 명시 등의 내용이 담긴 대규모유통업법 집행 체계 개선안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현재 전문 소매점의 대규모유통법 위반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사업형태 특성상 특정 품목을 대량구매해 최저가로 판매하기 때문에 납품대금 부당감액이나 부당반품 등 대규모유통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대상은 CJ올리브네트웍스·롯데하이마트·다이소·왓슨스 등 4개사다. 공정위 조사관들은 지난 7월 다이소를 방문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전문소매점들의 골목상권 침해와 관련해 공정위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허인회 기자 underdo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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