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오열’ 관심없는 檢, 딜레마는 다른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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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11.30 09:44:38 | 수정시간 : 2017.11.30 21:26:25
  • 국정원 특활비, 崔에 전달 됐다면… ‘경제공동체’ 틀 깨지나

    법정에서 오열한 최순실… 국정원 특활비 관련 검찰 소환조사 거부 메시지

    朴이 받은 특수활동비, 崔 통해 퇴임 후 사저 & 물품 구매에 사용됐을 가능성

    崔, 특활비 여부 모른 채 받았다면… ‘대가없는 경제공동체’ 프레임 깨질 수도
    • 최순실의 오열은 검찰 측을 전혀 동요시키지 않았다. 검찰의 고민은 다른 곳에 있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적으로 특수활동비 수십억원을 상납받았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검찰은 이 특수활동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에 쓰였다고 파악하는 동시에, 해당 자금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도 흘러갔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환조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최씨는 법정에서 ‘절규’하는 등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어, 향후 검찰 측의 수사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막상 검찰 측이 특수활동비를 둘러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접점에 있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따로 있었다.

    검찰은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이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상납받고 이를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판단,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들 및 국정원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지난 2013년 초부터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기 이전까지 국정원이 청와대 측에 매년 10억원씩 40억원 이상의 특활비를 건넨 점 그리고 해당 자금의 구체적 사용처까지 파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지난 27일에는 국정원 특활비 5억원을 받아 청와대의 비밀 여론조사 대금으로 쓴 혐의로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공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역시 특활비 1억원을 상납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같은 당 최경환 의원(전 경제부총리)도 다음 달 5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다.

    물론 검찰 측 수사의 최종 목표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특활비를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냐는 점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해당 자금이 박 전 대통령의 퇴임 후 비자금 조성을 위해 쓰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이 사건을 ‘박근혜 비자금 게이트’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 측이 더욱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흘러간 특활비가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도 쓰였을 경우다.

    이미 검찰은 해당 자금이 최씨에게 흘러가 박 전 대통령의 퇴임 후 머물 사저 구입을 위해 사용되거나 대통령 재직시절 의상과 가방, 기타 물품 비용 그리고 최씨의 해외 도피용으로 쓰였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빠르면 이달 네 번째 주 최씨를 검찰에 소환해 특활비의 용처(用處) 및 최씨와의 연관성에 대해 추궁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순실씨는 검찰 소환 소식이 언론보도를 통해 들려오던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 “못 참겠다. 그냥 죽여달라”라며 “빨리 사형시켜 달라, 너무 분해서 못 살겠다”며 오열하는 등 이상 반응을 보였다.

    이날 법정에서 최씨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격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결국 그는 여성 교도관의 도움으로 휠체어에 탄 채 재판정을 빠져 나갔고, 재판은 중도에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다.

    최씨가 퇴정한 뒤 그의 변호인인 이경재(68·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는 재판부에 “중앙지검 특수3부 소속에서 특활비 관련해 체포영장을 보낸다든지 해서 오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최씨가)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최씨는 변호인을 통해 특활비 의혹과 관련돼 전혀 모르는 일이며, 관련 검찰 수사를 받을 이유도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때문에 사실상 이날 최씨의 법정에서의 행동은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된 자신의 검찰 소환을 거부하는 메시지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씨의 이날 행동으로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된 검찰 조사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검찰 측은 이런 우려의 목소리와 최씨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소환 시기를 잠시 늦출 뿐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된 최씨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해나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최씨가 이렇게 검찰 소환을 거부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해당 의혹에 대한 검찰 측 확신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최씨를 소환조사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으로부터 상납받은 특활비가 최씨에게 흘러 들어간 것이 명백해진다고 할지라도, 또 다른 고민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朴의 특수활동비, 대통령 퇴임 후 사저&기타 물품 구매 등 위해 사용됐나

    앞서 언급한대로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가 최씨에게도 전해져, 최씨가 해당 자금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임 후의 사저를 구입하거나, 박 전 대통령의 의상 및 가방, 식료품 등의 물품을 사서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은 해당 자금이 최순실씨에게도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진=연합)
    나아가 최씨가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해외에 도피할 자금을 위해 쓰였을 경우도 의심하고 있다.

    사실 박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매입을 최씨가 ‘출처 불분명’의 자금을 이용해 알아봤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또 항상 최씨는 부동산을 매입할 때 이례적이게도 거액의 현금으로 거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최씨의 조카 장시호(38)씨의 특검 진술 및 법정증언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경 최씨는 장씨에게 “한남동 유엔빌리지 살기 어떻냐”라는 말을 건넨 적이 있었다.

    이에 장씨가 “왜요. 어떤 용도에서요”라고 되물었고, 이에 최씨가 “아휴. 그 양반이 살 곳”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 측은 당시 최씨가 언급한 ‘그 양반’을 박 전 대통령으로 확신하고,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사저를 구입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한 상태다.

    또 최씨가 알아본 박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는 그가 소유한 강원도 평창군의 23만㎡ 규모의 부동산 인근에도 포함돼 있었다.

    구체적으로 당시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최씨는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의 지인인 류 모씨 등과 자신의 평창군 땅에 초지복원 사업을 펼쳤다.

    이후 지자체로부터 초지로 허가를 받은 해당 땅 위에 ‘어린이 말 목장’을 세우려 했고, 인근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자리를 마련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출처 불분명’의 자금으로 박 전 대통령을 위해 다양한 물품을 구입했다는 사실도 역시 구체적으로 드러난 상태다.

    최씨의 전 운전기사이자 집사인 방 모씨의 검찰 조사내용에 따르면, 최씨는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도 방씨에게 박 전 대통령을 위해 구입한 잠옷과 화장품, 식료품, 옷가지 등을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씨는 최씨로부터 넘겨받은 해당 물품을 이영선,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건넸고, 이것이 박 전 대통령에게 까지 전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특히 최씨는 서울시 이촌동 한강쇼핑센터 지하 수입산 옷가지를 파는 매장에 직접 들러 박 전 대통령이 입을 잠옷을 구매했고, 최씨 자신이 즐겨 마시던 수입산 모나비 주스 구매해 박 전 대통령에게도 전달했다.

    방씨는 최씨가 당시 해당 물품을 샀을 때, 최씨 자신의 ‘현금으로’ 지불을 했다고 진술했다. 박 전 대통령을 위해 대납을 했다는 의미였다.

    만약 검찰 측이 최씨가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해외 도피용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밝혀낸다면, 국고손실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데 전혀 문제될 것이 없고 수사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채, 최씨가 국정원 특활비를 통해 대통령 사저를 알아봤다거나 잠옷과 화장품, 식료품 등의 물품을 구매한 사실만을 밝혀낸다면 상황이 애매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특활비 여부를 떠나 최씨가 부동산과 물품을 구매할 당시에는 자신의 돈을 지불한 뒤 향후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돌려받았다면, 검찰과 특검 측이 바라봤던 두 사람의 ‘경제공동체’ 틀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崔, 국정원 특활비라는 사실 인지 못했다면… 깨질 수 있는 ‘경제공동체’ 틀

    현재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각각 뇌물을 요구하고 수수하는 행위를 분담했고, 해당 뇌물수수에 따른 이익을 서로가 공유하려 했다는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특검 측은 두 사람의 경제공동체라는 명칭은 언론에서 만들어낸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검찰 수사 초기부터 두 사람이 경제적 이익을 공유한다는 개념은 유지됐고 이것이 곧 경제공동체를 의미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실제로 검찰과 특검 측은 과거부터 최씨가 사비를 털어 ‘대가없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해주거나, 물품을 구매해 전달했다는 점을 이 경제공동체의 사례로 바라봤다.

    쉽게 말해 ‘별 다른 대가가 없이도, 네 돈이 곧 내 돈’이라는 것으로, 두 사람이 뇌물 혐의에 대한 공범 성립에도 이런 개념이 적용됐다.

    그런데 만약 최씨가 물품을 구매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이후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으로부터 상납받은 특활비로 그 ‘대가’를 최씨에게 지불했다면 이는 대납이 아닌 ‘일반적인 거래 관계’가 된다.

    그렇다면, 그동안 검찰과 특검 측이 주장해 온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대가없는 경제공동체’ 틀이 모순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최씨가 자신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돈이 국정원 특활비였는지 여부를 충분히 인지하고 이를 받았다면 검찰 측이 우려할 부분은 없다. 그러나 최씨가 이를 인정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고, 청와대가 해당 특활비를 전혀 별개로 비밀리에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씨에 대한 접점을 밝혀내기 더욱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 검찰 측은 최순실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금을 받았고, 그 돈이 국정원 특활비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중앙지검. (사진=한민철 기자)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상납받은 국정원 특활비가 최씨에게도 전해졌고, 최씨 역시 이를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씨가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안봉근(51), 이재만(51) 전 청와대 비서관 그리고 역시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호성(48)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청와대 내부 소식을 접해왔고, 이들을 통해 충분히 국정원 특활비에 대해 인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경제공동체 틀을 무너뜨리지 않은 상태에서, 뇌물수수와 국고손실 혐의 등을 입증해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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