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암물질 검출됐던 제일산업개발 이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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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2.12 07:01:33 | 수정시간 : 2018.02.12 07:01:33
    주민들은 ‘고통’ 안양시는 ‘고심’

    아스콘 생산 중 ‘벤조피렌’ 나와

    제일산업개발 “방지시설 설치했고 주민들과 대화했다”

    경기도에 아스콘 공장 많아 논란 이어질 듯

    아스콘조합 “주민과의 대화는 업체가 해야”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건설자재 기업인 제일산업개발이 아스콘을 생산하면서 발암물질을 배출했다는 것이 경기도 대기 정밀조사에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아스콘은 모래, 자갈 등의 골재를 녹인 아스팔트를 사용해서 결합시킨 혼합물로 도로포장 등에 사용된다.

    지난해 3월 경기도 대기 정밀조사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가 검출됐다. 제일산업개발 아스콘 안양공장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공장 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벤조피렌은 화석연료 등의 불완전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하나다. 발암물질 중 하나이며 가열 때문에 까맣게 탄 식품, 담배연기, 자동차 배기가스, 쓰레기 소각장 연기 등에 벤조피렌이 들어있다.

    제일산업개발 안양공장 주변이 이 문제 때문에 들끓고 있지만 민간 기업을 강제로 이전시킬 수는 없어서 안양시청과 경기도청도 고심하고 있다.

    제일산업개발 “발암물질 나오는지 몰랐다”

    제일산업개발은 1984년 10월에 경기도 안양공장을 준공하고 아스콘 생산을 시작했다. 이때에는 공장 주변에 인구가 적었다. 문제는 90년대 이후 주변 지역 인구가 늘어나면서 발생했다.

    1984년에 공장이 들어선 이후 악취, 비산먼지, 보행 안전 등과 관련된 민원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2016년 12월 경기도 의왕경찰서에서 암 환자가 여러 명 나오고 경찰서 근무자들이 근처에 있는 아스콘 공장이 발병 원인을 제공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자 경기도가 정밀조사를 진행했다.

    이 사건 이후 경기도가 몇몇 아스콘 공장을 조사했다. 지난해 3월 경기도 대기정밀조사에서 제일산업개발 공장 배출물질 중에 특정대기유해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들어있는 것이 확인됐다. 제일산업개발 아스콘 공장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공장 가동이 중단돼 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벤젠, 나프탈렌 등 발암물질과 신경 독성물질 등이 합쳐져 암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다.

    현재 제일산업개발은 오염물질 확산 방지시설을 설치해놓고 아스콘 생산 허가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제일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스콘 공장 생산재개여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방지시설을 해서 허가를 제출했고 아직 허가는 아직 안 났고 경기도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과 대화를 했었고 공장을 개방해서 이런 방지시설을 했다고 올해 1월에 다 보여줬다”며 “주민들이 궁금하신 것이 있어서 회사로 전화하면 답변할 수 있는 것은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아스콘 공장 이전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공장이 커서 한꺼번에 이전 못한다”며 “아스콘공장은 인허가도 힘들어서 경기도나 안양시에서 도와줘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산업개발은 이전부지가 있으면 단계적으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제일산업개발 관계자는 “정말 발암물질이 나오는지 몰랐다”며 “재생아스콘이 더 심한 것 같아서 그 생산라인을 폐쇄했다”고 말했다.

    재생아스콘은 폐아스콘을 이용해 제조한다. 폐아스콘을 160도에서 170도로 가열하면 폐아스콘에 들어있는 아스팔트가 녹는다. 재생아스콘은 이렇게 가열된 폐아스콘에 새 골재와 아스팔트를 넣어서 만든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내보냈겠습니까?”라고 묻고 “언론에 악덕기업으로 나가버리니까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도 “제일산업개발은 오래된 업체이고 나중에 아파트들이 들어온 것”이라며 “유해물질이 나오는 것은 잘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난감한 안양시청

    아스콘 발암물질 문제 때문에 난감한 것은 안양시청도 마찬가지다.

    안양시청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제일산업개발 문제와 관련해 “일단 원칙적으로는 이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법적으로는 강제로 이전을 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기업이 법을 위반하면 행정처분이 들어가지만, 법에 기업 이전 같은 내용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안양시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있다.

    제일산업개발이 이전부지 마련을 안양시나 경기도가 도와달라는 생각을 비친 것에 대해 안양시청 환경보전과는 이전 부지를 기업이 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양시청은 경기도가 제일산업개발에 아스콘 생산 허가를 안 내 주길 바라는 눈치다. 문제 해결방안이 설 때까지는 생산이 미뤄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것은 안양시가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가 권한을 갖고 있는 문제다.

    안양시청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논리적으로 주민들이 이야기한다”고 말하고 “안양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있지만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경기도청은 제일산업개발의 아스콘 생산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청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사업장이고 허가를 안 해 줄 이유가 없어서 허가를 해줘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8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기도가 아스콘 생산을 허가하더라도 안양시에서는 생산 신고를 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양시민들은 지방선거를 4개월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장이 실제로 제일산업개발의 아스콘 생산을 반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3선을 노리고 있는 이 시장은 자유한국당 소속이어서 이번 지방선거가 쉽지 않은 싸움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스콘 생산을 찬성하면 제일산업개발 안양공장 주변 지역 주민들의 표를 잃을 수도 있다.

    경기도청은 제일산업개발 문제가 쟁점이 됨에 따라 앞으로 아스콘 문제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아스콘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경기도에 아스콘 공장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가면 딱딱하게 변하는 아스콘의 특징 때문에 건설현장에 빨리 도착해야 하므로 경기도에 아스콘 공장이 많은 것이다.

    한편 아스콘 업체들이 거의 대부분 중소기업들이어서 아스콘 생산과정에서 생긴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좀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환경부하고 방지시설 관련해서 국내 기술 다 찾아보고 있고, 최소로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점검하고 있다”며 “민원들이 생기는 아스콘업체들은 그런 시설들을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스콘 생산 때문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대화를 하는 것은 아스콘협동조합이 나설 부분이 아니며 업체가 나서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곽호성 기자 lu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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