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병우 재판 바로보기⑥]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감찰 직무유기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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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2.20 16:52:48 | 수정시간 : 2018.02.20 17:02:10
  • ‘崔 국정농단 방조’ 혐의 입증 자신하는 檢… “안 한게 아닌, 못 한 것”이라는 禹

    최순실 국정농단 방조·묵인으로 직무유기 혐의 받는 우병우

    檢, 최순실의 비선실세로서의 존재·미르재단 의혹… “禹가 알고도 묵인” 주장

    “직무 의도적으로 안 한 것 아냐”… 檢의 주장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禹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우병우 재판 바로보기⑤]에 이어서…

    이 사건 공소사실 제6항은 우병우(51·구속기소)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 최순실(62·구속기소)씨의 국정개입 방조 및 비선실세 존재 묵인 등으로 민정수석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했다는 내용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된 특별감찰관 제도에 따라, 대통령의 4촌 이내 친인척 등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감찰 권한은 특별감찰관실이 가지고 있다.

    물론 특별감찰관 제도가 생겼다고 해서 민정수석실의 대통령 주변인들에 대한 감찰 직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대통령 비서실 업무분장표에 따라 민정수석은 산하 공기기강비서관 등을 통해 대통령 비서실 소속 직원들에 대한 직무감찰 그리고 대통령 친인척 및 주변인들의 비위를 예방할 직무가 있었다.

    우병우 전 수석은 지난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서 재직하기 시작해, 2015년 2월부터 민정수석으로 취임하는 등 대통령의 주변인들을 비롯한 청와대 내부 직원들에 대한 막중한 감찰 직무가 주어진 것이 사실이었다.

    검찰 측은 이런 우 전 수석이 대통령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의 존재와 그의 국정개입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의도적으로 묵인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최씨가 박근혜(66·구속기소) 전 대통령 그리고 안종범(59·구속기소)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과 공모해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감찰 역시 방조했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2016년 9월부터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졌고, 우 전 수석은 신속한 진상파악 등의 대처가 아닌 진상을 은폐하거나 의혹의 중심에 섰던 이들과 법적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등 명백한 직무유기죄 범했다는 주장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내용 및 이 사건 재판에서 나온 법정증언 등에 따르면, 그의 직무유기 혐의의 시작은 지난 2014년 12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른바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으로 청와대 내부를 비롯해 국가가 떠들썩했고, 박관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의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는가. 최순실씨가 1위, 정윤회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언론에서 집중 보도되며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은 큰 논란이 됐다.

    검찰 측은 이 시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우 전 수석도 이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을 것이며, 현재까지 최순실씨의 비선실세로서의 존재 등을 몰랐다는 우 전 수석의 입장은 모두 허위라는 지적이다.

    검찰은 당시 우 전 수석의 상관이었던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2014년 12월 1일자 업무수첩에 기재된 ‘비선실세 보도로 문제’, ‘내용의 진위 근거없는 보도 엄중문책’ 등의 내용을 비춰봤을 때, 우 전 수석도 비선실세 의혹과 최순실씨의 존재에 대한 진상파악을 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만약에 우 전 수석이 당시 관련 감찰이나 진상파악에 나서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직무유기라는 설명이다.
    • 청와대 재직시절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진=연합)
    무엇보다 이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정호성(49·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관련자료를 다 확인했다”라며 “문건에 거론됐던 사람들 모두 우병우 수석이 만나서 다 들어봤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때문에 검찰은 최소한 이 시기부터라도 우 전 수석이 최순실씨의 대통령 비선으로서의 존재와 최씨의 향후 국정개입 전반에 걸친 사실을 알 수밖에 없었고, 이를 몰랐다는 우 전 수석의 현재 입장은 직무유기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정황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직무유기 혐의는 앞서 언급했던 최순실씨와 청와대의 재단 설립에 관한 문제에서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시기는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취임한 이후의 일들로, 검찰 측은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이 되자마자 보다 적극적이며 노골적으로 최순실씨를 비호하려는 행보를 보였다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이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윤장석 전 민정비서관은 “(우병우) 민정수석으로부터 대통령 지시 하에 대통령과 특수관계인, 주변 인사에 대해 평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살펴볼 필요는 없다는 지시를 받았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그만큼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으로서 막강한 권한을 가졌음에도 직무를 유기해 최씨에 대한 비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마저 파괴했고, 최씨의 재단 설립을 통한 사익추구 및 국정개입까지 도왔다는 설명이다.

    이 부분 직무유기 혐의의 발단인 미르재단은 지난 2015년 10월 27일 설립돼 같은 해 11월에서 12월 사이 청와대 내 수석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거론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검찰에서 당시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실수비)에서 이병기 전 비서실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미르재단이 무엇인가, 문제가 없겠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안 전 수석이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이 전 실장이 “그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일해재단처럼 나중에 문제될 소지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수비는 청와대 각 수석들이 참석해 주요 현안에 대해 회의하는 자리인 만큼, 당시 우병우 전 수석도 이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비서실장의 입을 통해 “일해재단처럼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자체만으로도, 우 전 수석이 미르재단에 대해 감찰에 나설 명분은 충분했다.

    그러나 향후 미르재단을 내사한 이는 우 전 수석이 아닌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었다. 실제로 이 전 감찰관은 지난 2016년 4월 미르재단에 대한 첩보를 받고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 측은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당시에 미르재단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감찰을 실시한 적도 없으며, 때문에 재단 내에 최순실씨가 개입돼 있는지 여부도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우 전 수석은 지난 2016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서도 민정수석 재직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이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있는가는 질의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적 없다”라고 증언했다.

    그런데 미르재단 임원 인사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면,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우 전 수석이 미르재단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안종범 전 수석의 특검진술 및 이 사건 재판에서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재단설립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한 문서를 전달받았고, 이는 바로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장 등 임원 후보자들의 명단이었다. 그러면서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인사검증을 거친 명단”이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안 전 수석은 이를 전경련에 전달해 재단 설립 후 이사진 선정에 반영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고,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건넨 명단 내 대부분의 인물들이 재단 임원으로 뽑힌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들 이사진 명단이 인사검증을 거쳤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를 실행했던 부처는 민정수석실 외에는 딱히 없었다. 때문에 안 전 수석도 법정에서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미르재단 이사진 명단에 대한 인사검증을 했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주목해 볼 점은 향후 밝혀진 사실이지만 선정된 이사진 대부분이 최순실씨가 추천한 인물들이었고,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2016년 3월경 미르재단 상임이사였던 이한선씨에 대한 세평을 수집했다는 부분이다.

    이미 우 전 수석의 민정수석실이 미르재단에 대한 문제가 언론을 통해 불거지기 전부터 미르재단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였다.

    특히 안종범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박 전 대통령과의 재단 및 비선실세 관련 면담을 앞두고 우 전 수석으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일부 임원들에 대한 인사검증을 자신이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법정증언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적 없다”라는 국회 증언의 위증 소지까지도 판단해 볼 수 있었다.

    안종범 전 수석은 검찰에서 2016년 7월 26일 TV조선에서 자신의 미르재단 비리 의혹에 대해 집중 보도하자, 우 전 수석과 이에 대해 논의를 한 적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면서 당시 안 전 수석이 “미르재단의 이성한 사무총장이 TV조선에 제보를 한 것 같다”라고 의심하자, 우 전 수석으로부터 “이성한은 문제가 있는 인물”이라며 이미 알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최순실(사진)씨의 비선실세로서의 존재와 국정개입 사실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실제로 TV조선의 해당 보도가 있기 얼마 전인 같은 해 6월 29일 이성한씨는 미르재단 사무총장 지위에서 해제된 상태였다.

    우 전 수석이 당시 이성한씨의 재단 내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면,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적 없다”는 국회에서의 증언은 위증의 소지가 있었다.

    특히 2016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멕시코 순방을 떠나기 직전 안 전 수석에게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내부갈등으로 문제가 있다”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안 전 수석도 이성한씨에게 전화해 관련 문제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었다.

    대통령이 재단 인사 문제에 대해 경제수석에게도 알아볼 것을 지시했다면, 당연히 민정수석에게도 관련 사항을 지시했거나 아니면 이미 지시를 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안 전 수석은 검찰조사에서 “민정수석실에서 이성한 사무총장의 비위에 대해 조사했다는 말을 들은 사실이 있는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국정농단 파문이 발생한 이후 우병우 민정수석으로부터 들은 것 같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실 의혹 일파만파 확산에도 진상은폐 정황… 檢 “명백한 직무유기”

    검찰 측은 최순실씨에 대한 비선실세 의혹이 언론보도를 통해 큰 파문이 일었음에도 우병우 전 수석이 적극적인 진상파악이나 감찰착수가 아닌, 의혹의 중심에 섰던 당사자들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등 진상은폐에 앞장섰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씨의 비선실세 의혹에 관한 언론보도와 국민적 반발이 극에 달했던 2016년 10월 11일, 안종범 전 수석과 우병우 전 수석 그리고 김성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하루 앞두고, 안 전 수석의 사무실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비선실세 관련 보도 등에 대해 대통령에 건의할 사항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자리에서 이들 세 명의 수석들은 재단설립과 관련해 지난 2015년 7월 대기업 총수들과의 단독면담을 공개하지 말고, 2015년 2월 메세나클럽 오찬과 같은 해 7월 창조경제센터 관련 오찬 행사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기업들이 재단에 자발적으로 출연하기로 건의하자고 말을 맞췄다.

    또 비선실세의 존재에 대해서도 솔직히 인정하도록 건의하자고 협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음 날인 10월 12일 세 명의 수석들과 면담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기업들의 재단 출연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비선실세 인정 부분에 대해서는 “꼭 인정을 해야 하는가”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인 10월 20일 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대수비)를 이틀 앞둔 10월 18일 청와대 정책조정실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선실세 언급에 대한 검토의견’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작성된다.

    이는 대수비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및 비선실세 관련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말씀자료에 들어갈 내용들이 담겼고, 이 문건은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박 전 대통령에 전달됐다.

    그런데 당시 이 문건은 총 세 페이지로, “말씀하신 것에 대한 법적검토도 완료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법적검토대로 별첨해 드리겠음”이라는 내용 뒤에 ‘법적검토’라는 제목의 문건이 첨부돼 있었다.

    검찰은 이 문건을 우병우 전 수석이 작성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건 내에는 “최순실이 재단설립(직원 인선 등), 모금 등에 관여한 경우 : 罪(죄)가 안 됨”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주체는 公務員(공무원)이므로, 民間人(민간인)인 최순실은 죄가 성립하지 않음” “최순실이 평소 재단에서 지원받은 돈을 용도에 맞지 않게 임의로 사용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할 여지는 있음” “현재까지 재단에서 최순실씨에 자금을 지원한 정황은 없음” “어제(10.17) 한겨레에서 K스포츠재단 직원이 정유라의 독일 숙소를 구해주러 독일에 동행했다고 보도했으나 사실무근으로 확인됨” 등의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이어 10월 20일 대수비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선실세 언급에 대한 검토의견’을 작성한 청와대 김 모 보좌관은 ‘현재 상황 및 법적검토’라는 제목의 또 다른 문건을 작성한다.

    여기에는 “재단 예산에 불법적 유용이 없는 상황이므로, 전혀 법적인 문제없음” “애매하거나 답변하기 곤란한 사항에 대해서는 ‘기억 못 함’이나 ‘잘 모름’이라고 답변해도 무관할 것임” 등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대한 대응기조가 실려 있었다.

    특히 김 보좌관은 이 문건에 대해 검찰이 우병우 전 수석이 작성한 것으로 판단하는 ‘법적검토’ 문건을 건네받아 작성했고, 당연히 민정수석실로부터 법률적 조언을 받아 문건을 보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당시 청와대는 대응문건을 작성했고, 우병우 전 수석은 국회에서 “민정수석실에서 나온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대응문건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지만, 대응문건의 존재를 충분히 인지했으며 이에 대한 작성에 깊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검찰 측은 이런 우 전 수석이 작성한 법적 대응문건을 제공받은 안종범 전 수석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를 기초로 대응방안을 마련하도록 했고, 안 전 수석이 이 문건을 통해 전경련 및 재단 관계자들을 안심시키며 향후 국회 국정감사 등에 출석했을 때 진술을 회유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우병우)은 당시 대응할 것이 아니라 본연의 업무에 돌아가 재단 및 비선실세에 대한 파악과 신속한 내부감찰, 수사의뢰 등을 철저히 했어야 했다”라며 “오히려 피고인은 진상파악이나 감찰이 아닌 진상은폐에 가담했고, 비위 대상자인 안종범과 대응방안을 논의하면서 재단을 전경련이 기업들을 통해 자발적으로 설립했고, 청와대는 개입한 것이 없다는 것으로 대응방안을 설정했다”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직무에 대한 미숙이나 태만을 넘어, 본연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거나 위법한 직무를 수행하는 등의 직무유기로 인해 결과적으로 국가기능의 저해 및 국가이익의 침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설명이다.

    禹, 직무를 안 했던 것 아닌 ‘못 했던 것’… 직무유기죄 철저히 반박

    우병우 전 수석 측은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도 최순실씨의 비선실세로서의 존재를 미리 파악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절대로 최씨와 기존부터 알고 있었거나 그의 국정농단을 방조 또는 묵인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본지가 ‘[우병우 재판 바로보기①] 문체부 국과장 인사개입 직권남용 혐의’ 제하의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를 개인적으로 절대 알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특검과 검찰이 우 전 수석의 휴대전화를 수차례 압수수색 했음에도, 그가 최씨나 최씨의 측근들과 전화통화 등의 연락을 주고받은 흔적을 전혀 찾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무엇보다 정윤회 문건 파동 때도 최씨의 존재를 파악할 수 없었다는 입장인데, 이는 해당 사건에 대한 진상파악을 담당했던 청와대 내 소관이 민정수석비서관이 아닌, 공직기강비서관이었기 때문에 당시 우 전 수석이 개입할 사안도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우 전 수석 측 변호인단은 형법 제122조에서 의미하는 직무유기란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가 무엇인지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행하지 않는 경우 성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단순히 공무원이 직무권한의 행사 요건을 미리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면, 이를 직무유죄라고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르재단 의혹 문제에 있어서 우 전 수석이 관련된 실체를 인지한 시점은 이 재단이 만들어진 이후로, 만약 이전에 이를 인지했다면 이에 대한 감찰 및 진상파악에 당연히 나섰겠지만, 의도적으로 재단설립과 관련된 감찰 직무를 거부하거나 다 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증거 또한 없다는 입장이다.

    우병우 전 수석 측은 미르재단에 안종범 전 수석과 전경련이 관여돼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시기, 자신의 처가와 넥슨의 강남 부동산 매매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보도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감찰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사정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들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야당에서 우 전 수석에 대한 사퇴압박이 지속되자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를 정치공세로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 전 수석과 민정수석실 역시 2016년 7월 26일부터 일부 언론보도에서 시작된 미르재단과 안종범 전 수석의 유착 의혹에 관해 언론보도만으로 감찰에 착수할 수 없었고, 안종범 전 수석 역시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우 전 수석 측에 강력히 해명하면서 감찰에 나설 가치가 크게 없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016년 9월 20일 최순실씨의 재단 의혹과 관련된 언론보도가 나오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를 근거 없는 의혹보도라고 강력히 반발했고 우 전 수석 역시 이를 정치공세로 간주하며 감찰에 나설 정도로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정호성 전 비서관과 안종범 전 수석 역시 당시 청와대 내부에서는 언론보도가 국정농단 사태로까지 번져 일이 크게 될지 몰랐다는 취지의 증언을 한 바 있다.
    •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당시 감찰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 기본적 사실조차 알 수 없어 못 했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본래 특별감찰관실을 통해 대통령 주변인의 비위혐의를 보고받는 것이 통상적인데, 피고인은 특별감찰관으로부터 미르·K스포츠와 최서원(최순실)에 대한 어떤 보고도 받은 사실이 없다”라며 “안종범 수석과 김성우 수석도 피고인에게 미르·K스포츠재단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공익적 목적에서 설립됐다는 취지로만 설명했다”라고 밝혔다.

    검찰 측의 주장대로 우 전 수석이 안종범 전 수석과 김성우 전 수석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를 믿지 말고 감찰에 착수해야만 했다고 하는 것은 당시 여러 의혹보도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던 우 전 수석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향후 검찰과 특검 역시 압수수색부터 소환 조사, 체포·구금에 이르는 막강한 강제수사 방법으로 재단 및 최순실씨에 대한 의혹을 밝힌 것임에도, 당시 이런 강제수사권이 없었고 단지 감찰 착수로 진상파악이 고작이었던 우 전 수석 측이 강제수사로 겨우 밝힐 수 있었던 이 사건의 진상을 미리 인지하지 못했다며 직무유기라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우 전 수석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우 전 수석이 작성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법적검토’ 문건은 우 전 수석이 아닌 윤장석 전 민정비서관이 작성했고, 이 문건에 대한 작성 과정에 우 전 수석의 개입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이 우 전 수석이 진상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우 전 수석 측은 2016년 10월 12일 세 명의 수석들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비선실세의 존재를 인정하자는 건의를 우 전 수석이 먼저 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진상은폐가 아닌, 진상에 대해 완벽히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모든 것을 솔직히 공개하자는 의지가 강했다는 입장이었다.

    [우병우 재판 바로보기⑦,⑧]에서 계속…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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