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도곡동 땅 의혹 부정에 ‘이시형 불똥’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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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6.08 23:47:45 | 수정시간 : 2018.06.08 23:53:29
  • 도곡동 땅 의혹 확보된 진술‧증거, MB 父子 ‘위기’ 몰려

    MB 도곡동 땅 의혹, 단순 차명재산 축적 문제에 그치지 않아

    도곡동 땅 의혹에 아들 이시형씨까지도 얽혀 있어

    檢 확보한 진술‧증거, MB-이시형, 도곡동 땅 의혹 벼랑 끝에
    • 지난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이명박(76‧구속기소)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면서 도곡동 땅 매각 의혹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변함없이 관련 의혹을 일축하는 한편, 검찰 측이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유의미한 증거와 진술을 재판에서 공개하면서 이 전 대통령 측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동시에 이 도곡동 땅 매각 의혹으로 인해 ‘불똥’이 튈 수 있는 한 사람에 대한 검찰의 향후 수사 행보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그는 바로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주어진 혐의들 중 도곡동 땅 매각 의혹은 단순히 전직 대통령으로서 차명재산을 축적했다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도곡동 땅 의혹은 지난 2007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다스(DAS) 실소유 의혹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 검찰 조사 그리고 2008년 비비케이(BBK) 특검에서도 크게 다뤄졌다.

    당시 검찰과 특검은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들이었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대표이사, 이 전 대통령의 자금관리인 역할을 했던 이영배 금강(다스 협력업체) 대표 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들로부터 “도곡동 땅과 다스의 주인은 김재정과 이상은” 그리고 “이상은 명의의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들어있는 계좌에서 인출된 현금 약 15억원은 이상은 등에게 전달” 등 도곡동 땅 의혹과 이 전 대통령이 관련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만이 나왔다.

    그 결과 지난 2007년 12월 검찰과 2008년 2월 특검이 이 전 대통령에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며 도곡동 땅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지 못한 채 수사가 종결됐다.

    물론 현재 검찰은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검찰과 특검에서 허위진술을 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만약 당시 도곡동 땅과 관련된 의혹이 전부 사실로 밝혀졌다면, 이 전 대통령은 제17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도곡동 땅 매각 대금에 대한 재산신고 내역을 누락해 공직자윤리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형사처벌 대상이었다.

    또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 임기 개시 전까지 당선 이의가 있는 정당 또는 후보자가 이 전 대통령을 피고로 해서 대법원에 소를 제기했다면, 그에 대한 판결 확정시 대통령직 당선은 무효가 될 수 있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을 포함한 다스 지분 소유, BBK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던 정동영 당시 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자 등의 국회의원들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 혐의로 고발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 지난 2008년 2월 21일 정호영 BBK특별검사팀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처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의혹은 그의 대통령 선출의 정당성마저 의심받을 수 있으며 다수의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한 만큼, 차명재산 축적 문제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도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지난 1995년 8월 다스의 유상증자를 위한 납부 대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면서, 현재 이 전 대통령에게 주어진 다수의 혐의들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그가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점과도 맞물려 있다.

    때문에 이 도곡동 땅 의혹에 대한 실체 규명은 이 전 대통령의 향후 재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이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 이 도곡동 땅 의혹이 특별한 골칫덩어리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도곡동 땅 의혹으로 인해 ‘아직은 무사한’ 아들 이시형씨에게까지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MB-이시형 궁지에 모는 이동형 진술과 ‘객관적 물증’

    앞서 언급했듯이 도곡동 땅의 매각대금은 지난 1995년 8월 다스가 합작회사였던 일본 후지기공을 배제할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그 자금원으로 사용됐다.

    검찰은 지난 1985년 5월에서 6월경 이 전 대통령이 이 도곡동 땅을 15억 6000만원에 매수해 김재정씨와 이상은 대표 명의로 등기한 뒤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가, 다스의 유상증자가 있기 직전인 1995년 6월경 당시 포스코개발(현 포스코건설)에 263억원에 매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이 263억원을 김재정씨와 이상은 대표 명의 차명계좌에 예치한 다음, 다스의 유상증자 자금으로 썼고 이 전 대통령의 퇴임 후 논현동 사저 재건축 및 가구 구입비용, 차명재산 세금, 가평 별장 공사비용 등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 비용이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이시형씨의 개인적 용도로도 사용됐다는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현재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 수사를 통해 이 도곡동 땅 매각대금의 사용 흐름과 이시형씨 사이의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대해 유의미한 진술과 증거를 확보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24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던 이동형 다스 총괄부사장의 진술과 그를 통해 확보된 증거들을 통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동형 부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이상은 대표의 아들로서, 검찰 조사 이후 언론을 통해 그가 다스 전 핵심 관계자와 나눈 전화 음성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해당 전화 녹취록에서 이동형 부사장은 이시형씨가 현재 다스를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으며, 다스가 이 전 대통령 소유라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이동형 부사장의 검찰 진술조서에는 이시형씨와 도곡동 땅 의혹과의 관계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우선 2008년 1월 다스 입사 당시 회사의 관리이사로서 회계 관련 업무도 담당했었던 이동형 부사장은 그해에 이영배 금강 대표로부터 아버지 이상은 대표 명의로 된 삼성증권 통장을 건네 받았다.

    여기에는 150억원이 입금돼 있었고, 이동형 부사장은 이를 관리하게 됐는데, 2008년경까지는 해당 자금에 대해 잘 몰랐지만 이후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 (사진=연합)
    이동형 부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영배 대표는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서 도곡동 매각 대금을 계속 관리하면 도곡동 땅이 MB의 것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어 통장을 제가 관리하도록 넘겨 준 것”이라며 “당시까지 전 도곡동 땅에 대해 알지 못했고, 아버지(이상은 대표)도 그 돈에 관심이 없었다”라고 진술했다.

    이동형 부사장은 이 전 대통령 측에서 자금이 필요해 돈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수시로 받으면, 이 돈을 이상은 대표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에 이체한 뒤 다시 그 자금을 김백준 전 기획관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형 부사장은 검찰에서 이렇게 이 전 대통령 측에 약 87억원 가량이 전달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이동형 부사장에게 지난 2013년 이시형씨가 자신을 찾아와 “도곡동 땅을 판 돈이 들어있는 통장을 주십시오. 이제부터 제가 관리하겠습니다”라는 요구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동형 부사장은 “시형아, 이 돈을 네가 다 가지고 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니, 돈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말해. 그럼 돈을 줄게”라고 하고 돌려보냈다.

    당시 이동형 부사장은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이시형씨 역시 곧 자신의 돈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또 지난 2007년 검찰 및 2008년 특검 조사 때에도 도곡동 땅 매각 문제가 수사기관의 관심사였던 만큼, 이 돈을 이시형씨가 직접 관리를 하게 되면 당연히 위험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얼마 뒤 이시형씨는 이동형 부사장이 근무하던 경주시 다스 사무실로 다시 찾아가 “아버님(이명박 전 대통령)이 10억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통장과 카드를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이번에 이동형 부사장은 이시형씨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고, 이상은 대표의 명의로 된 10억원이 입금된 신한은행 통장을 만들어 카드와 함께 이시형씨에게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이 10억원은 도곡동 땅 매각대금 중 일부 남아있는 금액이었다.

    그러던 지난해 12월경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 압박이 거세지자, 이시형씨가 문제의 통장을 소지한 채 다시 이동형 부사장을 찾아왔다.

    MB 도곡동 땅 의혹 부정에… 위기에 몰리는 子

    이동형 부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이시형씨가 다시 찾아와 이상은 대표와 자신이 신한은행 통장에 있는 돈을 사용한 것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이동형 부사장이 뒤늦게 확인한 신한은행 통장 속에는 100만원, 500만원 단위의 현금과 자기앞수표가 출금된 거래내역이 기재돼 있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 (사진=연합)
    검찰 측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정확히 지난 2013년 12월 4일 해당 신한은행 계좌에 10억원이 입금됐고, 2017년 4월 21일 4억 7000만원이 입금됐다. 또 검찰 조사가 이뤄진 시점에 잔액은 3억 8000만원뿐이었다. 누군가가 해당 계좌에서 11억여원을 사용한 셈이었다.

    이동형 부사장은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라며 “시형이에게 어디에 돈을 쓴 것이냐고 물었더니, 전세보증금으로 5억원, 에스엠 투자비로 2억 5000만원, 결혼식 비용으로 5400만원을 사용했다고 했다”라고 진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에스엠은 지난 2015년 이시형씨가 설립하며 대주주로 있는 다스의 협력 업체다. 주목할 부분은 이동형 부사장의 이 진술 부분은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공소장에도 적시한 상태로, 이시형씨가 도곡동 땅 매각대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증거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당시 이시형씨는 이동형 부사장에게 차용증서를 만들어 줄테니, 통장에 있는 돈을 이상은 회장과 이동형 부사장이 사용한 것으로 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이동형 부사장은 “내가 말은 그렇게 해 줄 수 있으나, 이게 설명이 안 된다. 수표는 다 추적이 된다”라고 설득했지만, 이시형씨도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이동형 부사장이 어느 순간부터 이상은 대표의 배당금이 들어오지 않아 다스 경리 직원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시형씨가 다스 경리팀에 이상은 대표의 배당금을 이동형 부사장이 개설해 준 신한은행 계좌로 보내달라고 몰래 요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이동형 부사장이 확인한 이시형씨의 통장에는 이상은 대표의 배당금 송금 내역이 기재돼 있었다.

    실제로 검찰 측이 확보한 해당 신한은행 통장의 계좌 내역에는 지난 2016년 이상은 대표에 대한 다스배당금 4억 7000만원이 지난해 4월 21일자 이체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검찰 측은 이동형 부사장의 구체적 진술과 함께 객관적 물증 그리고 지난 3월에는 이상은 대표로부터 이시형씨가 자신의 허락도 없이 도곡동 땅 매각대금을 사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시형씨가 도곡동 땅 매각대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면, 이 돈이 곧 자신의 것이자 아버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다스의 유상증자를 위해 사용된 도곡동 땅 매각대금의 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자, 곧 다스의 설립 및 자금 조달에 큰 기여를 한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의 실체에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이 부분이 제대로 소명되지 않는다면, 향후 재판에서 도곡동 땅 관련 의혹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재판에서 도곡동 땅 소유주에 대해 이상은 대표가 자신에게 빌려준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그는 “2012년 (대통령) 퇴임 당시 집에 경호실도 들여놔야 하는 사정 때문에 집을 보완해야 해 주거래은행인 농협은행에서 돈을 빌리려 했다”라며 “그러자 맏형(이상은 대표)이 ‘우리 집안에 대통령도 한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은행에서 돈을 빌리냐, 내가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그래서 제가 감사하지만 차용증을 쓰겠다고 해 형이 그러라고 했다”라며 “그런 절차에 의해 우리 형제가 시작했던 것인데 검찰은 도곡동 땅이 제 것이니까 제가 (도곡동 땅을 판) 돈을 마음대로 가져다 썼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부터도 도곡동 땅이 자신과는 무관하며, 그 매각 자금 역시 이상은 대표가 전적으로 소유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검찰이 도곡동 땅 관련 혐의를 입증 해내고, 향후 이동형 부사장의 진술 등이 사실로 인정될 경우 파장은 이 전 대통령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상황을 정리해 보자면, 아버지 이 전 대통령이 도곡동 땅과 관련된 대금이 큰 형 이상은 대표로부터 단순히 빌린 돈이며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음에도 아들 이시형씨가 해당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셈이었다. 아버지는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고 하지만, 아들은 그와 관련된 자금을 마음대로 유용했다는 설명이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은 도곡동 땅 의혹을 긍정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사진=연합)
    특히 이상은 대표의 배당금까지 마음대로 유용한 점 역시 더해진다면, 이시형씨는 이상은 대표 및 다스에대한 사기 및 횡령 혐의를 받을 소지가 있었다.

    이미 검찰은 이시형씨를 상대로 다스의 자회사 홍은프레닝의 자산 40억원을 그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지원한 배임 혐의와 함께, 앞서 언급한 도곡동 땅 매각대금 10억원 그리고 이상은 대표의 배당금 유용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인 바 있다.

    아직 검찰은 이시형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고심하고 있지만, 이 전 대통령의 재판 향방에 따라 시형씨의 운명도 정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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