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만 ‘불개미’, 아파트 ‘혹파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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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7.03 10:06:19 | 수정시간 : 2018.07.03 10:06:19
    주요 항만 ‘붉은불개미’ 방역 중

    금강주택 등 지역 아파트 혹파리 기승

    부산항 등 국내 주요 항만에서 붉은불개미가 잇따라 나타남에 따라 검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전국 주요 항만에서 붉은불개미 방역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국내 일부 지역에선 혹파리 때문에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A지역 금강주택 아파트에 혹파리가 들끓어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혹파리 때문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금강주택 아파트 외에 여러 곳이 더 있다.

    B지역 고운시티아이 아파트에도 혹파리가 나타나고 있고 C지역 이지더원 아파트에서도 혹파리가 나온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외에 D지역 제일건설 아파트와 E지역 문장건설 아파트에서도 혹파리가 나왔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있었다.

    붉은 불개미의 습격

    적갈색을 띠고 있는 붉은불개미는 꼬리 부분에 날카로운 침을 갖고 있다. 이 침에는 강한 독성물질이 있어서 찔리면 통증과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

    학계 일각에선 붉은불개미의 침에 찔렸을 때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를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으며 북미에선 ‘살인개미’로 불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붉은 불개미는 본래 남미에 서식했지만 북미, 호주, 중국, 동남아, 일본, 한국 등으로 퍼져 나갔다. 생존력과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며 번식력이 강하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생태계를 교란해 환경부가 지난해에 ‘생태계 교란 생물’로 분류했다.

    붉은불개미는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나타났다. 이때 국내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검역당국은 붉은불개미의 추가 유입과 국내 토착화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붉은불개미와 관련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곤충학자도 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언론 기고문을 통해 “정확한 이름을 따지면 붉은불개미가 아니라 붉은열마디개미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며 “독성이 기껏해야 꿀벌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과 한 달 전 개미학자 쓰지 가즈키가 붉은열마디개미 퇴치 요령을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했다”며 “일단 군체를 발견하면 반경 4~6㎞ 지역에 걸쳐 적어도 3년간 전문가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콩기름에 비빈 옥수수 가루나 소시지 미끼를 30m 간격으로 설치하며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석좌교수는 “전문가 몇 사람에게 3년간 연구비를 제공하는 게 번번이 방역팀을 꾸려 법석을 떠는 것보다 돈도 훨씬 덜 든다”며 “거의 80년 전에 뚫린 미국은 지금 해마다 무려 1조원을 방제·보상비용으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혹파리와 싸우는 아파트 주민들

    주요 항만에서 검역당국이 붉은불개미와 싸우는 동안 일부 지역 아파트 주민들은 혹파리와 싸우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A지역 금강주택 아파트로 이 아파트는 방송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이 문제 때문에 금강주택과 아파트 주민들은 갈등을 겪고 있다.

    금강주택과 아파트 주민들의 갈등은 올해 봄부터 본격 시작됐다. 혹파리가 점점 많이 번식하게 되자 입주민들은 금강주택과 4월 초에 간담회를 가졌다. 입주민들이 우선 주방가구 교체를 요구했지만 금강주택은 방역을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갈등을 빚다가 점점 혹파리 문제가 심해지고 언론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자 결국 금강주택이 손을 들었다.

    금강주택 아파트 주민 A씨는 “28일 금강주택 측에서 외부활동 조건 없이 대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본래 금강주택은 주민들에게 19일 보낸 공문에서 “대(大)발생세대(혹파리가 많이 서식하는 세대)에 주방가구를 교체해주고 혹파리 발생원인 규명과 관련해 입주자대표회의의 원인규명 활동에 들어가는 경비 및 의뢰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강주택은 조건을 붙였다. 가구교체 등의 대책이 진행되는 중에 집단시위, 민원제기, 언론노출 등의 외부활동을 하면 합의사항 이행을 중단하고 입주민들의 요구사항 수용 답변을 철회하겠다는 것이다.

    금강주택은 19일 입주자대표회의에 보낸 공문에서 “당사가 입주자 여러분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한다는 것은 입주자 여러분들이 당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 중에 입주자 여러분들이 집단시위, 민원제기, 언론노출 등의 외부활동을 해 공문을 통한 당사와의 약속을 위반하신다면 입주자 여러분들에게 당사와의 대화를 통한 원만한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약속 위반 사실 확인 즉시 당사는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을 즉각 중단하고 입주민들의 요구사항 수용답변을 철회할 수밖에 없음을 인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데 외부활동 조건 없이 대책을 진행할 것이란 말은 언론에 알리거나 민원제기, 집단시위를 해도 금강주택이 합의사항을 이행하겠다는 뜻이다.

    금강주택 관계자는 “입주자들과 원만하게 합의가 다 돼가고 있다”며 “언론에 연락을 한다거나 하지 않고 우리하고 원만하게 협의해서 교체공사 해드리고 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눈치다. 주민 A씨는 “금강주택이 28일부터 대(大)발생세대 전수 조사 시작한다고 했는데 29일까지 세대에서 아무런 연락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A씨는 “미(未)입주세대 동의 없이 진입해 방역을 진행한 것은 문제”라며 “그리고 노출면 없는 코팅자재를 요청했는데 시공 상태 그대로 재시공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이야기는 주방가구를 새로 설치할 때 완전히 코팅자재를 써달라는 이야기다. 코팅이라는 것은 주방가구를 만드는 자재에 시트지를 완전히 붙여달라는 것을 말한다. 시트지로 코팅이 되면 혹파리들이 가구 안으로 파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싱크대를 달기 위해 벽에 보강목을 붙이는데 보강목은 눈에 안 보이니까 코팅 안한 자재를 쓴다”며 “그것에서 혹파리를 많이 발견했다”고 말했다.

    ‘혹파리 아파트’ 여러 곳 있어

    혹파리 아파트는 금강주택 아파트 외에 몇 개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B지역 고운시티아이 아파트에도 혹파리가 나타나 B지역 국회의원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C지역 이지더원 아파트에서도 주민들이 혹파리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D지역 제일건설 아파트에서도 혹파리 문제가 생겼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혹파리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며 “방역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E지역 문장건설 아파트 주민들도 혹파리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문장건설 관계자는 “현재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모기 개체수도 급증했고 활동 시기도 빨라졌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모기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곽호성 기자 lu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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