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클리베이스볼] '트윈스의 사나이' 박병호, LG와 미네소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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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입력시간 : 2015.11.15 06:00:14 | 수정시간 : 2015.11.15 06:00:14
    • 박병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쌍둥이라는 단어는 박병호와 인연이 있나보다. 물론 이전 트윈스와 앞으로 가게 될 트윈스는 천지차이다. 그리고 그때의 박병호와 지금의 박병호도 천지차이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공식 트위터 등을 통해 박병호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이날 오전 9시에 공식적으로 박병호의 영입을 추진한 구단이 미네소타임을 알렸다. 포스팅 금액은 1,285만달러로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두 번째다. 박병호는 30일간 미네소타와 연봉협상을 벌이게 된다.

    이미 16살 때부터 박병호를 꾸준히 봐왔다는 미네소타는 KBO리그에서 2년 연속 50홈런을 쳐낸 박병호의 '파워'에 매력을 느끼고 과감하게 거액을 투자했다. 포스팅 최종 승자가 미네소타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많은 사람들은 의외의 결과에 놀랐다. 이미 1루수에 팀 프랜차이즈 선수인 조 마우어가 있기에 그의 영입을 노릴 팀으로 보기에는 순위가 다소 낮았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과감하게 박병호를 영입했다. 이미 목동구장을 수차례 오고가며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핀 미네소타였다. 별다른 이견이 없이 협상이 진행된다면 박병호는 2016시즌부터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게 된다. 그리고 다시 '트윈스'와의 질긴 인연도 다시 시작 된다.

    • LG 시절 박병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첫 트윈스는 LG, 그때의 박병호는 '유망주' 거포 에 불과했다

    '거포 유망주'로 고교시절부터 익히 알려진 박병호였다. 그리고 우타 거포에 목말라했던 LG가 그를 야심차게 데려왔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LG가 박병호를 선택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시작은 좋았다. 이미 정의윤과 함께 '트윈스 거포'로 기대를 한껏 모았던 박병호다. 그러나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박병호의 존재감은 너무나 빈약했다. 신인치고 기회를 받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타율이 매년 1할대에 머물렀다.

    유일하게 2009시즌 2할1푼8리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한숨이 나오는 성적이었다. 홈런 역시 2009년 9개가 LG에서 쳐낸 최다 홈런이었다. 기대가 컸기에 실망감도 컸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LG에서 홈런을 펑펑 터뜨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팀내에서는 기라성 같은 주전급 타자들이 활약하고 있었다. 충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언제나 부담감에 시달렸고 좋지 않은 성적은 매년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박병호에게 LG '트윈스'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게 됐다.

    • 넥센 박병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두 번째 트윈스는 미네소타, 그때의 박병호는 이제 '대한민국 최고' 거포가 됐다

    그의 야구 인생에 있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2011년, LG는 트레이드를 통해 박병호를 넥센으로 보냈다. 터지지 않는 유망주를 언제까지 잡고 있기엔 팀은 하루라도 빨리 성적을 내야만 했다. 그렇게 박병호는 스트라이프 유니폼 대신 자주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터졌다. 아니, 터졌다는 표현조차 부족할 정도로 확실하게 만개했다. 목동구장이라는 이점과 더불어 꾸준히 주전급 선수로 활약면서 거포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렇게 2011년 13홈런을 쳐낸 박병호는 2012년 31홈런 105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 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2013년 37홈런,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쳐내며 '목황상제'라는 별명을 얻을만큼 KBO리그 최고의 홈런타자로 변신했다. 게다가 매년 타율도 증가하면서 파워와 정확성까지 겸비한 무시무시한 타자가 됐다.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이미 박병호는 'KBO리그'급 선수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목동 구장에 나타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넥센 팬들보다 더 많이 목동구장을 찾아왔다. 그렇게 2015시즌부터 솔솔 그의 미국진출이 기정사실화 됐고 그는 공식적으로 포스팅 절차를 통해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1,285만달러의 금액이 그의 시장 몸값으로 정해졌고 돌고 돌아 미네소타가 그를 선택했다. 그렇게 박병호는 다시 '트윈스'와 인연을 맺게 됐다. 하지만 지금의 박병호는 그때의 박병호와는 다른 선수가 됐다.

    • 넥센 박병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트윈스의 악몽'은 이제 없다, 결국 박병호는 '타격'으로 증명해야 한다

    팬들 사이에서 역대급 트레이드로 불려지는 것이 바로 박병호의 넥센행 트레이드였다. 그러다보니 LG를 벗어나서 가장 성공한 선수 중 한 명이 된 박병호가 다시 트윈스로 간다는 것이 내심 꺼림칙하다는 팬들의 농담까지 있을 정도다.

    미네소타는 일찌감치 그를 타격에 전념하도록 하겠다는 운용방침을 밝혔다. 10일 미네소타 지역 언론인 파이오니아 프레스는 미네소타 테리 라이언 단장이 "박병호는 지명타자에 적합한 선수이며 마우어는 그대로 1루에 남을 것이다"라고 그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미네소타에서 박병호에게 원하는 것은 타격이다. 올 시즌, 미네소타는 팀 타격에서 아쉬운 결과만 기록했다. 팀 타율 2할4푼7리(26위), 팀 득점 696점(13위), 팀 홈런 156개(16위), 팀 장타율 3할9푼9리(18위), 팀 출루율 3할5리(28위)까지 전반적인 공격에서 대부분 고개만 숙였다.

    타선보강이 절실했다. 그렇기에 1루수 마우어와 신인 사노의 외야 이동까지 고려하면서 미네소타는 지명타자 감으로 그를 선택했다. 미네소타가 바라는 것도 어찌보면 옛 LG가 박병호에게 바라는 것과 크게 다를게 없다.

    하지만 2005년의 박병호와 2015년의 박병호는 천지차이다. 1,285만 달러라는 금액만 놓고 보더라도 박병호를 향한 미네소타의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미 팀 동료인 강정호가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제 박병호가 타격으로 다시 한번 입증할 차례다.

    • 대표팀 박병호. 연합통신 제공
    미네소타는 어떤 팀? 그리고 박병호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1901년 워싱턴 새너터스라는 이름으로 창단된 미네소타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최초로 창단된 8개 팀 가운데 하나다. 1961년 연고지 이전과 함께 팀명도 미네소타 트윈스로 바뀌었다. 미시시피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이라는 두 도시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1924년 전신인 워싱턴 새너터스 시절과 1987년, 1991년 월드시리즈까지 모두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이름으로는 리그 우승 6번, 지구 우승 10번을 차지할 만큼 나름 뼈대를 가지고 있는 명문구단이다.

    미네소타는 2000년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맹주로 군림했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연속 디비전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고, 2006년, 2009년, 그리고 2010년 중부지구 선두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네소타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2011년부터 급격하게 승률이 떨어지면서 2012년에는 지구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5할 승률에 실패했다. 미네소타는 리빌딩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성과가 나왔다.

    올시즌 83승 79패를 기록하며 2010년 이후 5년 만에 5할 승률을 거뒀다. 그리고 올해는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지구 선두 경쟁까지 펼치며 상승 궤도진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타격에서 부족함을 느꼈고, 이러한 갈증은 자연스레 박병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박병호 영입은 의외였다.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조 마우어(32)가 1루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 또한 미네소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총알'을 잔뜩 가지고 있는 '빅클럽'은 아니다. 그렇다보니 1,285만달러라는 거액 배팅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마우어의 공격력이 현저하게 하락세를 보이면서 팀은 고심했다. 적재적소의 순간에서 큰 한 방을 쳐낼 수 있는 '순수한 파워(RAW POWER)'를 가진 타자가 필요했다. 그렇게 미네소타는 박병호에게 과감하게 베팅했고 다른 구단을 제치고 승리를 가져왔다.

    미네소타의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는 1루로 뛸 수 있지만 3루수도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 팀에서는 1루수보다 지명타자가 더 적합하다. 우리팀에는 마우어와 플루프가 있다. 사노는 외야, 그 중에서 좌익수나 우익수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해 박병호 영입에 따른 팀 운용 구상도 끝낸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주포지션이 1루수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길은 역시 메이저리그에서도 1루수로 뛰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에 맞게 지명타자로 나서더라도 준비를 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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