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클리베이스볼]'24년 뚝심' 두산 김승영 사장이 말하는 두산 야구 그리고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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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ljh5662@sportshankook.co.kr
입력시간 : 2015.11.21 06:00:25 | 수정시간 : 2015.11.21 10:08:01
  •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14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품었던 두산. 정상의 문턱에서 주저앉기를 반복하면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았던 두산은 2015년 마침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수확했다.

    '끈기'와 '응집력'으로 대변할 수 있는 두산의 야구 색깔을 지켜냈다는 평을 들으며 우승을 차지했기에 두산 김승영(57) 사장이 느꼈을 기쁨은 더했다.

    • 인터뷰에 앞서 잠실야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김승영 사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올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미러클' 두산의 기세는 대단했다. 통합 5연패를 노렸던 삼성조차, 뚝심 두산의 기세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야 했다. 지난달 31일 두산은 지난 2001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렇게 차지했다.

    우승의 기쁨이 아직 가시지 않은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 구단사무실에서 만난 김승영 사장은 "한국시리즈 우승도 큰 경사지만 그보다도 잠시 잊혀졌던 두산 특유의 야구색깔을 되찾은 것이 더 기쁘다"고 말했다.

    야구가 좋아 무턱대고 지난 1991년 계열사인 오리콤에서 야구단으로 자리를 옮겨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고도 남을 24년 야구인생을 살아오면서 그가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지금은 NC로 자리를 옮긴 김경문 감독 이후 퇴색된 두산의 `허슬두(기운을 내다는 뜻의 영어 Hustle과 두산의 두의 조어)야구'였다.

    그러나 올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두산야구는 부활했다. 두산에 몸담은 24년 동안 세차례 한국시리즈 우승(1995, 2001, 2001)의 기쁨을 맛본 그는 구단의 총괄 책임자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번 우승이 앞선 두차례와는 비할 수 없는, 당장 내일 회사를 그만 둬도 아쉽지 않은 인생의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오히려 두산야구를 부활시킨 김태형 감독이 고맙고, 프런트의 자율경영을 인정해주고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는 박정원 구단주에게 고개를 숙인다. 김사장은 "야구단은 팬사랑과 함께 야구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선수단과 프런트의 영역을 철저하게 존중해주고 전폭적으로 응원해주신 구단주가 있어 오늘의 영광을 맞을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낮췄다.

    올해 스토브리그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대해서는 "지금은 다른 팀 FA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모든 역량을 김현수를 붙잡는데 쏟겠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현수에 가려 구단의 관심을 덜 받는 것에 서운했을 법한데도 별 불평을 하지 않는 오재원과 고영민에 대해서는 고맙다고 했다. 김현수가 문제가 풀리면 이들과의 재계약도 자연히 풀릴 것으로 김사장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그룹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야구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겹경사 징조를 보였다고 더 반기는 분위기는 아닌지 모르겠다.

    "두산 베어스의 역할은 첫 번째는 팬들을 위한 야구를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룹 홍보의 첨병이다. 두산중공업, 인프라코어 등 그룹의 주력사는 산업재 쪽이어서 일반 소비자와 직접적인 연계가 없다. 다만 우리는 산업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그룹의 좋은 이미지를 준다는 사명감이 있다. 면세점 심사과정에서 이번 우승이 심사위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겠지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해본다. "

    -박용만 그룹 회장은 축승회에서 "팀 컬러가 변하지 않고 두산만의 야구를 하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정확하게 두산의 팀 컬러는 무엇인가?

    "뚝심과 끈기는 두산 그룹의 전통적인 기업문화이자 특색이다. 영어로는 '허슬'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뚝심과 끈기는 야구단을 넘어서 선수단에게까지 확산됐다. 절대 하루아침에 이뤄진 팀 컬러는 아니다."

    -박정원 구단주의 야구사랑 역시 각별한 것으로 유명하다. 팀 컬러하고는 별개로 과도한 애정이 집착으로 연결될 소지가 있을텐데?

    "구단주(박용곤 명예회장 장남)는 박용곤 명예회장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다. 야구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할 뿐 구단이나 팀 운영에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상 선수들의 치료 과정, 여름철 보양식 등 경기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쓴다. 구단 운영과 관련한 모든 업무는 꼼꼼히 파악하고 계시지만 현장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삼가시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일부 구단이 보였던 경영진의 현장 간섭 문제같은 건 없다."

    • 인터뷰에 앞서 잠실야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김승영 사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경문 감독 이후 두산은 특유의 팀 컬러와 맞지도 않았고, 성적도 나빴다.

    "김진욱 송일수 감독님 두분이 팀을 맡았는데 각기 나름의 야구원칙이 있으시겠지만 두산야구에 대한 깊은 철학까지는 잘 모르겠다. 송일수 감독님의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의 장벽이 가장 문제였다. 대화를 해도 민감한 감정 표현들이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하지만 송 감독님은 떠난 뒤 기꺼이 일본쪽 비공식 스카우트 일을 해주셨다. 급여를 받으면 어떻게든 구단에 기여해야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지금도 가끔 연락을 주고받을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승 축하인사도 받았다."

    -그렇다면 김태형 감독은 두산이 원하는 감독인가? 프런트와 굉장히 궁합이 잘 맞았다고 하던데.

    "어느 팀이나 감독과 프런트가 모든 면에서 다 맞지는 않다. 시즌을 하다보면 충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상호간의 관계에서 신뢰와 교감을 바탕에 두고 있다면 충돌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풀 수 있는 방법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는 김태형 감독을 기본적으로 잘 알고 있었다. 선수 시절부터 그를 계속 지켜봤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안다. 의견이 서로 다를 때도 있었지만, 매번 충돌하는 대신 참고 기다릴 수 있었다."

    -'초보 감독' 김태형에 대해 의구심은 없었나?

    "김태형 감독이 이전에 코치 생활을 많이 했지만, 아무래도 미숙한 점이 보인다. 그래도 김 감독은 잘 해냈다. 긍정적인 부분은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감독으로서의 스킬이 쌓이는 것이 눈에 보였다는 점이다. 정규시즌 보다 포스트시즌 경기 운영이 더 좋았다. 투수교체 타이밍, 과감한 승부수 등이 인상적이었다. 계투가 문제가 되면 마무리 투수 이현승을 조기투입하며 문제를 풀어나갔다. 두산팬들에게 어필도 많이 됐다. 과거의 잊혀졌던 색을 많이 찾아왔다. 무모할 것 같지만 과감한 선택을 주저하지 않는다.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

    -지난해 FA시장에서 장원준을 4년 84억원에 영입했다. 우승을 위해 사장 자리까지도 건 승부수라고 생각되는데?

    "(장원준 영입은) 사실상 사장 자리를 걸고 고심 끝에 던진 승부수이자 굉장한 모험이었다. 외부에서 영입한 투수 FA의 경우 성공한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2~3년 전부터 장원준의 영입을 계획했다. 작년에 장원준이 FA 시장에 나올 것에 대비해 많은 계획세웠다. 절대로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었다. 다만 FA시장의 과열로 인해, 액수가 커졌을 뿐이다. 금액이 컸지만 구단주께서 흔쾌히 승낙했다. 사장의 의사 결정이니까 존중해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과연 장원준이 성공할 수 있을까' 정도로 살짝 의문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과적으로 장원준이 성공해서 마음을 놓으셨을 것 같다.

    "올시즌 개인적으로 장원준 응원을 정말 많이 했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응원했지만, FA를 통해 입단한 만큼, 정말 잘 됐으면 했다. 걱정되는 부분은 내년이다. 프리미어12에서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조금 덜 던졌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웃음)"

    • 인터뷰에 앞서 잠실야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김승영 사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두산은 변화를 통해 우승을 차지했지만 한국야구 전체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올해 관중수는 72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경기당 평균 관중은 최근 5년래 최소(1만222명)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냉정하게 말하면 심각한 위기다. 프로야구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KBO도 현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산은 6년 연속 100만 관중을 달성했지만, 당초 기대한 것은 120만 관중이었다. 팬과의 소통을 위해 구단 뿐만 아니라 선수들은 사회공헌활동과 기부 등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 일반인들은 상상도 하기 힘든 거액을 받는 선수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팬들의 사랑과 부를 많이 축적하는 만큼 환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팬 유치를 위한 두산의 전략은 무엇인가?

    "여성팬 공략이라고 생각한다. 여성 관중 들은 장기적으로 보면 가족팬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관중 증대에 있어 가장 효과적이다. 두산은 남성팬보다 여성팬이 많다. 프로모션도 많이 하고, 디자인적 요소에서도 색감이 부드럽다. 이러한 경향은 나의 개인적 취향이기도 하다. 여성팬 유치를 위해서는 색상과 디자인이 중요하다. 내가 마케팅 책임자로 있을 때 색상을 흰색으로 정했는데 이제는 흰색이 구단 고유의 색이 된 것같다. 야구를 처음 접하는 팬들은 색상이 세련되지 못하면,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목표가 있다면?

    "꼭 우승이 목표라고 할 수 없다. 올시즌보다 좀 더 즐겁게, 그리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올해보다는 더 탄탄한 팀, 잘 다져진 팀을 만들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 후임자를 직접 키워내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 구단에 수년 동안 몸담았던 사람들이 책임자가 돼야 비전을 갖고 구단을 잘 이끌 수 있다. 자연스러운 내부 승계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내년 시즌 탄탄한 팀을 위해서는 준수한 외국인 선수들의 합류가 필요하다. 그러나 두산은 외국인 선수 덕을 많이 못봤다. 해결방안은?

    "그동안 많은 데이터를 검토해 합리적으로 뽑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데이터도 선수가 팀에 적응을 못한다면 쓸모가 없어진다. 팀의 사정 탓에 선택의 제한이 있었던 것이 문제다. 작년의 경우에는 지금처럼 허경민이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3루 수비가 가능하고 타격이 좋은 선수로 폭이 좁아진다. 만약 허경민이 지난해부터 3루에 안착할 수 있었다면, 루츠나 로메로가 아닌 다른 유형의 선수들을 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태에서 주축 선수들이 자리를 잡았다. 내년에는 외국인 선수를 뽑는데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 질 것이다."

    -김현수를 포함해 FA 자격을 취득한 오재원, 고영민도 잡을 생각인가?

    "다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 오재원도 잡아야 한다. 김현수의 잔류 가능성은 50%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생각이 많을 것이다. 곧 결혼도 할 것이고,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 일본으로 보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떠난다면 메이저리그로 가야한다고 본다. 오재원이나 고영민에게 고맙게 생각하는 점은 본인들도 (김현수에 쏠려 있는) 프런트의 고민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김현수가 구단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외부 FA 영입 계획이 따로 있나?

    "다른 팀의 선수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 김현수에 올인 할 작정이다. 우리 선수들이 다른 선수들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SK 정우람이 될 것 같다. 사실상 영입할 계획이 없다고 보는게 맞다."

    [위클리베이스볼] 김승영 사장이 털어놓는 2015 두산 PS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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