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칼럼] 말은 반드시 결과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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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 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입력시간 : 2016.01.23 07:01:07 | 수정시간 : 2016.01.24 21:50:00
    골프장에 가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서자마자 부정적인 예상을 하고 부정적인 발언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문을 나서면서 "날씨가 왠지 으스스한 게 몸이 굳겠는데…."하고 투덜대고 혹 자동차 키라도 집에 두고 다시 들어갈라치면 "출발부터 무언가 잘 안 돌아가는구먼."하고 말해버린다. 차를 운전하는데 앞서 가던 차가 운전을 잘못 한다 싶으면 "아침부터 재수 없이 초보자가 얼쩡거리고 있어!"하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골프장에 도착해서도 만나는 일행에게 "일주일 내내 골프채를 잡지 못해서 오늘 코피 흘리겠는데."하고 지나치게 엄살을 떠는가 하면 "여기 와서 재미를 못 봤어."라며 골프장 탓을 하기도 한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안 그래도 슬라이스가 심한데 바람까지 불어대니 OB깨나 내겠는데."하고 하지도 않은 OB 걱정을 미리 한다. 심한 사람은 캐디가 예쁜가 그렇지 않은가, 태도가 맘에 드는가 아닌가 등을 놓고 그날의 골프컨디션을 미리 예견해버리기도 한다.

    첫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서는 "페어웨이가 좁아 터졌구먼. 맘 놓고 휘두를 만한 곳이 없는데…."하고 지레 겁을 먹고 자기 예상대로 졸타가 되고 말면 "꼭 그럴 것 같더라니까."라며 자신의 부정적 예언을 재확인하기까지 한다.

    공이 벙커에 들어갔을 때나 러프에 들어갔을 때는 물론 그린에 올라가서도 시종일관 "안 되겠는데…." "도저히 라인을 읽을 수 없군." "늘 온 그린 해놓고 3퍼트를 한단 말이야." "3퍼트만 없으면 끝내줄 텐데…."라는 등 쉴 새 없이 중얼대고 매사를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결과를 부정적으로 예견하며 이미 나온 결과에 다시 부정적인 해석을 붙여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다.

    용한 것은 이런 식으로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고 말해버리는 사람은 어김없이 그 말대로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그대로 적중한다.

    이 같은 결과는 그 다음 주 골프에서 다시 부정적 자기예언의 근거로 사용된다.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골프의 경력이 쌓여갈수록 부정적인 기억만 누적될 뿐이다. 골프의 그 깊은 묘미도 모르고 골프장에 나가는데 지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푸는 게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얻어온다.

    프로골퍼의 세계에서도 자기예언적 발언은 그 위력을 발휘한다. 1998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1~3 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키다 4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마크 오메라에게 역전패 당한 프레드 커플스는 마지막 라운드 13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한 것이 치명적이었다고 술회했지만 필자는 3라운드를 마친 뒤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화근이었다고 믿는다.

    1992년 마스터스대회 우승이 유일한 메이저타이틀인 커플스는 시종 1위를 유지하면서 3라운드를 끝낸 뒤 "4라운드에서 심약자가 되지 않는 게 관건."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매번 막판에서 흔들리는 약점을 드러냈던 커플스는 이번에도 스스로 자신의 약점을 들춰내 아직 해보지도 않고 4라운드에서의 부정적인 자기예언을 하고 만 것이다.

    결과는 13번 홀에서 치명적인 더블 보기를 하고 마지막 홀에서 두 번이나 볼을 벙커에 빠뜨리고도 파를 잡았으나 버디를 건진 마크 오메라에게 우승을 넘겨주어야 했다.

    같은 자기예언적 발언이라도 긍정적인 자기예언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말로 확인을 한다. 아무리 나쁜 상황이 벌어져도 그보다 못한 상황보다는 그래도 낫다는 생각을 하며 상황을 헤쳐 나간다. 일종의 자기최면을 거는 셈이다. 그리고 그 효과는 꼭 나타나곤 한다.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서 좁은 페어웨이를 보고 "그래도 골프 공 몇 가마는 쏟아 부을 수 있겠구먼!"이라고 생각하고 "왠지 잘 맞을 것 같군."이라며 긍정적으로 말한다.

    비록 공이 벙커에 빠졌거나 러프에 들어가더라도 "OB 난 것보다야 낫지. 이 정도야 어렵지 않게 탈출할 수 있지.라고 말한다. 이 말은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그 말대로 훌륭하게 위기를 벗어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그렇게 말하는 습관은 매번 좋은 결과를 보장해주기 마련이다. 이런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골프란 하면 할수록 그 묘미가 깊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도 눈에 띄게 향상되는 기막힌 스포츠가 된다.

    역시 1998년 마스터스대회에서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않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감격의 역전 우승을 한 마크 오메라는 프레드 커플스와는 달리 긍정적인 자기예언을 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경우에 해당된다. 3라운드까지 그는 선두그룹에 끼이지 못했었다. 4라운드에 접어들어 다른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할 때 오메라는 착실하게 선두 프레드 커플스와의 점수 차를 좁혀나갔다. 프레드 커플스가 13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고 15번 홀에서 이글을 기록하자 그는 "어떻게든 선두그룹에서 버티기만 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겠다."고 다짐했다. 마크 오메라는 더블보기와 이글의 극과 극을 오가는 커플스를 보고 평정을 잃어가고 있음을 읽었던 것이다. 결국 마크 오메라는 17번, 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흥분 속에 벙커를 오가며 파를 세이브 하는데 그친 커플스를 따돌리고 그린 자켓을 입을 수 있었다.

    긍정적인 자기예언적 발언은 골프뿐만 아니라 인생살이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 골프는 인생을 적극적으로, 성공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효과적인 정신훈련이 되는 셈이다.

    (골프한국 프로골프단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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