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칼럼] 복귀와 퇴진의 기로에 선 타이거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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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12.12 07:00:44 | 수정시간 : 2016.12.12 07:00:44
    타이거 우즈(40)가 돌아왔다.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황제는 죽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데는 성공했다.

    지난 2~5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 알바니GC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챌린지 대회는 타이거 우즈에게 희망과 함께 갈등을 안겨주었다.

    세계 골프랭킹 1, 2위 제이슨 데이와 로리 매킬로이가 불참했지만 정상급 선수 18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타이거 우즈의 복귀전 무대로는 안성맞춤이었다.

    130여명이 참가해 컷오프를 거쳐야 하는 보통 PGA투어 대회와는 달리 18명이 2명 1조로 컷오프 없이 4 라운드 경기를 벌이므로 스스로 경기에 몰입할 수 있음은 물론 중계카메라의 집중 조명을 받을 수 있어 우즈로선 자신의 복귀를 만방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복귀 일정이 늦추어지면서 과연 그의 복귀가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았으나 우즈는 ‘무사히’ 복귀전을 치르고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16개월 만에 필드로 돌아온 우즈의 복귀전 성적은 그의 전성기 때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았다. 1라운드 예열단계를 1오버파로 넘긴 우즈는 2라운드에서 7언더파의 맹타를 휘둘러 전성기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3라운드에서도 2타를 줄여 순위를 끌어올려 선두권 경쟁의 희망을 살렸으나 마지막 라운드에서 ‘맨붕’에 빠진 아마추어처럼 더블보기와 보기를 거듭하며 4오버파를 기록, 합계 4언더파로 15위에 머물렀다. 저스틴 로즈가 1라운드를 마치고 기권했으니 17명 중 15위, 바닥권이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질주하는 모습과 실망스런 샷을 날린 뒤 이를 수습해가는 노련함 등에서 타이거 우즈가 다소 녹은 슬었으되 예전의 기량이 남아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지독한 허리부상으로 1년 넘게 골프채를 잡지 못한 사정을 감안하면 사실 그의 플레이는 기대 이상이었다. 일본 골프사상 최강인 마츠야마 히데키(24)나 스웨덴의 헨릭 스텐손(40)과 우승경쟁을 벌일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우즈는 더 이상 ‘창고에 방치해둔 중고차’가 아니었다.

    전반적인 스윙이나 드라이버 비거리, 아이언 샷의 정교함, 퍼팅의 예리함 등은 여전했다. 다만 연습 부족과 라운드 경험의 부족에 따른 ‘익숙함의 결여’가 그로 하여금 롤러코스터 같은 플레이로 내모는 듯했다.

    그럼에도 우즈는 경기 결과에 대단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든 게 30대 초반 때와 같지 않다. 그리고 오랫동안 골프코스를 떠나 있었다. 이런 모든 것을 감안하며 매우 좋은 출발이다. 아마도 이보다 더 잘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골프코스에 돌아와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 자체에서 얻는 기쁨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과연 우즈가 그의 뜻대로 체력이나 샷 감각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골프선수로서의 복귀가 아닌 황제의 귀환을 성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타이거 우즈를 대체할 만한 영웅을 찾지 못한 PGA투어로선 타이거 우즈의 부활이 절실하지만 오는 30일로 만41세가 되는 우즈가 잘 배우고 담금질을 한 20~30대의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버텨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PGA투어 통산 79승을 거두어 PGA투어 사상 최고기록인 잼 스니드의 82승을 쉽게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었던 우즈의 승리행진에 제동이 걸린 것은 기량 퇴보 때문이 아니라 질서 없는 사생활 탓이 크다. 만약 곁눈질 안하고 계속 골프에 집중했다면 그는 아무도 깰 수 없는 기록들을 세울 수 있을 텐데 그는 곁길을 들락거렸다.

    물론 황제의 귀환에 성공한 적이 있긴 하다. 2년6개월 동안 승리의 맛을 보지 못했던 우즈는 2012년 3월 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우승하며 ‘황제의 귀환’을 확인시켰다.

    그리고 이듬해 3월 같은 대회에서 우승하며 로리 매킬로이에게 내준 세계 랭킹 1위 자리마저 탈환하며 화려한 황제 즉위식을 가졌다. PGA투어 측과 골프팬들은 이번에 복귀전을 치른 타이거 우즈가 세 번째 ‘황제의 귀환’을 실현시켜 주길 갈망하지만 그동안 자유분방하게 지낸 우즈가 수도승의 그것과 다름없는 골프구도의 길로 다시 들어설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우즈로선 골프코스에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용기이자 성과다. 우즈의 마음속엔 어쩌면 황제의 귀환보다는 도저히 골프와 멀어질 수 없는 자신의 태생적 DNA에 충실하겠다는 의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PGA투어에서의 명예로운 퇴진과 챔피언스투어에서의 활동에 대비하려는 뜻이라면 우즈의 복귀전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어릴 때부터 골프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온 우즈가 골프를 등지고 사는 일이란 그야말로 고통일 것이다. 돈이야 넘쳐나겠지만 골프를 안 하면서 돈이나 벌며 살아간다는 것은 그로선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추앙받던 골프 황제가 겨우 40을 넘어 골프채를 놓는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우즈의 PGA투어 복귀를 곧 ‘황제의 귀환’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것은 골프팬들의 욕심일지도 모른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골프한국 프로골프단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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