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칼럼> 가능할까? 무중력에서의 빈 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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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1.29 07:00:54 | 수정시간 : 2018.01.29 07:00:54
    “모든 골퍼는 두 개의 스윙을 갖고 있다. 아름다운 연습스윙과 진짜로 칠 때의 엉터리 스윙. 연습스윙만 보고는 그의 진짜 스윙을 말할 수 없다”

    196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의 프로골퍼 데이브 마(Dave Marr)가 남긴 불멸의 명언이다.

    그는 짧은 프로선수 생활에도 불구하고 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올렸는데 특히 1965년 8월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와 강자 빌리 캐스퍼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하며 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 등과 함께 당대의 골프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연습이 생활이 된 프로골퍼의 스윙도 연습스윙과 실제 스윙이 차이 나는데 주말골퍼들이야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주말골퍼 중에서도 골프열정이 남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실제스윙을 연습스윙 하듯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나름대로 온갖 묘안을 짜내지만 뜻을 이루기는 지난하다.

    왜 연습스윙은 멋지고 부드럽고 힘차게 하면서도 실제 스윙에서는 그대로 재현하지 못할까.

    바로 눈 아래 놓인 볼 때문이다.

    볼이 없이 빈 스윙을 하거나, 볼에서 멀리 떨어져 연습스윙을 할 땐 익힌 대로 원하는 대로 스윙하지만 막상 볼에 다가가 실제 스윙을 하면 전혀 다른 스윙을 하고 만다.

    볼을 때려내 멀리 날려 보내겠다는 생각 때문에 근육이 경직되고 템포도 빨라지고 불필요한 과도한 동작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볼 없이 연습스윙 할 때는 톱 스윙, 팔로우 스윙에 이르기까지 완성된 스윙을 만들어내면서도 막상 실제 샷을 날릴 땐 백스윙은 올라가다 말고, 팔로우 스윙도 중도에서 멈추고 중단되고 몸의 중심축은 심하게 요동친다.

    그래서 레슨프로들은 기계적으로 볼을 쳐내는 것보다는 올바르게 된 빈 스윙을 많이 하라고 침이 마르도록 가르친다. 프로선수들이 경기할 때 샷을 날리기 전 뒤에서 서너 번 연습스윙을 하는 것도 가능한 한 빈 스윙에 가까운 스윙을 만들어내기 위한 루틴이다.

    레슨프로나 고수들로부터 듣는 ‘힘을 빼라’또는 ‘때리지 말고 클럽을 휘둘러라’는 말도 결국 연습스윙과 비슷한 스윙을 만들기 위한 충언이다.

    미국의 레슨프로들은 이른바 ‘No Ball Method’라 해서 눈앞에 놓인 볼이 없다고 생각하며 스윙하는 습관을 터득하라고 주문한다. 엄연히 눈앞에 있는 볼을 없다고 생각하라는 것이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이미지 훈련만 터득하면 의외로 놀라운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필자는 최근 ‘No Ball Method’에 무중력(無重力) 이미지를 더해 안정된 스윙과 함께 비거리 증대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무중력 이미지란 스윙하는 순간 나를 에워싸고 있는 공간이 중력이 없는(gravity-free) 공간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무중력상태의 우주선 안에 있는 승무원들은 지상에서처럼 과도한 동작이 필요 없다. 물고기들이 유영하듯 부드럽고 느린 움직임으로도 원하는 동작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저항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무리하게 힘을 쓸 필요도 없고 몸을 과도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나를 에워싸고 있는 공간이 무중력상태의 우주선 안이라고 상상하고 스윙을 한다면 서두를 것도, 임팩트를 주려고 용트림할 필요도 없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군더더기가 없는 가장 순수한 스윙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효과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느냐다.

    1971년 2월 6일 인류사상 두 번째로 달 표면에 내려앉은 아폴로 14호의 선장 알랜 B. 셰퍼드는 중력이 지구의 6분의1 밖에 안 되는 달 표면에서 골프 볼을 날리는 행운을 가졌다.

    그는 달의 운석을 채취하는 기구의 샤프트 끝에 6번 아이언 헤드를 연결한 골프채로 모래를 모아 만든 티에 올려 진 볼을 쳤다. 두꺼운 장갑과 우주복 때문에 스윙하기 불편했지만 그는 자신이 친 볼이 지구보다 6배나 멀리 날아갈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톱핑이 된 볼은 뜨지 않고 달 표면을 데굴데굴 굴렀다. 달의 중력 덕분에 200야드 굴러갔다. 지구에서라면 고작 35야드도 안 나갔을 것이다.

    이 장면을 지켜본 에드거 마이클 부선장은 “선장님, 볼을 친 겁니까, 달을 친 겁니까?”하고 조크를 건넨 뒤 휴스턴의 우주센터를 향해서는 “볼은 멋지게 또 멀리멀리 날아가고 있습니다.”라고 중계했다.

    셰퍼드 선장의 두 번째 샷도 생크가 나 겨우 50야드를 날아가는데 그쳤다. 지구에서라면 8야드의 거리다.

    핸디캡 12인 셰퍼드 선장이 지구에서의 비거리 6배나 되는 엄청난 장타를 날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역시 이미지 탓이다.

    달의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이라는 사실을 잊고 불편한 자세에도 불구하고 지구에서처럼 힘껏 멀리 쳐내겠다고 생각하고 스윙을 했기 때문이다. 우주선 안에서 유영하듯 부드러운 동작으로 아이언 헤드를 정확하게 볼에 갖다 대기만 하면 생애 최장의 장타를 날렸을 텐데 고향의 골프코스 이미지를 떠올리며 습관대로 스윙했기 때문에 달 표면 위를 하얗게 날아가는 볼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최면이 불가사의한 초능력을 발휘하게 하듯 이미지 훈련 역시 놀라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눈 아래에 볼이 없다는 이미지나 무중력의 이미지와 함께 일필휘지로 한 일(一)자를 쓴다는 이미지, 무사가 단칼에 상대를 베는 이미지 등도 이상적인 스윙을 만들어내는데 큰 도움을 준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골프한국 프로골프단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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