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마지막 기회’ 손흥민, 자가 병역브로커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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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8.01 09:07:07 | 수정시간 : 2018.08.01 09:07:07
    마지막 기회다. 이 기회를 놓치면 더 이상은 없다. ‘Now or Never(지금이 아니면 없다)’의 막다른 벽 앞에 서게 됐다.

    ‘한국이 낳은 최고의 스포츠 스타’ 손흥민(26·토트넘 훗스퍼)이 오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자가 병역브로커'가 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한국 축구계는 물론 전 세계 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추신수, 박주영 등 벼랑 끝에 몰렸던 선수들… 손흥민 첫 사례될라

    한국에서 스포츠선수가 병역혜택을 받기 위해선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동안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시기적으로 알맞게 병역혜택을 받아왔다. 야구에서는 박찬호(1998 방콕 아시안게임), 류현진(2008 베이징 올림픽), 축구에서는 박지성, 이영표, 안정환(2002 한일월드컵-특별), 바둑에서는 박정환(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수영에서는 박태환(2008 베이징 올림픽) 등이 대표적이다.

    극적이었던 사례도 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추신수의 경우 만 26세의 나이에 상무라도 입대하기 위해서는 27세까지 귀국해야 했다.

    경찰청 입대 방법도 있지만 당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야구가 정식종목에서 제외됐기에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었다. 이때 추신수는 타율 5할7푼1리, 출루율 7할5푼 3홈런이라는 괴물같은 성적으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면서 병역특례를 받았다.

    박주영 역시 극적이었다. 당시 박주영은 모나코 거주권을 통해 군입대 연기를 모색하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을 2012 런던 올림픽 와일드카드로 선발하며 ‘박주영이 군대 가지 않으면 내가 군대를 가겠다’고 할 정도로 선수를 보호했다.

    박주영은 대회 내내 부진했다. 그러나 결정적이었던 동메달 결정전에서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하며 추신수처럼 스스로 병역브로커 역할을 해냈다.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쾌거였다. 박주영 나이 만 27세에 일어난 일이다.

    2010년대 들어 한국 축구는 2012 런던올림픽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혜택을 따내며 굉장한 수혜를 봤다. 올림픽 메달은 사상 처음이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1986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었다.

    손흥민은 유망주 시절이던 2012년에는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2014년에는 대표팀과 손흥민 양측이 모두 원했지만 당시 소속팀인 레버쿠젠(독일)의 반대로 합류하지 못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는 출전했지만 8강에 그치며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메달을 딸 때는 불운하게 함께 하지 못했고 선발됐을 때는 불운했다.

    ▶ 상무-경찰청 입대는 만 27세까지 가능, 2020 도쿄까지 못 기다려

    중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인 손흥민은 신체검사에서 4급 초과를 받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현역병 복무 대상이다.

    현재 손흥민은 만 24세(1992년 7월생)다. 선수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상주 상무, 아산 무궁화 경찰청에서 뛰기 위해서는 만 27세까지 입대해야만 한다(경찰청 입대 나이 만29세에서 27세로 2016년 변경). 하지만 상주 상무는 고졸 이상이 입대가능한데 중졸이지만 검정고시를 통해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갖추면 된다.

    27세가 되면 무조건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상무 혹은 경찰청에 가기 위해선 K리그에 일단 입단을 해 6개월 이상을 뛰어야 한다.

    만약 손흥민이 2018 자카르타의 기회마저 놓치게 된다면 2020 도쿄 올림픽까지 기다릴 순 없다. 2020년에는 만 28세로 상무, 경찰청도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전에 상무 혹은 경찰청이라도 오기 위해서는 2019년 여름에는 K리그로 일단 돌아와서 6개월 이상을 뛰어야만 한다.

    물론 상무 혹은 경찰청 입대를 포기하고 더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다 도쿄올림픽 메달을 노려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도 위험하다.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 실패시 선수로 유지할 수 있는 상무 혹은 경찰청이 아닌 정말로 일반 현역병으로 입대해야 하고 그럴 경우 약 2년간 아예 축구선수로서의 삶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결국 자카르타에서 금메달 획득 실패시 최악의 경우 2018~2019시즌이 손흥민에게 일단 유럽에서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흥민에겐 자카르타는 ‘마지막 기회의 땅’이다.

    ▶전 세계가 주목할 손흥민 병역 문제… 여론은 어떻게 볼까

    최상의 시나리오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최근 32년간 한국은 딱 두 번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그마저도 서울(1986)과 인천(2014)이라는 홈 이점을 안았기에 가능했다. 부산(2002)에서는 실패했었다. 원정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의 마지막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으로 무려 40년 전이다.

    금메달을 딴다면 모두가 행복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2022년까지 토트넘과 재계약한 손흥민은 재계약 당시 군문제에 대해 어떻게 할지 합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실패할 경우 계약기간을 2년 자동연장하고 군문제 해결을 위해 다녀오거나 혹은 독일 영주권 혹은 EU 영주권 획득 등을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박주영의 사례(모나코 거주권 획득) 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 군문제에 민감한 한국에서 큰 논란이 될 수 있다. 박주영 역시 큰 논란을 빚다가 런던 올림픽 금메달로 해소됐지만 손흥민의 경우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상무 혹은 경찰청 입대를 위해 한국에 돌아와도 문제다.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이는 손흥민의 몸값을 감당할 K리그 구단은 전무하다. 임대든 이적이든 어떤 식으로든 손흥민을 정상적으로 데려올 순 없다. 토트넘 구단 입장에서도 완전히 헐값에 손흥민을 2년 동안 놓아주는 것도 상상할 수 없다.

    손흥민은 이미 한국축구사에 남을 전설적 선수의 반열에 올랐고 한국이 자랑할 수 있는 세계적 스포츠스타다.

    이정도 위상의 선수가 병역문제로 이토록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 역시 처음이기에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아시안게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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