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외계생명체 있나?] 의혹 걷히지 않는 로스웰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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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4.29 08:31:00




  • 외계생명체, 아니 외계인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을 맨 처음, 그리고 가장 강렬하게 촉발시킨 것은 ‘로스웰 사건’이다.

    1940년대에 발생한 이 사건은 그후 온갖 외계인 관련 소문과 추측을 몰고다녔다. 97년 미국 공군이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사실이 아니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으나 지금도 이 사건은 외계생명체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다시 상기되는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로스웰 사건은 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7월 어느날 밤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 인근 사막에 어떤 물체가 추락했다. 현재까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은 이것뿐이다. 그 물체가 과연 무엇이고 거기서 무엇이 나왔으며 이후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느냐에 관해서는 아무도 무엇이 진실인지 장담할 수 없다.

    이 사건에 대한 의문을 최고로 증폭시킨 것은 96년 미국 텔레비전을 통해 공개된 외계인 부검 장면이었다.

    이 필름에는 47년 미국 공군의 한 비밀기지가 등장한다. 머리가 크고 아랫배가 불룩나온 키 1㎙ 정도의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해부대 위에 올려져 있다. 머리털은 거의 없고 배꼽도 없다. 눈 코 입 귀 손 발 등 외모는 거의 인간과 비슷하다. 손가락과 발가락은 놀랍게도 각각 6개. 눈의 망막은 양파껍질처럼 벗겨졌다. 로스웰 사막에서 수거한 외계인을 부검하는 장면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47년 7월 뉴멕시코주 로스웰 인근 사막에 추락한 미확인비행물체(UFO)에서 나온 외계인 시신을 군 당국이 수거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였다.

    이후 50년 가까이 UFO 추락설이 무성했다. 물론 UFO 연구가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당시 외계인이 탄 비행물체가 추락했을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놀라운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시 맥 브래즐이라는 목장주인은 넓은 목장 건너편에 이상한 금속이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금속은 아주 이상했기 때문에 브래즐은 파편 조각들을 로스웰 주둔 군 당국에 가져갔다. 로스웰 주둔 육군비행장 책임자였던 블랜차드 대령은 제시 마셀 소령과 세리던 캐비트 대위 등 보안요원 2명을 조사차 현지에 파견했다. 이들의 보고를 접하고 블랜차드 대령은 소문나지 않게 현장 주변에 철책을 치도록 했다. 병사들은 현장의 널부러진 파편을 치운 뒤 이것들을 텍사스주 포트 워스에 있는 육군본부로 보냈다.

    처음에 로스웰 주둔 군사령관은 “비행 원반체(Flying Disk)”(당시에는 UFO를 이렇게 불렀다)를 발견했음을 알리는 언론발표문을 냈다. 그러나 발표문은 곧 취소됐고 그 이상의 언론보도는 통제됐다. 한편 포트 워스 육군본부 기자회견장에서 군은 로스웰의 보안요원들이 파편의 정체를 오해했으며 사실은 금속 레이더 반사체가 달린 기구(氣球)가 떨어진 잔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의 관심은 사그러들었고 로스웰 사건은 UFO 전설의 일부가 됐다.

    그러다가 1970년대 말에 들어 당시 현장을 조사한 소령 제시 마셀이 로스웰 에서 발견된 이상한 금속과 이 사건의 여러 의문점에 대해 언급하면서 UFO 추락설은 되살아났다. 이후 여러 가지 문제제기를 통해 기구추락설은 미국 정부의 고의적인 은폐조작이며 UFO라는 최초의 발표가 사실일 것이라는 의혹이 점점 커졌다.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비밀 외계인 기지가 달과 해저, 열대우림 속 등 곳곳에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일부 극단적인 UFO 연구가들은 외계인들이 이미 미국 정부 관리와 접촉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미군 기지 안에 외계인 시설이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정부를 위해 UFO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며 군사시설에서 보관중인 UFO를 보았다고까지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외계인을 보았다는 주장이 90년대말까지 심심찮게 등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대부분 별로 신빙성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96년 한 필름이 미국 텔레비전에 상영되면서 로스웰 사건은 다시 한번 놀라운 폭발력을 발휘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 필름에 등장하는 침대나 핀셋, 가위, 수술칼 등 부검도구나 촬영 필름 자체가 40년대에 쓰던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SF(과학물)영화용 특수모형및 분장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40년대의 특수기술로는 도저히 그토록 사실감 넘치는 외계인 인형을 만들 수 없다고 거들었다. 더구나 체내에서 심장을 꺼내는 장면을 보면 인간의 심장과는 좀 다른 핏덩어리처럼 물컹거리는 물체가 나오는데 이런 것은 당시로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필름이 방영된 후 관심은 필름을 누가 찍었고 어떻게 입수했느냐에 모아졌다.

    이 필름이 방송을 탄 96년 12월 필름을 발굴했다는 프로듀서 로버트 키비아트는 유명한 미국 과학월간지 ‘옴니(OMNI)’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우연히 당시 미군 당국이 (로스웰에서 발견한) 외계인을 부검하는 장면을 찍은 필름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추적을 거듭한 결과 레이 샌틸리라는 사람을 만났고 그로부터 필름을 얻었다. 샌틸리는 다큐멘터리필름 제작자로 로큰롤 등 옛날 음악 필름에 관심이 많았는데 1947년 당시 군무원으로 외계인 부검 장면을 찍었다는 카메라기사로부터 이 필름을 입수했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의 카메라기사가 나타나지 않아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이처럼 문제가 확산되자 미국 공군은 얼마후인 97년 6월 24일 ‘로스웰 보고서-사건종결’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군이 거둬간 ‘외계인’은 낙하산 훈련에 사용한 인형(더미)으로 외계인도, UFO도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31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또 당시 추락현장에서 발견된 비행체 파편은 구소련의 핵실험 증거를 포착하기 위한 극비계획 ‘프로젝트 모굴’의 일환으로 대기권에 쏘아올린 군용 기구였다고 주장했다. 충격적인 외계인 부검 필름도 누군가에 의한 조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표 이후에도 로스웰 사건에 대한 의문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UFO 옹호론자들은 더미 인형이 군사훈련에 사용된 것은 54년경으로 사건 발생 시점과 상당한 시차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사건 직후 항공 당국이 비행접시라고 말했다가 수시간 뒤 레이더 표적이라고 번복했던 사실을 들어 군 당국이 사건을 계속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로스웰 사건은 당국의 조사를 순순히 믿기에는 우리의 상상력을 너무도 강렬하게 자극한다.





    이광일· 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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