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카지노열풍] 카지노업계 "더 추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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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04 19:49:00




  • 국내 카지노업계는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국내 호텔업계의 카지노 시장진입도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정부가 신규허가를 사실상 보류, 앞으로 상당기간 기득권이 보장됐지만 언제 정치논리가 개입할지 몰라 안심하기는 이른 편이다. 보다 큰 문제는 일본 대만 중국에 부는 카지노 열풍이다. 이들은 국내 카지노 고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특히 일본인들은 고객의 70%, 매출액의 90%로 자칫 연간 2억 달러의 시장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사실 이런 외풍타기에 앞서 국내 13개 카지노업계는 최근 몇년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무색할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카지노업체는 서울 부산 인천 속초 경주에 하나씩 있고 나머지 8개가 제주에 몰려 있다.

    그러나 제주에선 7곳이 경영난에 시달려 하얏트호텔 카지노는 아예 문을 닫고 휴업중이다. 작년 한해 이 카지노는 481명, 서귀포 칼호텔카지노는 고작 101명만이 입장, 7억2700만원과 500만원의 매출을 올렸을 뿐이다. 신라호텔 카지노는 80억원에 주인이 바뀌었고 경주 힐튼호텔카지노는 50억원에 내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미 부도나 경매에 오른 인천 올림포스호텔 카지노는 고객이 임시 맡겨놓은 돈을 임금으로 지불, 소동이 일기도 했다.

    13곳중 규모 시설은 물론 경영실적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서울 파라다이스 워커힐카지노도 올 3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이 30% 감소했다.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은 3년전부터 30% 비용절감과 80명을 정리해고한 구조조정 덕분이다. ㈜파라다이스 경영지원실 이상연과장은 “13개 카지노중 흑자를 내는 곳은 파라다이스가 운영하는 3곳 정도”라며 “카지노는 설립하는 것보다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카지노시장은 95년을 고비로 성장이 멈추고 성숙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지노 입장객수는 95년 63만명 이후 2년간 51만명 선을 유지하다 작년에 68명 수준으로 늘었지만 매출액은 4년 연속 내리막길을 달려 작년에는 2억4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중 파라다이스측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 다른 10곳은 구멍가게에 불과한 편이다.

    주변국 카지노에 비교하면 이같은 수치는 영세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유일의 카지노인 겐팅하일랜드는 7억달러, 마카오(10개)는 20억달러, 호주(12개)는 12억달러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 이들 나라가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고 있는 점이 다르긴 하다. 그러나 세종대 정규엽교수는 95년 이후 부터 고객이 늘어도 외화획득은 더 이상 늘지 않아 공급을 늘려도 수요는 일정한 시장(성숙단계)으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원인은 카지노가 외국인만이 출입하는 곳인 만큼 외국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대만과의 국교단절후 형제국 한국을 고집하던 20만 고객이 필리핀과 마카오의 카지노로 달려간 것이 1차 충격이었다. 일본은 한국이 카지노산업을 외화획득에 이용해온 점에 자극받아 견제책과 함께 합법화 움직임을 계속해왔다. 지금은 숫자가 절반인 1,000여개로 줄어들었지만 90년 초부터 소규모 불법카지노를 묵인해왔고 작년에는 해외에 100만엔 이상 갖고 나갈 때 용도를 밝히도록 새로 규정해 해외도박을 제한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95년부터 경제의 거품이 빠지고 장기침체에 허덕이자 ‘하이롤러’(큰손)로 통하던 일본의 부동산업자들도 사라져 심한 타격을 받았다.

    이런 상태에서 5월1일을 기해 가능해진 외국업계의 진출로 지금까지 독점적 카지노 시장에 마침표를 찍을 공산은 더욱 커졌다. 앞선 경영노하우와 자본력을 내세운 이들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의 과당경쟁과 영세성은 외국업체가 낮은 가격에 M&A를 통해 인수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되고 있다. 제주 카지노 업체들은 VIP 리스트(고액베팅자)에 오른 고객들에게 전화와 편지공세를 벌이고 잃은 돈의 10%를 보장해준다는 식의 제살파먹기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런 한국의 영세 카지노는 600만달러만 있으면 영업권을 인수할 수 있다. 반면 미국 라스베이가스의 경우 카지노호텔을 짓는 데 통상 10억~14억달러가 들어간다. 최근 미라지그룹이 오픈한 벨라지오는 18억달러 짜리다.

    미국 카지노자본의 유입은 카지노 외국인 전용정책에 큰 걸림돌로 부각될 전망이다. 국내 업계는 200억달러 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업체가 불과 2억달러 에 불과한 한국시장을 로비스트를 써가며 공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물론 미국시장은 80년대 공급과잉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했던 테마파크형 카지노가 90년대 후반에 이르면서 한계에 도달했다. 더구나 아시아는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큰손들의 발길이 끊겼다. 아시아인들이 좋아하는 바카라는 과거 수입의 10분의 1을 차지했으나 지금은 미미한 수치다. 이로인해 미 업체들은 도박성 짙은 중국 일본 대만 한국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있는데 중국 대만 일본은 정부차원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 한국은 오히려 정부가 나서 IMF와의 협정과 외자유치란 ‘국시’에 따라 빗장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에 진입하는 이유는 2억~20억달러에 달하는 한국인의 해외도박 규모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은 내국인을 겨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벌써 암참(주한미상공인회의소)이 뛰고 있다며 통상압력으로 비화할 경우 내국인출입도 허용하고 말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도 폐광지역에 그간의 외국인 전용정책에 위배되는 내국인 출입을 허용해 형평성을 근거로 통상압력을 해올 경우 회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세계에 내국인 출입을 금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이집트 네팔 등 4개국에 불과하다. 한국카지노관광협회측도 “정부가 IMF가 아니었으면 2000년에는 내국인 출입을 허용할 계획이었다”며 수년내 허용을 기정사실화했다. 문화관광부측 또한 “폐광지역 개발 특별법이 2005년까지 유효한 한시법으로 그때가서 내국인의 수요를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오는 12월 20일 중국에 반환되는 마카오의 파장은 우려가 더 큰 편이다. 동양의 몬테카를로로 불리는 마카오는 동양최대를 자랑하는 카지노 10개에서 세수의 50%를 걷는다. 그러나 2001년 카지노 면허 갱신을 앞두고 카지노 자본은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몽고에 합작으로 개설에 들어갔고 도박재벌 스탠리 호는 대만을 움직여 카지노는 자본주의 최대 해악이라고 비난해온 북한 평양호텔과 99년부터 50년간 카지노를 운영하는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카지노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만의 폭력조직 삼합회도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밀려오기전 주변국에 피란처를 마련중이다. 지금도 기득권을 지키려는 기존 마카오 갱조직과 중국 본토의 신흥 갱조직간의 세력다툼이 치열, 치안상황은 30년대의 시카고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의 소규모 카지노를 인수해 돈세탁은 물론 자신들의 거점으로 삼는다면 제2의 필리핀으로 전락한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작년 일본 야쿠자가 제주 카지노에서 도박자금을 빌려주고 10%의 고리를 뜯다 구속된 일이 그 전례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태규·주간한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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