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흔들리는 청소년들] "북한에도 '로데오거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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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19 16:46:00




  • 북한에도 젊은이들의 ‘로데오거리’인 창광거리가 있다. 북한의 비교적 부유한 젊은이들은 평양시 중구역 창광거리에서 제한적이나마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누리고 있다.

    창광거리는 평양시 중구역 보통강 기슭의 보통문에서 평양역까지 구간으로 80년 건설됐다. 주변에 북한 권력층의 주거지역이 있고 유흥가라 할 수 있는 음식점들도 밀집해 있어 젊은이들이 데이트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부유층 젊은이들 모여 ‘자본주의 바람’즐겨

    창광거리가 부유한 젊은이들의 거리로 변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창광거리는 간선도로를 타고 15층 이상의 아파트와 공공건물이 들어서 있다. 김정일총비서의 집무실을 비롯 중앙당 청사 등이 자리잡고 있고 당의 최고 핵심부서인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국제부 등의 간부들이 아파트에 입주해 있다.

    또 도로 양쪽에 음식점과 술집들이 늘어서 유흥가를 이루고 있다. 북한의 대중잡지가 전하는 창광거리는 “30개의 음식점이 거리를 꽉 메우고 있고 신선로와 불고기, 국수와 지짐 등 여러가지 민족음식과 중국요리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중 평양고려호텔과 봉화신선로 금강술집 서양요리점 은정청량음료 진주조개구이 구룡맥주집 락원갈비국집 금강생맥주집 고려단고기(개고기)집 은방울찻집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고 있다.

    이같은 조건으로 젊은이들의 데이트장소로 인기가 높고 특히 권력층과 부유한 북송교포들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창광거리에 몰려들고 있다. 일부 ‘외국물’을 먹은 젊은이들의 탈선행위도 눈에 띈다고 귀순자들은 전하고 있다. 한국의 로데오거리가 처음 미국 등에 유학한 학생들이 그곳의 문화를 이식해놓은 것과도 같다. 탈선행위란 청바지 미니스커트 치마바지 등 자본주의풍 옷차림을 흉내낸 것으로 김정일이 직접 나서 철퇴를 내릴 만큼 사회문제로 확산되기도 했다.





    고위층자녀들 군 기피현상 갈수록 심해져

    북한 젊은이들도 통과의례로 거쳐야 하는 군입대를 기피하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와 비슷하다. 70년대까지는 제대후 군경력이 지위와 승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북한에서 군복무는 큰 명예였다. 당시 고위층 자녀들은 일반주민들처럼 10년이상의 복무 대신 3~4년만 군인생활을 한 뒤 대학에 진학, 당간부로서의 최상의 조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귀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80년대 들어서면서 외화바람으로 인해 이들의 군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당간부 직업은 장래성이 없으며 외화를 갖는 것만이 최상이라는 인식이 사회전반에 만연됐기 때문이다. 고위층은 자녀들이 고등중학교를 졸업하면 군대가 아닌 대외부문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대학에 진학시켰다.

    이에따라 북한은 88년께 비서국 비준대상(성, 위원회의 국장급이상) 간부자녀들에 한해 대학진학전 2년이상의 군대 또는 직장생활을 의무화시켰지만 기피방법은 더욱 교묘해했다. 고위층은 자녀를 사무직이나 외화벌이, 무역부문에 노동자로 배치해 2년뒤 기회를 보아 대학에 보내는 방식을 택하거나 형식적인 노동근무 조차 피해가기도 했다. 군부가 득세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고위층 자녀들의 군기피현상은 갈수록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고위층 귀순자들은 말하고 있다.

    정리=이태규·주간한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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