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IMF 1년6개월] '졸업축하연'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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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25 18:56:00




  • 최근 국내 주요 경제 지표들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경기 회복세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99년 1·4분기 경제성장률이 4.6%를 기록하였고 종합주가지수, 산업생산지수 등도 IMF이전 수준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환보유고가 97년말 204억 달러에서 99년 5월 15일 현재 600억 달러를 넘어 선 것으로 발표되어 외환 금융 위기의 재발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IMF 이전의 95% 수준에 불과하고, 4월중 실업률이 7.2%(IMF 이전 2.6%)에 달하고 있어 경기 회복세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또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일부에서는 투기 조짐이 일어나고 있고, 백화점 매출과 해외 여행객이 크게 늘어나는 등 가계 소비의 과열 현상도 있다. 자칫 IMF경제 위기로부터 얻은 교훈을 망각하고 개혁을 소홀히 함으로써 다시 위기를 맞이하거나 경제가 정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든다. 따라서 IMF 경제 위기의 완전한 극복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각 경제 주체들이 남은 과제들을 충실히 해결해나가는 의지와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합리적이고 건전한 소비실천 필요

    우선 가계는 경기 회복세를 주도할 주체라는 인식을 가지고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소비와 저축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국내 총생산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 경기 회복세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소비 행태는 백화점의 바겐세일 열풍, 대형 고급 제품의 구매 등 충동적이고 과시적인 측면을 보여줌으로써 합리적인 소비와는 조금 거리가 먼 것으로 느껴진다. 백화점의 바겐세일 기간 제한이 없어지면서 예년보다 자주 바겐세일이 펼쳐져 충동적인 구매를 자극하는 경향도 있지만, 소비자들도 무작정 백화점에 가서 계획없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또 고가의 대형 냉장고나 외제 수입 브랜드에 대한 소비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과시적인 소비 문화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러한 충동적이고 과시적인 소비는 경제가 조금이라도 불안정해지면 다시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에, 내수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한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뿐이다. 그러므로 각 가계들이 합리적이고 건전한 소비를 실천함으로써 경제 성장의 튼튼한 엔진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저축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과도한 투기적 자세를 지양하고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저축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 열풍과 더불어 ‘묻지마 투자’ ‘가계 대출 자금 투자’ 등 한탕주의에 편승한 주식 투자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가계 자체의 위험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거품을 형성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미래 대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

    금융 및 기업 부문에서는 지속적인 구조조정 이행과 재도약을 위한 경쟁력 제고 노력이 요구된다. 금융 부문에서는 98년 9월말 1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부실 재발 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감독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상당수의 부실 금융기관이 퇴출되거나 은행간 합병이 이루어졌다. 기업 부문에서는 빅딜 등을 통한 핵심 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고, 부채 비율 축소를 위한 재무 구조 개선 작업도 병행해서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부실 정리 미흡으로 인한 추가 부실 가능성이 대두되는가 하면, 기업에서는 구조조정 의지가 조금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러므로 금융기관들은 현재 진행중인 부실 채권 정리를 좀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한 후 경영 효율화와 신용평가 기능 육성을 통해 금융의 선진화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구조조정 계획을 목표대로 실천함으로써 구조조정을 마무리지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향후 기업이 새롭게 성장하는데 기반이 될 수 있는 경쟁력 분야에도 눈을 돌려야 할 시기이다. 특히 구조조정으로 말미암아 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많이 악화했으므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미래에 대비해 나가는 안목이 절실히 필요하다.





    규제개혁의 지속적 추진

    정부 및 공공부문에서는 규제 개혁의 지속적 추진, 공기업 민영화 계획의 완수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나가고, 사회안전망이나 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외환 위기 이후 각종 정부 규제들이 완화되었고, 외환위기 이전 108개이던 공기업도 102개로 줄어드는 등 가시적인 개혁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 정부 조직 개편을 보면 2개 처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작고 효율적인 정부와 약간 거리가 멀고, 2001년까지 공기업을 21개로 줄이겠다는 공기업 민영화도 올해 들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규제 개혁에 대한 체감 정도를 평가해 이를 제고시켜 나가는데 목표를 둘 필요가 있다. 또 효율적인 공기업 민영화 추진을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합동으로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신속하고 효과적인 민영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생계 지원이나 실업 급여를 확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재취업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직업 훈련과 같은 생산적 복지 정책이 더 필요할 것이다.





    ‘일시적 호황’에 긴장 풀면 안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99년도 세계 경쟁력 연감”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조사대상 47개국 중 38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순위는 95년 26위, 97년 30위로 국가 경쟁력이 계속 하락 추세에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그리고 외국 일부에서는 한국이 자기만족에 빠져 각종 개혁을 소홀히 하게 되면 다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를 보더라도 일시적인 호황에 만족해 근본적인 개혁을 미룸으로써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지금이 훨씬 더 중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모든 경제 주체들이 IMF 경제 위기 직후의 자세로 돌아가 남은 과제들을 묵묵히 실천해 나가는 듬직함이 요구된다.



    정희식·현대경제연구원 주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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