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춘투] 흔들리는 민노총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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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04 19:35:00




  • 민주노총이 지난 96년 공식출범한 이후 3년만에 투쟁방향을 놓고 전환점을 맞았다.

    한국통신 노조가 26일 파업을 유보한데 이어 서울지하철 노조도 파업을 전격철회, 총파업투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조직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4월26일 밤부터 27일 새벽까지 서울 명동성당에서 향후 진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지하철파업이 실패로 돌아간 원인중 하나가 언론이 파업의 당위성이나 구조조정의 심각성, 공사측의 단체협약 위반등의 내

    그러나 언론의 ‘악의성’을 차치하고라도 민주노총의 내분은 지하철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기 직전인 26일 이갑용(李甲用)위원장이 투쟁목표와 방향에 대한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한 직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이위원장이 공공연맹과 지하철노조는 구조조정의

    따라서 지하철 파업 철회후 지도부 인책론이 나올 것이라는 것은 예상됐던 수순이었다. 이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의 상황인식과 조직 장악력이 부족해 ‘백기투항’할 수 밖에 없었고 이 패배로 조직 자체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노총 지도부는 총력투쟁을 내걸었지만 파업 8일을 끌어온 지하철 노조를 빼면 다른 사업장의 참여도는 미미했다. 공공연맹 파업 첫 날인 19일만해도 민주노총은 21개 사업장에서 2만2,000여명이 파업했다고 투쟁열기를 자신했다. 그러나 국민의료

    보험공단이 26일 파업을 유보했고 27일 부산지하철 노조의 재파업시도도 무산돼 민주노총은 대기업 강성노조들이 모인 금속산업연맹의 27~28일 파업에 기대를 걸었었다. 파업열기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당장은 메이데이투쟁 등 대규모 집회로 투쟁분위기를 고조시키려 열중해 왔다. 특히 정부가 파업 이상으로 부담을 느끼는 노학연대, 실업자 도시빈민 등과 연계한 반정부투쟁을 주도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한 간부는 이에대해 “사업장별로 임단협 협상이 본격화하는 5월을 앞두고 있어 현재로서는 투쟁열기를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메이데이집회 등으로 노동자탄압에 대한 대규모 규탄시위를 벌이면서 동조파업을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현 단계에서 민주노총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첫째는 끝까지 투쟁을 계속하는 강경책이고 둘째는 적정수준에서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는 화해책이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로 볼 때 민주노총은 전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위원장은 현재 벼랑끝에 몰려 있어 결국 강경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민주노총은 어려움을 각오해야 한다. 이 위원장이 실업자, 도시빈민, 농민 등과 연대하는 정치투쟁을 포함, 결사항전을 한뒤 사퇴하거나 사법처리될 경우 차기 지도부를 출범시키는 과정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민주노총을 단일조직으로 이끌어갈 지도력이 있는 거의 유일한 인사로 거론되고있는 단병호 전 금속연맹위원장은 현재 수감중이고, 민주노총의 양대세력인 금속연맹과 공공연맹은 체질적으로 융합되기 어려운 조직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민주노총이 과감하게 투쟁방향을 선회하는 두번째 방법은 ‘백기투항’ 으로 비쳐지기 때문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이라는 조직 자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이 방법을 택할수도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총력투쟁 강행→현지도부 옥쇄→차기지도부 구성→공중분해로 이어질 지도 모르는 위험한 수순을 밟기 보다는 적정한 시기에서 투쟁방향을 선회, 조직을 보호하고 힘을 축적시키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 위원장의 사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형상이나마 총파업투쟁을 이끌었던 현 지도부가 방향선회를 하기는 어려운 만큼 지도부를 개편, 투쟁방향에 대한 융통성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가 민주노총이 투쟁방향을 선회할 수 있는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 있다.

    정부는 민주노총이 투쟁노선을 완전 포기하고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지 않는 한 어떠한 형태의 대화도 실익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대해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민주노총과 정부가 조금씩 양보하고 노사정위를복원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남영진 주간한국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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