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아버지의 이름으로 나서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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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19 18:38:00




  • 우리 정치문화에서 ‘대물림정치’는 아직 일반화한게 아니다. 더구나 전·현직 대통령 아들들의 정치 입문은 그 자체가 큰 화제이다. 대통령 아들 한 사람만 선거에 출마해도 작지않은 뉴스거리가 될 텐데 내년 16대 총선에선 무려 네 명의 전·현직 대통령 아들이 출마할 가능성이 있어 벌써부터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홍일(金弘一) 김현철(金賢哲) 전재국(全宰國) 노재헌(盧載憲). 김홍일씨는 김대중 현대통령의 장남이고 김현철씨는 김영삼 전대통령의 차남이다. 전재국씨는 5공을 이끌었던 전두환 전대통령의 장남이며 노재헌씨는 6공의 총수였던 노태우 전대통령의 외아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16대총선 출마자 명단에서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김홍일, 지역구 활동 활발한 현역의원

    우선 김홍일씨. 아버지인 DJ는 네 명의 대통령중 가장 순서가 늦지만 김씨는 네 명의 대통령 아들중 정치이력면에서 선두주자이다. 최연장자인 탓도 있지만 아버지가 야당 총재일 때부터 일찌감치 정치에 투신, 옥고도 같이 치르는등 간단치않은 정치경력을 쌓아왔다. 그의 현재 신분은 전남 목포·신안갑 지역구 출신 국민회의 의원. 김대통령이 14대 대선에서 낙선, 정계에서 은퇴한뒤 당시 민주당 권노갑의원으로부터 목포지구당을 물려받아 정계에 공식 입문했다. 그 뒤 DJ의 정계복귀에 이은 국민회의 창당때 당연히 국민회의에 합류, 아버지가 총재인 당에서 아들이 지구당위원장을 맡는 보기드문 사례의 주인공이 됐다. 또 15대 총선때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 “아버지가 정치권에서 물러났을 때 정계에 들어왔고 독립된 정치인으로서 충분히 활동할 수 있는 나이와 경력의 소유자”라는 이유로 목포·신안 갑에 출마, 당선됐다.

    일부에서는 김의원의 16대 총선 출마를 부담스럽게 보는 시각도 나온다. 우리 정치사상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아버지의 재임기간 아버지의 공천장을 받아 선거에 나선 일이 없다는 점이 이유다.

    그러나 김의원측은 이를 강하게 일축하고 있다. “김의원은 자기 만의 정치 목표와 철학을 갖고 나름의 정치 인생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김의원은 최근 지역구활동을 이전보다 더욱 강화함으로써 재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김의원이 중앙정치 때문에 여유가 없으면 부인이 대신 지역구 행사를 챙길 정도로 가족의 열의도 대단하다고 한다. 김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전남도청의 무안 유치가 16대총선을 겨냥한 ‘지역구사업’의 하나였음을 설명하기도 했다.





    전재국, 본인부인불구 ‘살아있는 카드’

    다음은 전재국씨. 현재 존 그리셤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출간하는 출판사로 유명한 시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본인은 “사업외에 다른 일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정계입문설을 일축하고 있다. 알려지기로는 그의 아버지인 전전대통령과 어머니 이순자씨도 아들의 정계진출을 별로 탐탁하지 않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 5공 핵심인사들도 보스인 전 전대통령의 이같은 속내를 알기 때문에 섣불리 재국씨의 총선 출마 문제를 거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5공진영의 속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 보면 재국씨의 총선 출마 문제는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임을 알 수 있다. 특히 TK 정치권등에서는 그의 출마 여부를 내년 총선의 핵심변수중 하나인 5공신당 창당문제 등과 관련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전대통령의 고향인 합천이나 5공의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한 대구가 출마 후보지로 꼽힌다.

    한 5공 관계자는 “5공의 명예회복을 위해 상징적 의미가 있는 재국씨가 선거에 나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 연희동캠프 내부에서 적지않아 상황은 가변적”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화려한 이력’ 강한 정치 욕구

    김현철씨는 어떤 면에서 아버지보다도 더 ‘유명한’ 정치인이다. 문민정부 후반을 ‘화려하게’ 장식한 정치스캔들의 주인공으로 검찰 수사결과 김영삼정권의 2인자로서 현실 정치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었음이 확인됐다.

    그의 정치입문 시도는 아버지 재임시절인 15대 총선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권 핵심부에서 그를 YS 고향인 거제에서 출마시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게 정설로 돼 있다. 실제로 당시 여당 거제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김봉조 전의원은 지역구를 내놓고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하라는 여권 핵심부의 압력에 견디다 못해 청와대로 찾아가 YS의 진의를 알아보는 해프닝까지 일어났었다. 결국 김전의원이 강하게 버티는 바람에 김씨의 거제 입성은 불가능해졌고 다시 YS의 지역구였던 부산 서구 출마문제가 검토됐으나 결국 “현직대통령의 아들이 총선에 나오는 것은 국민 정서상 맞지 않다”는 여론에 밀려 없던 일로 됐다. 하지만 김전의원은 ‘괘씸죄’탓인지 지역구를 김기춘 전검찰총장(현의원)에게 물려줘야 했다.

    이같은 이력을 반영하듯 현철씨의 정치 재개 욕구는 현재 매우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아버지인 김영삼전대통령까지도 아들의 정치 입문을 강력히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철씨의 출마는 사면·복권이 전제돼야 한다. 고법의 재심, 대법원 최종 확정심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총선전에 형이 확정돼 사면·복권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어떻든 그는 사면·복권될 경우 경남 거제나 부산 서구 출마가 유력시 된다. 주변 인사들은 “아버지와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철씨 입장에선 사면복권이 되면 정치 외에는 달리 길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노재헌, 접었던 정치꿈 “펼까 말까”

    노재헌씨는 정치권에 들어갔다 아버지 때문에 정치의 꿈을 스스로 접었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아버지의 퇴임후 구민자당의 대구 동을 지구당위원장을 맡았다가 95년 ‘노태우비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스스로 지구당위원장직을 내놓고 정치권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것. 물론 총선에 나서지도 못했다. 그는 그후 미국에 유학, 현재 워싱턴 조지타운대 로스쿨에 다니고 있다.

    그의 출마는 현재로선 반반이라는게 측근들의 전언.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는 어머니인 김옥숙씨. 노태우전대통령은 유보적이라고 하며 재헌씨의 부인은 “대구보다는 서울이 낫지 않느냐”며 조건부 찬성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헌씨 자신은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지난 4월 친조모 장례식 참석차 대구에 들러 지구당위원장시절 측근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 출마를 강력히 권유받았지만 ‘좀 더 두고 보자’며 뚜렷한 결심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와 가까운 사람들은 “이미 일부 측근인사들이 과거 지구당위원장으로 있던 대구 동을 현지 분위기를 조사한 결과, 총선에 나가면 당선가능성이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면서 “공부가 일단 마무리되는 9월이나 10월께 노씨가 서울에 와서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효섭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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