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경제전망대] 윤곽 드러낼 '데이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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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04 16:27:00




  • 우리경제는 4월중 한꺼번에 밀어닥친 고비를 아주 다행스럽게 넘겼다. IMF관리체제이후 처음으로 노사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라 모두를 긴장시켰으나 극적으로 수습됐고 좀처럼 풀리지 않던 재벌개혁은 ‘4·27 정부·재계간담회’를 계기로 하나의 매듭을 지었다. 하나같이 지난주에 있었던 일들이다.

    이같은 좋은 분위기는 주말까지 이어져 급기야 우리 경제의 회복속도가 아주 빨라졌다는 정부의 공식발표가 있었고 4월30일 김대중대통령은 그동안 일관했던 올 성장률 2%를 4%로 올려잡기까지 했다. 일반적으로 프로2년차에 슬럼프에 빠진다는 ‘2년생 징크스’를 우리나라가 완전히 극복한 것으로까지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주에는 따라서 보다 새로운 현안, 즉 고비를 넘긴 여러 현상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 경기가 과열됐는지, 현재의 환율이 적정한지 등 거시적인 현안들이 분명한 논쟁거리로 대두될 전망이다. 이는 특히 주가와 막바로 연결돼 주식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파장이 종합주가지수 800돌파여부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중반부터 본격화한 삼성과 LG그룹의 데이콤 지분경쟁은 한국중공업, 대한생명 등 시장에 나온 기업의 본격적인 인수전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경제 각 분야에 대한 진단과 처방, 기업인수 등을 놓고 정부부처간, 정부와 연구소간, 재벌그룹간 일대 혼전이 예고돼 있는 것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을 현안은 역시 재벌그룹이 얽혀 한치도 양보하지 않고있는 기업인수전이다. 이를 좀더 좁혀 말하면 데이콤에 대한 삼성과 LG의 인수경쟁이다. 여기에는 동양그룹과 현대 대우 등 다른 그룹들까지 얽혀 물고 물리는 양상이다.





    데이콤 향방 동양지분에 달려, 주가는 상승세 이어갈 듯

    현재 LG는 정부의 ‘5%이상 데이콤지분을 가질 수 없다’는 족쇄(019PCS사업권을 확보하면서 정부에 낸 각서)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우호주주를 포함해 모두 33%의 지분을 바탕으로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23.9%의 지분을 갖고있는 삼성이 여기에 제동을 걸고 나서 동양의 지분까지 확보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동양의 지분은 16.7%. 삼성이든 LG든 동양의 지분만 확보하면 데이콤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양사의 데이콤 인수전은 이번주중 동양지분 인수전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 사이에 LG와 동양의 제휴사실이 전해지면서 삼성의 ‘도덕성’을 문제삼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경제논리’를 내세우는 삼성의 논리와 기세 또한 만만치 않아 쉽사리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와 삼성의 데이콤인수전은 주초부터 더욱 노골화한다. 3일 LG는 5%지분제한 족쇄해제를 공식 요청했고 삼성은 4일 그룹 사장단회의를 통해 보다 정리된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힌다. 캐스팅보트를 쥔 동양그룹은 5일이나 6일 그룹회장이 귀국하는대로 입장을 구체화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공동경영’을 1안으로 하되 불가피할 경우 최소 1조원은 받고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수년내 보기 어려운 재벌간 치열한 싸움을 보다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서는 두가지 궁금증을 바닥에 깔아야 할 것 같다. 우선 ‘삼성이 진짜 데이콤을 인수하려 하는가’하는 점이다. 데이콤은 사실 구본무 LG회장이 청와대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인수의사를 분명히 해 재계에서는 LG쪽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삼성이 데이콤 인수의사를 여러 경로를 통해 공식화하고 있으나 ‘삼성이 전략적으로 데이콤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시각들이 적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공기업인수 등 후에 발생할 보다 큰 현안에 명분을 쌓기위해 짐짓 데이콤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싸움에 직접적으로 말려든 동양이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인지와 대우와 현대 SK 등 경쟁그룹들이 링위에 올라선 LG와 삼성중 누구를 응원하느냐이다. 사안에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재계의 이합집산이 이번 데이콤 인수전에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주가는 이번주중 재차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말 연 이틀에 걸친 조정이 힘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주에는 주식투자자나 재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피곤하지 않은 화제거리가 풍성하게 제공될 것 같다.

    이종재·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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