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편집실에서]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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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13 15:26:00




  • 우리사회에서 혈연은 푸근한 삶의 원동력이면서 합리성을 저해하는 요소로도 작용해왔습니다. 혈연은 선거때만 되면 지연과 함께 부정적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왔지요. 선거때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어떻게든 혈연이나 지연을 찾아 줄대기에 혈안들입니다. 공정한 경쟁의 룰을 무력화시키는 행태들로 패거리문화의 근원입니다.

    최근 눈길을 끈 사진 두장과 언론에 많이 오르내린 형제들을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사진은 자민련 박태준총재와 그의 사위이자 한나라당 송파갑 재선거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가 사퇴한 고승덕 변호사, 김종필총리와 그의 사촌처제인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를 담은 것입니다. 고변호사의 사퇴발표 기자회견인 전자는 멋적은 모습이고 박부총재의 후원회장소인 후자는 환하게 웃는 것이었습니다.

    형제들은 유종근 전북도지사와 유종성 경실련사무총장, 이수인 의원과 이수성 민주평통수석부의장, 장영식 전한전사장과 장재식 국민회의 의원 입니다.

    유전북지사는 미스터리 도둑 김강룡사건의 피해자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유지사는 자신의 현장검증 거부에 대해 여론조사를 했다가 부정적인 견해가 69%로 훨씬 많자 문제의 문항을 서둘러 바꾸기도 했지요. 그의 동생인 유종성 경실련사무총장은 신문칼럼 표절로 시작된 내분으로 일부 상근자들이 집단사표를 내고 지역 경실련들이 사퇴를 촉구하는 파동을 겪었습니다. 현정권과 너무 가까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지요. 유총장은 부천세도사건때 부천경실련의 책임자였습니다. 당시 그는 시민단체의 위력을 한껏 발휘했고 그같은 공로가 인정돼 문민정부때이던 97년 김현철씨 비디오사건으로 위기에 처했던 경실련의 실질적인 리더인 사무총장이 됐습니다. 그런 그가 국민의 정부 들어 조직내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쳤던 것입니다. 홍역은 가라앉은 상태이나 경실련이나 유총장 자신에게 흉터가 남았습니다.

    이수인의원은 항명을 이유로 한나라당에서 제명을 당했습니다. 그는 당의 지시와 달리 노사정위법 심의에 참여, 법안이 통과되는데 일조를 했지요. 98년 2월 김종필총리 인준 찬성의사 표시, 같은해 12월 교원노조법안 반대 기권표 등 당론에 맞선 전력들도 있습니다. 96년 총선에서 민주당 전국구 의원이 된 뒤 97년 대선직전 민주당이 신한국당과 합당할 때 합류했던 이의원은 제명을 당한뒤 “당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생각했다.

    국익보다 당리를 뒤로 미뤘다는 이유로 제명처분을 받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개혁통합세력이 나타나지 않는한 움직이지 않겠다”고 말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지키면서 마음에 맞는 세력이 나타나면 당적을 가질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의원의 형인 이수성 민주평통수석부의장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패한뒤 평통수석부의장을 맡았지요. 요즘 이수석부의장은 8월 열리는 국민회의 전당대회에서 동교동계가 당대표로 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장영식씨가 한전사장직에서 사퇴한 배경에 대해 논란이 있었습니다. 산자부장관과의 불화설이 그중의 하나입니다. 그는 대통령이 물러나라고 하기 전에는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물러난 그는 이임식에서 “본인이 한전을 떠나는 것은 도중하차일 뿐 불명예 퇴진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전경영에 관한한 나는 당당하다. 직설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 본인의 스타일이 문제가 된다면 유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신문은 그의 동생인 국민회의 장재식의원이 앞으로 있을 개각에서 입각설이 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정국 파행의 원인제공자의 한사람인 고변호사가 장인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밝힌 사퇴이유는 ‘피’였습니다. 한나라당은 고변호사 사퇴뒤 이한구대우경제연구소장을 후보로 추진했으나 김용환 자민련부총재와 동서지간이어서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세인들은 일련의 사태를 두고 당사자들의 변이나 아픈 마음과는 무관하게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말합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시끄러운 정치판에 대한 걱정이기도 합니다.





    정재룡 주간한국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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