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인사태풍 전야, 어수선한 공직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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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25 19:03:00




  • 제2차 정부 조직개편의 후유증으로 공직사회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당장에 인력감축을 위한 선별작업이 시작되는데다 직제조정은 물론 개각까지 겹쳐 있어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일부 부처에는 누구 누구가 퇴출된다는 등 살생부 얘기가 파다하다. 살아남기 위해 또는 승진을 위해 지연 학연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직원들이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명되기도 한다. 불안감과 기대감이 엇갈리면서 관가는 온통 인사설로 뒤덮여 있다. 여기에다 새로 생기는 부처들은 좁은 세종로 청사에 둥지를 마련하느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많은 부처들이 직제개편에 의한 사무실 재배치 작업 때문에 어수선하기 그지없는 상태이다.





    두명이상만 모이면 ‘수근수근’

    정부세종로청사의 한 공무원은 “점심이나 저녁시간에 모이기만 하면 온통 ‘누가 어느 자리로 간다더라’, ‘이번에는 승진폭이 어느 정도 될까’ 등 대부분 인사와 관련된 얘기”라고 말했다.

    행정자치부는 신설되는 1급 자리인 중앙인사위 사무처장은 그동안 인사업무를 담당해왔던 행자부 몫이 아니겠느냐며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옛 총무처와 행자부 전·현직 인사국장들을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고시관리과와 고시출제과, 재난관리과와 안전지도과, 조사담당관과 감사담당관이 각각 통합돼 같은 국 소속의 직원들 끼리 생존 싸움을 벌여야 할 형편. 더욱이 6월에 귀국 예정인 해외파견 인원등 3-4급 초과현원만도 9명에 이르러 보직을 받고 있는 간부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방부는 인사국과 복지근무국이 통합되면서 국장이 1명 줄게되자 육군과 공군간에 신경전이 대단하다. 현재 인사국장은 육군이 맡고 있으나 복지근무국장은 국방부내에서 유일하게 공군이 맡고 있는 보직이다. 육군의 경우 대군으로서 전체 군의 인사제도등을 관리하는 보직을 결코 놓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으나 공군은 이 자리 마저 내놓는다면 공군이 국방부 행정체계속에 존재할 이유도 명분도 없어진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단순한 보직 경쟁이 아니라 군 대 군의 자존심이 걸린 대회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직제개편을 통해 과장급 이상 11개 자리가 없어지는 통일부도 적잖이 술렁대고 있다. 2-4급에서 신설되는 자리가 두곳 뿐이라 승진을 거의 기대하기 힘든 상황. 일부 과장은 당장 보직을 받지 못하면 대기발령상태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며 탐색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신설된 정보화담당관(4급) 자리에는 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1-4급 8명의 자리가 없어지게 되자 일부에서는 “00년생 이하는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가 아니냐”고 미리 애드벌룬을 띄우는 분위기. 한 간부는 “앞으로 어떤 자리로갈지 불투명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보직받기가 쉽지않을 것 같아 당분간 대기발령상태를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소판 자리, 부처마다 신경전

    노동부는 이번 개편에서 고용보험심의관 한자리만 없어지는 소폭조정이 이뤄진데다 대폭적인 승진, 물갈이 인사가 예고되고 있어 인사적체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근로복지공단, 산업인력공단 등 산하기관 임원들의 임기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그리로 갈 인원이 최소 240여명에 이르러 대규모 자리바꿈과 연쇄 승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무성하다.

    직제 개편에 따른 중하위직 인사까지 마무리되고 조직이 안정될 때까지 공직사회는 한동안 ‘인사 홍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조직개편이 시행될 때 마다 늘 희생양이 되어온 하위직 공무원들은 거의 일손을 놓은채 눈치만 살피는 실정이다. 한 공무원은 “부처별로 전체 감축인원을 맞추기 위해 이번에도 하위직들을 대거 희생시킬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며 불안해 했다.

    이러한 인사 문제 말고도 관가를 어지럽게 만드는 것은 새로운 사무실 찾기이다.

    공보실이 확대개편되는 국정홍보처나 신설되는 중앙인사위, 기획예산처, 문화재청은 사무실은 물론 에다 의자, 책상 등 새 집기까지 장만해야 하기 때문에 일이 적지않다.

    또 이번 개편으로 4급이상 241개 자리와 120개 실,국,과가 없어지는 등 대규모 통폐합이 이뤄진 만큼 기존 부처들도 전면적으로 사무실을 재배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한다. 행정자치부 청사관리소는 신설 부처의 장이 임명되고 개별 실,국,과의 구체적 인원이 나와야 본격적으로 사무실 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기획예산위와 예산청이 통합된 기획예산처나 문화재관리국이 승격된 문화재청 사무실 문제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좁은 세종로청사, 공간 마련에 골머리

    지난해 1차 조직개편당시 기획예산위와 예산청 통합에 대비, 서울 서초동 옛 조달청 건물에 나란히 입주해있기 때문에 간판만 바꿔달면 되고 정부대전청사의 문화재청도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중앙인사위나 국정홍보처는 모두 대통령 직속기관이거나 관심이 큰 부서여서 정부 세종로청사에 입주시켜야 하나 이곳의 공간이 너무 협소해 행자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종로청사는 2,500명이 적정 거주규모인데도 현재 3,504명이 상주, 적정규모를 40% 이상 초과한 상태이기 때문에 신설 부처에 공간을 내줄수 없는 형편이다. 때문에 정원 66명의 중앙인사위나 277명의 국정홍보처는 셋방살이가 불가피하다. 중앙인사위는 대통령 직속기구이기 때문에 청와대 주변의 적당한 건물에 임대로 들어가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국정홍보처는 해외홍보원 등 산하기관은 기존 사무실을 유지하더라도 본부의 경우 공보실 인력에 30명 가량이 늘어 세종로청사에 독자 공간을 확보하기 힘들어 임대사무실을 물색중이다.



    손태규 주간한국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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