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그린 위의 '코리아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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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04 16:24:00




  • 세계 무대에서 한국 남녀 프로골퍼들의 선전이 눈부시다. 최경주 구옥희 일본 그린 동시 평정, 김미현 첫 미국 LPGA 10위권 진입, 박지은 미국 아마대회 54번째 우승, 한희원 일본 투어 4번째 준우승. 지난달 25일 하루만의 일이다.

    현재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뛰고 있는 한국 골퍼들은 겨우 10여명. 이들이 하루에 거둔 성적치고는 놀라운 전과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미국에서 신화를 창조한 박세리, 10여년 동안 꾸준히 일본 그린을 공략해온 구옥희 등의 활약으로 세계 정상 도전의 가능성을 보여온 한국 골퍼들이 이제 무섭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김미현. 미국 LPGA 입문 3개월만에 10위내에 드는 탄탄한 기량을 과시했다. 김미현은 조지아주 스톡브리지 이글스랜딩CC에서 끝난 칙필A채리티대회에서 2라운드 한때 선두를 달리는등 정상 문턱에 접근했으나 3라운드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아깝게 공동 9위에 그쳤다.





    김미현, 열악한 조건 속에 박세리 버금가는 활약

    김미현은 2라운드에서 이전 보다 훨씬 안정된 드라이버 샷과 쇼트 게임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7언더파 65타라는 놀라운 기록을 작성하며 공동선두에 나서 미국 데뷔 이후 9번째 대회만에 첫 우승의 꿈을 부풀렸다.

    그러나 마지막 3라운드는 하늘이 돕지를 않았다. 느닷없이 내린 비가 더위에 강한 김미현의 상승 무드를 꺽은 것이다. 결국 1오버파 71타에 그치고 말았다. 이어 30일 부터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 벌어진 머틀비치 클래식에서도 폭우로 4라운드중 2라운드가 취소되는 바람에 제대로 기량을 펼쳐보지도 못한채 하위권에 머물고 말았다. 김미현의 천적은 비인 셈이다. 이 대회에서는 박세리도 20위권에 처졌다.

    하지만 지난해 4관왕 박세리가 6월의 US오픈에서 첫 우승 테이프를 끊기 전 까지 20위내에도 제대로 들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김미현의 진전은 대단하다. LPGA는 미국 전역에서 일년중 무려 43개 대회를 연다. 웬만한 체력이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는 강행군. 선수들은 모든 대회에 다 참가하는 것은 아니나 내년 대회 참가권을 확보하기 위해 되도록 많은 대회에 나간다. 쉽게 상위권에 들기 어려운 신인일 경우 한 곳이라도 더 악착같이 참가해 한푼이라도 상금을 더 챙기는 것이 필수다.

    157cm의 작은 체격인 김미현이 이국 생활에 적응하며 빠듯한 스케쥴에 맞추는 것은 보통 고역이 아닐 것이다. 지난해 박세리 처럼 대기업의 지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적어도 지금까지는 박세리에 견줄 만한 활약을 하는 것이다.





    최경주 국제대회 첫 정상, 구옥희 꾸준한 플레이

    최경주 구옥희의 동반 우승은 97년 김종덕과 고우순의 동시 제패에 이어 두번째. 일본 PGA 메이저 타이틀인 기린오픈(총상금 1억엔)과 LPGA 나수오가와대회(총상금 5,000만엔)로 대회도 똑 같다.

    ‘필드의 마이크 타이슨’ 이라 불리는 최경주는 해외 진출의 집념이 남 다르다. 그만큼 좌절도 깊었다. 역도 선수 출신으로 단단한 체력을 바탕으로 국내 무대를 석권하던 최경주는 지난해 영국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했으나 예선탈락하고 말았다. 이어 미국 PGA투어 테스트에도 참가했으나 역시 실패.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했던 그가 마침내 기린오픈 우승으로 해외 첫 정상을 기록하며 반분이나마 푼 것이다.

    최경주는 이바라키GC에서 열린 대회에서 3라운드 합계 9언더파 204타로 인도의 지브 밀카싱과 동타를 이뤘으나 연장 첫홀에서 승리했다.

    구옥희는 나수오가와GC의 대회에서 2라운드 합계 1언더파 143타로 정상에 올랐다. 일본 투어 통산 15승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것이다. 한때 미국무대에서도 정상급 골퍼로 활약했던 구옥희는 44세의 나이에도 한해 1승씩을 올리는 안정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현역 선수중 첫번째로 해외 필드에 도전했던 그는 건실한 생활과 기복없는 플레이로 후배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 대회에서는 한때 국내에서 제2의 박세리로 꼽히던 한희원이 2위를 차지했으나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일본 LPGA 신인왕인 한희원은 데뷔 첫해 적어도 한두차례 우승은 틀림없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이번에도 첫날 3언더파 69타로 단독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비 때문에 한 라운드가 취소되는 바람에 2라운드 성적만으로 2위에 그친 것이다. 일본 진출 4번째의 준우승. 대선배 구옥희와 함께 나란히 1,2위를 차지 국내 팬들에겐 즐거움을 주었지만 하루 빨리 일본 무대를 평정한뒤 미국에 진출, 박세리 김미현 펄신 등과 합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미아마정상 박지은, 박세리도 회복세

    비록 아마추어지만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에 재학중인 박지은의 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박지은은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골프장에서 끝난 NCAA PAC_10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 합계 5언더파 211타로 우승했다. 주니어 대회를 포함, 미국 아마추어대회에서 무려 54번째 우승한 것이다. 박지은은 멀지않아 프로로 전향할 것으로 알려져 또 하나의 한국 여자골퍼 신화를 창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졌던 박세리도 서서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박세리는 머틀비치 클래식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보다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아직 우승을 못했는데 언제 가능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나는 이제 겨우 21세이다. 앞으로 15년 내지 20년 이상 선수로 뛸 것이므로 결코 조바심을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골프라는 운동의 특성을 잘 알지 못하면서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우승 준우승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박세리는 오는 14일 부터 일본 후쿠오카 고쿠사이CC에서 열리는 일본 LPGA 야쿠르트 레이디스 골프대회에서 한희원과 함께 1라운드를 치른다. 국내 라이벌이면서 지난해 미국과 일본의 신인상을 각각 수상했던 두사람이 오래만에 동반 티업을 하는 것이다. 두사람은 이에앞서 6일부터 시작되는 도쿄 군제컵 월드레이디스대회에도 함께 출전한다. 초반 성적이 좋을 경우 마지막 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편성돼 우승을 다툴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박세리는 6월4일 부터 미시시피주 웨스트포인트 올드웨이버리GC에서 열리는 US오픈 1, 2라운드 경기 때 박지은과 같은 조로 출발을 한다. 세계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회 규정상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과 US 아마추어 챔피언이 마지막 조에서 함께 티업을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골퍼의 실력이 전세계에 확실하게 알려지는 보기 드문 기회인 것이다. 이 대회에는 펄신도 예선 없이 바로 본선에 출전, 지난해 LPGA 첫 1승에 이은 재도약을 노린다.

    손태규·주간한국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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