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야구 해외파 "우리에게 좌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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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13 15:56:00




  • 출발이 좋다.

    미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해외파 선수들이 99시즌,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LA다저스 박찬호는 7일 현재 올시즌들어 6차례 선발등판, 3승2패를 기록하고 있다. 주니치 드래곤즈의 3인방 선동렬과 이종범, 이상훈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각 선수들의 시즌출발을 점검해본다.





    고장난거 아냐. 휴, 아니군…박찬호

    키를 돌렸는데 차의 시동이 제대로 안걸리는 경우가 있다. 다시 시도해봐도 역시 마찬가지 경우일 땐 불현듯 차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나 섬뜩해진다. 게다가 개운찮은 소음이라도 뿜어내면…. 그러나 액셀레이터에 발을 올리고 차를 도로위에 올려놓았더니, 웬걸 그렇게 시원하게 잘 나갈 수가 없다.

    LA다저스 박찬호가 이런 경우다. 올시즌 첫출발은 이상하리 만치 꼬였다. 4월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쿠펙스 견장을 달고 마운드에 오를 때만 해도 기세등등했다. 불의의 솔로홈런 2발을 허용했지만 7이닝동안 4안타밖에 허용하지 않았고 삼진은 7개나 낚았다. 그런데 팀타선의 지원을 받지못해 아쉽게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게다가 6회 애리조나의 4번 윌리엄스와 빈볼 시비까지 벌였다. 이후 시즌 출발의 보이지 않는 장애물 구실을 한 바로 그 빈볼성 실투였다.

    다음 등판예정일이던 4월 12일엔 11년만의 이변이 일어났다. 비 안오기로 유명한 로스앤젤레스를 비가 흠뻑 적시며 경기가 연기됐다. 박찬호의 등판도 자연 하루연기됐다. 그런데 일이 꼬일려고 드니 다음경기가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였다.

    다음날 애리조나팬들의 잡아먹을 듯한 야유가 퍼부어지는 가운데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이미 기싸움에서 지고 있었다. 혹시나 보복 당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더욱 움츠러들게 했다. 3회 애리조나의 트래비스 리에게 메이저리그 진출후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시즌 첫 패배.

    다음 등판경기인 샌디에이고전에 그 여파가 고스란히 이어졌다. 직구의 구위가 떨어지는게 눈으로 보였다. 겨우내 지나치게 체인지업만 다듬다 직구를 잃어버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형편없었다. 타선이 만들어준 3-0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3동점을 허용했다가 6회초 팀동료 데본 화이트의 스리런 홈런 덕에 겸연쩍은 첫승을 올릴 수 있었다.

    역시 야구는 멘탈스포츠. 한번 움츠러들기 시작하니 끝이없다. ‘잘 해야하는데…’라는 조바심이 더욱 몸을 사리게 했다. 게다가 내년시즌 계약문제가 올시즌의 성적에 달려있고 보면….

    ‘4·24참패’로 불리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치욕은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공격적 피칭의 부재와 직구의 실종은 카디널스 4번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쳐올리기 딱 좋은 공을 안겨주었고 타티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이닝서 두개의 만루홈런을 쏘는 대기록을 달성해냈다. 반면 박찬호는 2와3분의 2이닝동안 11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를 마치고 고개를 떨군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회복이 가능할까’‘이제 끝장 난 것 아닐까’무수한 추측들속에서 박찬호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다시 선발등판했다.

    차라리 극적이었다. 부진의 늪으로 잠수하느냐 다시 솟아오르냐는 기점이 1-2로 뒤지던 6회초 2사 1,2루서 박찬호가 타석에 들어선 순간이었다. 이미 앞선 타자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박찬호를 상대하기로 작정한 상대선발 우다드의 2구를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연결했다. 역전 2타점 결승 2루타. 마운드의 부진을 타격으로 만회한 순간이었다. 시즌 2승째.

    역시 심리적인 문제였다. 한번 기가 살자 그의 공은 예전의 위력을 되찾았다. 5월4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서 박찬호가 보여준 공은 완벽에 가까웠다. 각도 큰 변화구가 살아 움직였고 트레이드마크 ‘라이징 페스트볼’이 펑펑 꽂혔다. 우려처럼 결코 고장난게 아니었다. 시즌 3승째(2패)를 거두며 올시즌 목표인 20승을 향한 항진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동훈 체육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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