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유령', 할리우드 영화에 도전장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19 18:09:00




  • ‘할리우드 SFX에 도전한다.’

    할리우드 영화 ‘크림슨 타이드’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인간의 상상력과 그를 현실화하는 기술력의 힘’을 실감하게 하는 영화였다.

    냉전의 막바지, 구소련 강경군부 출신의 반란세력. 이들의 존재 때문에 빚어지는 미국내 보수 진보 양진영의 갈등. 냉전시대에 향수를 느끼는 보수군인 진 해크먼과 인텔리 신세대군인 덴젤 워싱턴의 대결은 압권이었다.

    흠잡을 데 없이 탁월한 설정이었지만 핵잠수함 내부의 정교한 촬영과 심해 특수촬영이 없었다면 그들의 명연기나 꽉짜인 구성도 빛이 많이 바랬을 것이다.

    우리 영화인들은 꿈을 영상으로 현실화하는 할리우드영화인들을 부러워하면서도 막대한 예산과 기술력 때문에 지레 주저앉곤 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인가. 특수촬영에 밝은 한 감독이 이에 도전장을 냈다.

    한국 최초의 잠수함 영화를 표방한 ‘유령’(우노필름제작·민병천감독)이 그것이다. 벌써부터 특수 촬영과 컴퓨터 그래픽, 그리고 정교한 잠수함 세트등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막바지 촬영과 후반 작업에 한창이다.

    ‘물 한방울 쓰지 않고 심해속 잠수함을 촬영한다’‘최민수와 정우성이 카리스마 대결을 벌인다’‘여자가 한명도 출연하지 않는다’‘잠수함 내부 세트 제작에만 2억5,000만원이 들었다’등 화제도 많다.

    바닷속 촬영이 필수적인 잠수함 영화는 부담이 많이 따르는 시도다. 왜냐하면 할리우드 영화의 특수 효과에 익숙한 영화팬들에게 적당한 눈속임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총 23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영화 ‘유령’의 기둥 줄거리와 출연진, 특수 촬영 기법와 컴퓨터 그래픽, 잠수함 모형과 내부 세트등을 소개한다.





    ◆특수촬영에 도전

    ‘유령’은 공일오비의 뮤직비디오 ‘21세기 모노리스’를 만들었던 신인 민병천감독(30)의 데뷔작이다. 민병천감독은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CF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특수효과에 남다른 관심과 재능을 보여왔다.

    ‘유령’은 구 소련으로부터 차관 대신 받은 핵잠수함과 심해가 주무대. 유령은 주민등록상 사망자로 처리된 승무원을 태운 채 함장만이 아는 특수 비밀 임무를 띄고 일본 영해로 출항한다. 과격한 국수주의자인 부함장 최민수가 함내 반란을 일으켜 함장을 살해하고 핵미사일로 일본을 공격하려하자 소령 정우성이 온몸으로 이를 저지한다. 두사람이 팽팽하게 대결하는 가운데 일본 잠수함과 피할 수 없는 일전도 벌어진다.

    심해 잠수함 촬영에 물을 한방울도 쓰지 않는 ‘드라이 포 엣’이 국내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 방식은 잠수함 주변을 스모그로 가득 채운 후 촬영하는 기법. ‘크림슨 타이드’와 또하나의 잠수함 영화인 ‘붉은 10월’도 이 방식을 사용했는데 제작 경비를 줄이면서 심해같은 생생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공기의 흐름과 관계없이 농도를 유지하는 특수 스모그가 필요하고 세심한 조명장치가 요구된다. 잠수함과 물을 구분짓기위해 스모그와 심해 암벽에 조명을 비춰 명암의 대비효과를 주는 간접 조명을 해야한다.

    한편 특수 스모그 촬영은 평균 30시간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스태프들은 전부 방독면을 써야 했다.

    하지만 잠수함 폭파와 어뢰 장면은 드라이 포 엣 기법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3차원 컴퓨터 그래픽이 동원된다. 잠수함 모형의 부분 폭파 부분과 폭파할 때의 기포를 따로 촬영하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화염과 기포가 하나로 합성된다. 또 잠수함 옆을 유영하는 고래와 플랭크톤도 3차원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진다.

    ‘유령’의 촬영중 3분의 2는 잠수함 내부 세트에서 이루어진다. 최민수와 정우성이 정면대결하며 두뇌싸움을 벌이는 곳이다. 사령실, 미사일 통제실, 어뢰실등 첨단 컴퓨터 장치가 부착된 잠수함 내부 세트는 외국의 핵잠수함 자료를 참고로 7개월에 걸쳐 제작됐다. 제작비는 2억5,000만원. 어둡고 무거운 함내의 분위기를 살리기위해 조명에 신경을 기울였다.

    특히 사령실에는 잠망경, 음파탐지 분석실, 조타실, 해도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고 카메라가 모든 각도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했다.

    잠수함 모형은 핵잠수함 유령 3대, 일본 잠수함 5대등 총 8대가 제작됐다. 유령 모형은 실제 모델인 구 소련 핵잠수함 시에라 Ⅱ(길이 111m)를 본 따 만들어졌는데 크기는 50분의 1, 20분의 1, 100분의 1. 재료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코드로 만들어졌고 받침대를 이용해 움직일 수 있다.





    ◆최민수와 정우성-터프가이 대결

    이런 특수 촬영과 컴퓨터 그래픽이 중요하지만 심해속 잠수함내 좁은 공간에서 최민수와 정우성의 격돌도 관심거리. 최민수가 30대 남자연기자를 대표한다면 정우성은 20대 청춘스타의 선두주자다. 카리스마 연기라면 일가견을 갖고 있는 두 배우는 강한 성격과 신념의 소유자로 분해 정면 충돌한다. 핵잠수함은 세계의 위상을 바꿀 수 있는 위력을 지녔기에 두사람은 목숨을 걸고 싸울 수 밖에 없다. 최민수는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모습에서 탈피, 카리스마를 지닌 눈빛으로 반란을 이끌고 정우성은 반항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현명한 판단력을 지닌 인물로 등장한다.

    할리우드의 잠수함영화 ‘크림슨 타이드’의 무모하리만치 저돌적인 함장 진 핵크만과 침착한 덴젤 워싱톤의 대립 구도를 연상케 한다.

    최민수는 자신이 맡은 부함장역에 대해 “긴장감과 중량감 있는 힘과 함께 인간적인 매력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라고 전제한 뒤 “유령은 내 연기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우성은“이번 역할을 통해 진짜 남성적인 연기가 무엇인지 몸소 깨닫고 있다”고.

    할리우드 영화에 정면 도전하는 ‘유령’은 첨단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을 총동원하며 한국 영화가 어디까지 왔는지 현주소를 알려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월 31일 개봉 예정.



    홍덕기·일간스포츠 연예부기자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