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바둑] '상금'만으론 살 수 없는 프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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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19 18:11:00




  • 이창호를 이기는 것보다는 쉬운 일이 얼마든지 있다? 최근 프로기사들의 생활방식에 다변화 바람이 일고있다. 꼭 즐거운 의미에서는 아닐지라도 소위 ‘레슨프로’로서 다양한 길이 개척되고 있는 것이다.

    프로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시합이다. 이창호가 십수개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무수한 상금을 ‘쌍끌이’해가는 시절이지만, 모든 프로기사가 다 그렇게 상금으로만 살아갈 수는 없다. 최근 상금내역을 살펴보면 한해동안 상금랭킹 10위에 속하는 기사가 총 3,0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와있으니 기타 잡수익을 합친다고 해도 150여 프로기사가 바둑으로서만 ‘밥’을 먹기는 힘든 실정이다.

    요즘은 오히려 보급프로라고 하여 대국보다는 아마추어를 상대로 한 레슨이나 바둑학원 경영 등 대국 외적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기사가 훨씬 많다. 더욱이 과거와는 달리 보급프로라고 해서 토너먼트 프로의 수입이나 지명도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으니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하는 느낌이다.

    먼저 이창호나 유창혁 조훈현 서봉수 등 정상급 대여섯명과 아직은 ‘타도 이창호’를 외치는 신예기사들 20여명이 토너먼트 기사로 분류된다. 그외 아직 40대초반의 고단진중 학구파로 분류되는 최규병이나 양재호 등 몇몇을 합쳐도 실제로 ‘목을 매달고’ 대국에 전념하는 이는 30명 안팎이다.

    그에 반해 보급프로는 다양한 편이다. 일단 후진양성에 매진하는 쪽이 많다. 권갑룡 허장회 김원 등은 아마추어 중에서도 프로를 지망하는 연구생 계열의 엘리트교육에 관심이 많다. 실제로 그들의 제자는 최근 입단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입단을 하려면 그들을 스승으로 모셔야 할 만큼 일가를 이룬 상태다.

    꼭 연구생 그룹은 아닐지라도 바둑도장이나 기원을 운영하며 짭짤한 활약을 펼치는 기사도 있다. 임선근 이홍렬은 연구실을 개설해놓고 수제자를 받는 중이고 강훈 한철균도 같은 부류다. 지방에서는 유병호(부천) 김기헌(평택) 차수권(일산)도 후진양성에 열심이다.

    한편 영상매체가 다변화하면서 바둑해설에도 눈을 돌린 기사가 수두룩하다. 일단 10여년전 ‘도전5강’으로 불리우던 김수장 백성호 서능욱 강훈 장수영은 바둑채널의 고정해설자다. 그외에도 홍태선 조대현 김수영 권경언 김영환 등이 이 분야에서 힘을 기울인다. 특히 바둑채널에는 이정원 남치형 등 여류기사도 한몫을 하는데 이미 이들은 방송에 얼굴이 많이 알려져 상당한 유명인이 된 상태다.

    그외 학교강의로 성가를 드높히는 기사도 있다. 정수현은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양상국도 성균관대에서 강단을 3년째 지킨다. 또 문용직은 정치학박사로서 강단에 서는 인물이다.

    꼭 이창호를 이기기 위해 매진하는 것만 프로의 길은 분명 아니다. 아마추어에게 한발 더 다가가는 것 또한 프로의 중차대한 임무다. 그러나 최근 경기한파로 인해 프로들도 활약무대가 좁아진 것이 이렇게 다양화된 길을 가게된 큰 연유가 된다.

    일일이 소개를 다 할 수는 없지만 그 외에도 도저히 프로기사라면 퍼뜩 떠오르지않는 바둑외적인 직업에 종사하는 프로들도 상당수다. 좋은 의미로서는 다양한 길을 가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프로의 제1 부분인 대국에 전념하지 못하는 현실이 길게 보면 바둑계로서는 큰 마이너스일 수 있다. 그러나 꼭 시절의 탓만 아닌 것이 그들도 이창호처럼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다면 그것도 바둑계를 윤택하게 만드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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