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종교문제, 건드리면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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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19 18:36:00




  • 5월 11일 밤 11시17분. 한국 언론사에 씻을 수 없는 큰 상처가 나는 순간이었다. 특정 종교집단의 물리력에 의해 MBC 방송이 중단된 것. 한국 방송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언론자유에서 방송사의 보안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해결해야할 많은 문제와 과제를 던져 주었다.

    사건의 시작은 만민중앙교회 이재록목사의 비리를 추적보도하는 PD수첩 ‘이단파문, 이재록목사 목자님 우리 목자님’의 취재가 개시된 4월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길룡PD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피해신도들로부터 이목사의 비리에 대한 제보를 받고 곧바로 취재에 나섰다. 제작진들은 취재과정에서 이목사의 신격화, 신도들의 인감을 도용한 수백억원의 부당대출, 이목사의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도박 등 이목사의 비리와 불법을 확인했다. 그러나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은 취재진에게 방송중단을 요구하는 수천통의 협박 전화를 했고 집요하게 취재를 방해했다. “신도들이 교회 접근을 봉쇄하는 것은 물론 협박전화를 해와 아내와 아이들이 다른 집으로 피신해야 했다”고 윤 PD는 말했다. 급기야 신도들은 서울 남부지원에 방송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일부 부분만을 제외하고 방송해도 좋다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11일 오전 신도 서너명이 방송사에 찾아와 방송중단을 요구하고 돌아갔다. 방송 직전까지 MBC주변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방송이 나가자 순식간에 신도 300여명이 주조정실에 난입, 방송기기를 부셨고 전원을 차단해 방송이 중단됐다. 그리고 경찰에 의해 해산될 때까지 2시간 동안 신도들의 난동은 계속됐다. 시청자들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채 방송중단 이유에 대해 궁금해 했고 언론사로 이유를 묻는 전화는 계속 이어졌다.

    이번 사건은 특정 집단이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물리력으로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국민이 주인인 방송을 중단시킨 불법행위가 다시는 재발할 수 없도록 시급히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또한 어떠한 권력집단이나 이익집단도 취재에 성역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줬다.

    시사 고발프로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나 반론보도 청구소송등이 일부 특정 이익집단의 취재 방송 방해 수단으로 오용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사건이 보여준 또 하나의 의미다.

    그리고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된 방송사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점거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우선 허술하기 짝이 없는 MBC의 보안대책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그동안 종교 관련 보도의 전례로 보아 다분히 문제 발생 소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10여명의 청원경찰에게 경비를 맡긴 것이 방송중단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도 1시간 늦게 출동, 신도들의 방송사 점거를 막지못했고 경찰서간 공조부재로 사건을 예방하지 못했다. 앞으로 방송사 자체의 보안대책과 경찰의 대비책이 조속하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이후 물리력에 의한 방송중단은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는 민주화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배국남·문화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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