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소설가 이문열씨, '참여' 비판으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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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19 18:45:00




  • 수준 높은 발제와 날카로운 질문이 청중을 즐겁게 한 이날 세미나에서 소설가 이문열씨의 발제는 작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발단은 그가 ‘한국소설과 미메시스(모방)의 탈색화-21세기 한국문학을 위한 단상’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문학지 논쟁을 순수와 참여로 대별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바로 파악한 게 못 되는 듯하다. 본질은 방향을 달리 하는 계몽성의 충돌이었고 그 핵심에는 리얼리티의 해석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 데서 시작됐다.

    “한 예로 얼마 전에 타계한 원로작가 한 분은 순수파의 대명사처럼 불리었는데 참여를 행동과 연관짓는 논점에서 보면 그처럼 참여적인 사람도 없었다. 그는 좌우 대립 시기에는 민족주의 휴머니즘의 맹장으로 사회주의 문학이론과 싸웠고 그 뒤로도 ‘지금, 여기’를 우호적으로 해석하는 논리로 ‘미래, 거기’에 성급한 젊은이들을 견제했다. 반대의 예는 1970년대 참여파의 전통이며, 아직도 참여파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알려져 있는 이들에게서 볼 수 있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벌써 십년이 넘도록 정말로 ‘순수하게’ 집필과 질의에만 전념할 뿐 현실에 행동으로 개입하는 법은 없다. 참여의 정의에 따라 그렇게 참여의 논객을 길러내는 것도 참여일 수 있겠지만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 간다.” 리얼리즘 문학을 주창해온 참여파에 대한 비판이었다.

    소설가 김원일이 바로 반론을 제기했다.

    “‘원로작가’란 김동리 선생을 말하는 듯한데 나도 그 분 제자지만 비민주, 독재 등 현실이 잘못돼갈 때 체제를 옹호하는 것을 참여라고 할 수 있을까? 나 자신 좌파적 입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70년대 참여파가 싸우다 투옥되고 하는 등 현실에 행동으로 기여한 바는 높이 평가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이씨는 이에 대해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어디를 봐도 ‘비판적 참여’만 참여라고 정의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며 “부정하고 부수고 때리고 개조하고 혁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키고 유지하고 막고 하는 것도 다 같이 참여에 속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이씨는 이날 “2년 전 문학 관련 국제대회에서 한 강연” 내용을 그대로 발제문으로 내놓아 청중들로부터 “무성의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특히 발제문을 읽어가는 도중에 서너 차례나 “어, 이 문단이 아닌데…” “이 단어가 잘못 됐네요”라고 말해 청중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한 계명대 문예창작과 학생은 “작가로서 ‘5개월간 도저히 글 한 줄 못 쓰는 상황이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적어도 자기 글을 한 번은 제대로 읽어보고 와서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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