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바둑] "첫 우승 양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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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05.13 15:40:00




  • “첫우승은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다.” 최강국 한국의 전사 3인이 중국주최 세계기전 제1회 춘란배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이창호 조훈현 최명훈이 그들이다.

    중국이 주최한다고 하여 떠들썩했던 춘란배는 오는 21일 4강전을 고비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 참이다. 아직 4강전인데 무슨 얘긴가 하겠지만 한국측에서 최강 3인이 4강에 올라있어 산술적으로 한국이 우승할 확률이 75%가 되고 우리끼리 결승에서 형제대국을 치를 공산이 50%가 되니 아마 결승보다 재미있는 4강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단 4강구도는 이창호-최명훈, 조훈현-창하오의 대진이다. 한쪽은 확실히 한국이 올라갈 것이고 다른 한쪽에서 창하오가 올라온다면 재미있는 결승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가장 싱거운 결승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판단이고, 한국측에서 바라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구도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의 창하오가 만약에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얘기가 간단하다. 이창호와 조훈현이 맞붙든지 최명훈과 조훈현이 맞붙는 결승이 된다. 전자의 경우, 사제간의 첫 세계대회 결승 격돌이라는 신기한 이벤트가 된다. 국내전에서는 수도 없이 싸워서 이창호가 7할에 육박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국제전에서, 그것도 결승에서 사제가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상당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최명훈과 조훈현이 붙는다면 그 역시 흥미만점이다. 그것은 바둑 내용적으로 보면 더더욱 흥미롭다. 일단 최명훈은 거의 조훈현에 육박한 기량으로 꼽힌다. 더욱이 최명훈은 이미 세계기전에서 작년 재작년 연속으로 4강까지 뛰어올라 이름 두께로는 오히려 조훈현보다는 최근엔 앞서있을 정도다. 익히 주지하다시피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신예기사로, 이미 실력적으로 4위권에 드는 강호다. 한국에서 4위라면 세계대회에서 충분히 결승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번엔 중국의 창하오가 올라왔을 경우의 계산이다. 물론 한국팬으로서는 좀 더 짜릿짜릿한 상황에서 결승을 감상할 것이다. 이창호와 맞붙는지 최명훈과 맞붙든지 둘중 하나다.

    이창호와의 역대전적에서 이미 1승6패를 기록중이라 창하오가 중국일인자라는 별명이 좀 무색한 지경이다. 가장 가까이 주목을 받은 시합은 작년 후지쓰배 결승이었는데 역시 이창호의 관록앞에 창하오는 맥없이 무너지고 말아 아직은 시기상조임을 나타내었다. 사실 이런 대목이 오히려 이창호에겐 한국기사가 더 위협적이라는 증거가 될 만한데, 외국의 1인자라고 해도 한국의 4인자보다 확실히 낫다는 정황이 보이질 않는다는 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창하오로서는 자국주최 첫 세계기전이요, 21세기를 놓고 자주 만나게 될 이창호에게 꼭 한번은 멋지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결승은 5번기로 진행된다는 점이 그로서는 또하나의 난관이다. 한판이면 몰라도 5판3선승제는 이창호와 싸우는 누구라도 불리한 옵션의 하나다.

    물론 가능성은 좀 희박하지만 최명훈과 창하오가 맞붙으면 가장 빛나는 한판이 될 것이다. 아직 한번도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는 사람끼리의 다툼이기도 하려니와 이미 이창호와 조훈현을 제쳤다는 점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다음이니 그렇다.

    가까이 온 4강전은 어찌 될 것인가. 이창호와 최명훈은 55대 45, 조훈현과 창하오 역시 55대 45 정도로 이창호와 조훈현이 유리하다. 한판만 두라고 할적에 최명훈이 상당한 폭발력이 있다는 얘기고 조훈현도 한국에서 4강전이 치러지는 점을 상당히 감안한 비율임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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