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FA제도와 국내 프로야구선수들의 장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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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11.30 18:18:00


  • 99시즌 미국 메이저리그가 시작되기 전 자유계약 자격을 가진 선수는 LA의 케빈 브라운, 에너하임의 모 본, 아리조나의 랜디 존슨, 뉴욕 양키즈의 버니 윌리엄스 등을 포함하여 총 82명이었다.

    이들 자유계약 자격선수와 체결한 연봉 총액은 2억9,732만 달러로 1인당 약 363만달러를 지급한 셈이 된다. 이들 중 32명은 연봉 이상의 성적을 올렸고, 50명은 연봉보다 못한 성적을 낸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에서도 올해 처음 자유계약 선수가 생겨 한화 이글스의 송진우가 이미 7억원에 3년간이라는 첫 다년계약을 했다. 지난해 8,100만원에서 3배 가까이 인상된 2억3,333만원씩을 3년간 받는 이런 조건은 자유계약 제도가 생기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FA 도입으로 고액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장이 마련된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에 자유계약선수 제도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용병 수입이 결정되고 또 국내의 우수 선수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부터 였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평균 3만~5만달러를 받던 외국 선수를 첫해 7만달러에서 올해는 최고 2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주고 영입하면서 국내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KBO와 각 구단에서 FA제도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진출 붐까지 일면서 국내 프로야구의 질 저하가 계속되면서 내려진 고육지책이었다.

    출범 이래 연간 수십억원 씩의 적자를 내고 있는 국내 프로야구단이 FA제도의 시작 단계에서 자격을 엄하게 만든 것은 생존을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재정상태가 나아져 FA제도를 도입한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내 프로야구가 흑자로 돌아설 전망은 아직 요원하다.

    대부분의 구단 비용이 모기업의 지원금과 약간의 입장수입에 불과하다. 올해에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한 롯데나 LG도 입장수입으로 선수 연봉도 충당하기 힘들다. 어쩔수 없이 FA제도를 도입했지만 이로 인해 선수연봉이 천정부지로 뛴다면 프로야구는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극소수 특출한 선수는 미국 일본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가 있겠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선수들은 실업자가 되야 한다.



    후배들 생각하며 FA제도 평가해야



    FA제도의 도입이 구단의 연봉 지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시기는 앞으로 몇 년 후일 것이다. 99년 현재 국내 프로야구 선수의 평균 선수 경력은 5.8년이며 FA자격이 생긴 선수는 16명이다.

    앞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후 철저한 체력 관리를 통해 FA자격을 취득했을 때 절정기의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가 생길려면 최소 4~5년은 있어야 한다.

    선수들은 당장의 혜택을 위해 FA자격 완화를 외치기보다는 앞으로 커갈 후배들 생각하면서 FA를 평가해야 한다. 재정 상태가 열악한 구단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 그나마도 잃게 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미국처럼 내년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 개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팀 공헌도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그렇게 몇년을 가다 보면 구단도 재정 자립도가 향상되어 20명의 선수에게 100억원의 연봉이 지급되었다식의 발표가 나오는 날도 머지않아 오게 될 것이다.

    82년 프로야구가 처음 출범했을 때 ‘왜 이제야 프로를 출범하느냐’고 아쉬워 했던 노장 선수들이 무척 많았지만 모든 야구인들이 대환영을 표했듯이 FA제도도 출발은 작지만 순기능의 파장은 앞으로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참고로 미국 프로야구에서 FA 자격을 가진 82명중 올해 연봉이 100만달러(약 1억1,500만원) 이하인 선수가 17명이나 된다. 올해 처음 FA 자격을 얻은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 중 고액 제의를 받지 못한 선수들이라고 크게 낙담할 것은 없다. 낮은 연봉이지만 자신이 몸담은 팀에서 권토중래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 역시 값진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자신에게 큰 혜택은 없지만 뒤를 따라오는 후배들에게는 더없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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