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권오현의 길따라 멋따라] 경북 영덕 '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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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11.30 18:42:00


  • 서울에서 육로로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곳은? 경북 영덕군이다. 태백산맥을 넘어 7번 국도를 타고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든지, 경부고속도로 경주IC로 빠져 포항을 거쳐 다시 북상해야 한다. 제천-영주-안동-영덕을 잇는 국도가 가장 빠르지만 길이 복잡해 잘못하면 시간을 더 허비할 수도 빨리 가야 6시간30분. 시간적인 거리감은 영덕을 여행의 오지로 남게 했다. 오묘한 해안선과 청정해역, 불영계곡과 칠보산등 주변의 널린 관광자원도 여름 한철 피서객이 지나가고 나면 적막강산이 되고만다. 모처럼 겨울휴가를 얻는다면 큰맘먹고 영덕행을 결정하는 것은 어떨까?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겨울바다를 독차지할 수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먹거리 ‘영덕 대게’가 제철을 맞고 있기도 하다.

    다리가 대나무처럼 곧아 이름이 붙여진 대게는 11월1일부터 이듬해 5월말까지 잡을 수 그 외의 기간은 산란기여서 포획이 금지된다. 암컷인 빵게와 껍데기의 지름이 9㎝ 이하인 대게는 어획기에도 잡지 못한다. 한 때 연간 3,000톤까지 잡혔던 대게는 남획으로 어획량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어려웠던 시절 비싼 대게는 일본에 전량 수출됐다. 우리 살림이 나아지면서 이제는 몽땅 국내에서 소비되고 모자라는 부분은 일본에서 수입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게와 홍게를 구별하지 못한다. 홍게는 이름 그대로 붉은 색이 짙다. 게가 엎드려 있으면 비슷한데 뒤집어 놓으면 배까지 붉은 것이 홍게이다. 홍게는 대게(수심 200~600m)보다 더 깊은 1,000m 깊이에서 살지만 맛이 대게보다 못해 가격은 3~5분의 1 수준이다.

    서울의 시장통이나 도로변에서 마리당 1만~2만원에 판매되는 것은 대부분 홍게이다. 맛은 뚜껑을 딴 속에서 차이가 난다. 홍게의 맛이 그냥 짭잘하다면 대게는 고소한 뒷맛이 남는다. 작은 차이 같지만 일단 대게를 맛보면 홍게는 쳐다보지도 않게 된다.

    대게의 으뜸 요리법은 찜. 최근들어 회, 죽, 샐러드등 다양한 요리법이 개발됐지만 진수를 맛보려면 역시 쪄야 한다. 대게는 반드시 뚜껑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찐다. 그래야 액기스가 밑으로 흐르지 않는다.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솔잎을 얹고, 물에 숯을 섞기도 한다.

    영덕에서 대게를 제대로 맛보려면 강구항을 찾아야 한다.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강구항으로 대게잡이 어선이 몰리기 때문이다. 포구 앞에는 살아있는 대게를 수족관에 담아놓고 있는 대게전문음식점이 늘어서 큰 것은 10만원이 넘는다. 1인당 3만원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 부둣가에서 고무다라이를 놓고 장사를 하는 좌판에서 사면 20~30% 싸게 살 수 있지만 ‘요리의 달인’이 아니라면 비싼 재료를 망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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