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중국은 겉으로 보기 만큼 건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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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11.30 19:15:00
  • 현시점에서 중국의 약점과 불안정을 강조하는 것은 주류를 벗어난 논의일 지도 모른다. 중국이 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뒤 21년간 이룩한 성적표는 어쩌면 비관론을 잠재울 만큼 휘황찬란하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것이 반드시 참모습을 반영한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칼 마르크스도 “현상이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면 사회과학은 필요없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칼럼 헨더슨의 ‘벼랑끝에 선 중국(China on the Brink)’은 이런 점에서 중국을 보는 또다른 시각을 환기시킨다.

    헨더슨의 견해는 외환시장 분석가로 현장과 이론을 두루 설렵한 경력으로 인해 더욱 힘을 얻는다. 그는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푸어스의 MMS 연구소 등에서 6년간 아시아 시장을 중점 연구했다. 현재는 런던의 한 투자은행에서 신흥시장 외환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누구보다 중국 경제문제를 위험부담과 위험회피라는 측면에서 관찰한 경력을 갖고 있다.

    헨더슨은 현재의 중국이 경제적으로 벼랑끝에 서 있으며, 외부에서 보는 만큼 초강대국도 아니라고 진단한다.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른 과중한 부담과 지역적 불균등, 위안화 가치하락으로 경제가 서서히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장·단기 자본이 필요하며, 이들 자본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조달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WTO가입은 외자유치를 위한 궁여지책의 성격을 띤다.

    헨더슨은 숫자의 마력에 끌려 중국의 힘을 판단하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91년 중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국내물가로 따져 370달러. IMF의 산정방식인 구매력평가에 따르면 1,450달러가 된다. 세계은행은 이같은 계산을 바탕으로 중국의 총GNP가 2010년이면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중국이 외국에서 수입하려면 위안화가 아니라 달러 베이스로 대금을 치러야 한다. 구매력 평가 방식은 국내에서나 통용되는, 단순한 비교에 지나지 않는다. 헨더슨은 따라서 2020년이 돼도 미국을 따라 잡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본다. 게다가 총 GNP를 따라 잡는다 해도 중국인구가 미국의 5배가 넘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헨더슨은 중국 지도부의 경제문제 해결 능력에도 의문부호를 남기고 있다.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는 실로 모순 덩어리다. 디플레를 막으면서 구조조정을 지속해야 하고, 실업자를 줄이면서 국유기업의 경영효율을 높여야 한다.

    국유은행들의 여신구조를 수익성 위주로 개편하면서 국유기업의 도산은 막아야 한다. 어느 것 하나라도 삐걱하면 총체적인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 여기다 단기적인 경기둔화 문제, 부패문제, 낙후된 기술문제까지 더하면 고민은 더 커진다.

    헨더슨은 “중국이 움직이면 세계 모든 나라도 움직인다”고 주장한다. 13억 인구 대국에 세계최대의 잠재적 시장이 재정질서 유지에 성공하면 세계경제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세계경제가 도미노처럼 극심한 불황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복잡한 이론이나 수치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더 깊은 이해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중국의 끝나지 않은 혁명(China's Unfinished Revolution·부르킹스연구소·1998)’을 권하고 싶다.

    배연해·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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