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해적] 서남해 어장 "중국어선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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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12.07 19:10:00


  • 해적 행위류의 사건은 원양선 뿐 아니라 연근해 어선에서도 발생한다. 어획물이나 어구 탈취, 선상반란 등이 그것이다.

    올 1월9일 제주도 근해. 조업중이던 한국어선이 조타 실수로 중국어선의 어망을 망가뜨렸다. 분노한 중국 어민들이 한국어선에 난입해 항해장비 등을 강탈했다. 신고를 받은 한국 경비정이 출동해 중국어선을 나포하고 어민 7명을 구속했다. 5월26일 소흑산도 근해에서는 한국어민이 설치해 놓은 고기잡이용 통발 2,000여개를 뺏어 달아나다 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남해 공해상에서 한국어선과 중국어선이 함께 조업하는 빈도가 부쩍 잦아지면서 일명 ‘해적어선’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어민들은 ‘자위장비’로 가스총을 갖고 출어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연근해어선 출어 꺼릴정도



    경남 통영 통발수협에 따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5월까지 중국어선에 피해를 본 통발수협 산하의 어선은 46척. 피해액은 7억2,000만원에 이른다. 현지 어민들은 중국배가 무서워 출어를 꺼릴 정도라고 말한다. 원양선과 마찬가지로 연근해 어선도 해적에 시달리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측의 이야기는 다소 다르다. 사건 발생빈도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책임소재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어업지도과에 따르면 올해 한·중 어선 사이에 발생한 해상분규는 6건. 지난해와 97년 각각 3건, 96년에는 6건이 있었다.

    사건발생 원인도 한국측이 제공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선장이 조업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중국측에 덤터기를 씌우는 수가 많아 대외적으로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해경측은 “중국어선의 난폭행위에 대해 항의를 하면 중국당국이 오히려 ‘우리가 피해자’라며 유감을 표명해 온다”고 말했다.

    중국어선에 의한 영해침해와 조업금지구역 침입도 ‘유사 해적’사건에 속한다. 당연히 우리 어선이 잡거나, 보호해야할 어족을 중국측이 잡아간다는 점에서 강탈 행위나 다름없다. 해양수산부 어업지도과에 따르면 올해 우리 영해를 침범했다 단속된 중국어선은 77척에 이른다. 작년에는 39척이었다.





    원양어선 선상반란도 위험수준



    원양어선의 경우 선상반란도 해적에 못지 않은 불안거리다. 선상반란은 일부 선원들이 폭력을 통해 배를 장악하는 것을 말한다. 96년 8월 서사모아 근해에서 발생한 ‘페스카마 15’호 살인사건이 대표적. 당시 조선족 선원들은 한국인 7명을 포함한 선원 11명을 살해하고 배를 ‘접수’했다.

    관계자들은 최근 선원부족으로 원양어선들이 여러나라 선원들을 함께 태우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사건은 발생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다국적 선원들간에 갈등이 생기고, 갈등은 다시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것. 여기다 한국인 선원들의 부당행위가 겹칠 경우 폭력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경고다.

    98년말 현재 한국이 갖고 있는 어선은 모두 9만997척. 이중 원양어선이 628척이고 연근해 어선이 8만7,819척이다. 어선 보호를 위해 해양수산부가 보유중인 어업지도선은 18척에 불과하다. 해경과 공조하긴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어업지도선의 임무는 말그대로 어업지도와 분쟁방지. 수사권 행사가 가능하지만 자체무장이 없는 어업지도선이 어느 정도 효율을 발휘할 수 있을지 회의하는 시각도 많다.

    머지않아 중국과 어업협정이 체결된다. 서해가 첨예한 수산물 쟁탈지로 변한다는 이야기다.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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