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해적] 철저히 응징하든지, 피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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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12.07 19:15:00


  • 해적들의 불문율은 ‘미국 선박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 잘못 건드렸다간 5대양에 전진배치된 미 해군의 철저한 응징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냉혹한 해적의 세계에서도 역시 힘의 논리가 먹혀드는 셈이다.

    해로는 세계경제의 동맥이다. 해적은 세계경제 동맥을 교란하는 국제적 질병이나 마찬가지다. 각국은 따라서 해적방지를 위한 국제적 협력 채널을 만들어 놓고 있다. 해적방지 대책은 크게 세가지. 국제협약과 기구를 통해 각국간 조율을 꾀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게 첫째다. 둘째는 선박 보유국과 항로 인접국이 공조체제를 구성해 예방과 사후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마지막은 운항하는 개별 선박이 취하는 자위 대책이다.





    해적방지 다국적협의체 구성 필요



    유엔해양법협약 제100조는 ‘모든 국가는 공해상에서 해적행위를 진압하는데 최대한 상호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엔산하 국제해사기구(IMO)와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해사국(IMB) 등은 이같은 목적을 위해 각국간 협력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해적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위성방송을 실시해 항해중인 선박에 경고를 하기도 한다. 국제상공회의소 해사사무국은 92년 10월부터 싱가포르에 해적신고센터를 가동중이다.

    해적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지역에 대한 정기적, 부정기적 순찰이 우선돼야 한다. 아울러 강탈된 화물이 유통되는 국제암시장에 대한 단속과 선박에 대한 철저한 등록 감시도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우범지역 국가의 해양능력 한계와 일부 국가의 단속의지 결여로 인해 효과는 높지 않다.

    한국은 현재 외교통상부, 해양수산부, 해군본부, 해양경찰청, 한국선주협회, 한국해운조합, 한국원양어업협회로 ‘해상강도 피해방지 협의체’를 구성해 놓고 있다. 피해 발생시 상황파악과 정보공유, 대처방안을 모색하고 발생수역을 관할하는 정부와 외교적 협력을 위한 것이다.

    해적방지를 위한 다국적 협의체는 아직 구성돼 있지 않다. 한국의 경우에는 해당국들과의 쌍무적인 협의를 통한 협력방안을 모색해 왔다. 최근 일본은 해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가 직접 나서서 동남아 국가들의 협력을 촉구했다. 동남아 연안국 경비담당자 회의를 일본에서 개최하도록 제의한 것이다.





    인공위성 위치추적시스템 활용



    동남아 해역은 한국에서 수천㎞가 떨어져 있고 지역도 광활해 한국해군이나 해경이 작전하기에는 난점이 많다. 외항선을 일일히 호위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은 이 지역을 통과하는 개별 선박들이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선박에 총기 등 자위수단을 비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적들과 총격전이 발생할 경우 더 큰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선원들을 모두 살해할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외항선에 총기는 비치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선박에 대한 인공위성 위치추적 시스템(SHIPLOC)이 개발돼 일부 국가에서 활용하고 있다. 항해중이거나 정박중인 선박이 발신하는 전파를 프랑스의 아르고스 위성이 포착해 전송하는 것이다. 배가 나포되더라도 항로를 체크해 대응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선박내에 감춰진 전파발신 장치는 크기가 작아 해적들이 배를 장악하더라도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장비는 비용부담이 큰데다, 위성수신 시설이 없어 한국은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다.





    야간에 정박중인 배 노려



    해적은 주로 야간에 정박해 있는 배를 노린다. 지난해 동남아에서 발생한 120여건의 해적행위 중 85건이 정박중인 배에서 일어났다.

    따라서 선박들은 야간 정박시 될 수 있는데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택해야 한다. 아울러 사다리 등 해적이 타고 올라올 수 있는 장비를 모두 철거하고, 올라오기 쉬운 지역에는 조명등을 켜 사전탐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신호탄 준비와 통신체제 점검도 빠뜨릴 수 없는 항목이다.

    평소 배안에 귀중품과 현금 등을 많이 두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위험지역을 통과할 때는 당직을 강화하고, 해적의 승선을 막을 수 있는 물펌프를 가동준비 상태로 두는 등의 대책을 취하고 있다.

    해적이 승선을 시도할 경우 물대포를 쏴서 격퇴한다는 것이다. 배가 피습됐을 경우 해적들에 대항하지 않는 것은 상식으로 통한다. 해적들이 더욱 광폭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안에 총기를 비치하지 않는 것도 이와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개별선박 차원에서 자구책을 세운다 하더라도 한계는 있다. 첨단장비와 로켓포,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채 쾌속정을 타고 달려드는 해적에게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해적선의 기항지와 탈취품 암시장이 일소되지 않는다면 동남아 해역은 계속 ‘해적의 바다’로 남을 수 밖에 없다.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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