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대통령님, 저희가 뭐랬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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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12.07 18:57:00


  • 개혁통신은 참여연대가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온라인상에 운영해온 편지 형식의 통신문이다.

    참여연대는 옷로비의혹사건이 터진 이후 개혁통신을 통해 김태정 법무장관과 박주선 법무비서관의 교체 등을 줄곳 주장해왔으나 김장관의 유임결정이 내려지자 이에 항의하는 표시로 ‘언로의 죽음’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6월4일 개혁통신의 운영을 중단했다.

    당시 주장이 어느 정도 확인되고 김 전법무장관 등에 대한 본격 수사가 이뤄지자 참여연대는 6개월만인 2일 개혁통신을 재개했다. 복간의 변을 전재하고 ‘쓴소리’의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주>





    개혁통신 복간의 변-대통령님, 그것 보십시오



    대통령님, 그것 보십시오! 저희들이 뭐랬습니까? 저희들이 간곡히 드렸던 말씀을 제대로 들으셨다면 오늘 이 참담한 현실은 없었을 것입니다. 저희들이 목소리 높였던 방책들을 시행했다면 오늘의 이 결과는 없었을 것입니다.

    신동아그룹 최순영회장의 로비가 곳곳에서 벌어진다고 외쳤건만 대통령님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대통령님의 귀를 막고 있는 비서실장과 법무비서관, 그리고 막대한 외화를 빼돌린 최순영회장을 비호하고 있던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을 갈아치워야 한다고 그토록 소리쳤건만 듣지 않으셨습니다.

    저희들이 주장했던 인사청문회제도, 특별검사제도, 부패방지법 제정은 모두 물건너가거나 본질이 왜곡된 채 끝없이 표류되어 왔습니다. 너무도 통탄스럽습니다.

    저희들은 다시 ‘개혁통신’을 복간합니다. 폐간할 당시 김태정 당시 법무장관 해임, 김중권 비서실장·박주선 법무비서관 교체, 특별검사제 도입 등을 하지 않으면 다시 ‘개혁통신’을 내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어찌보면 이런 조건들은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저희들이 다시 개혁의 희망을 안고 이 복간호를 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새로이 짜여진 청와대진영도 새로운 개혁의 비전을 가진 분들로는 보여지지 않습니다. 특별검사제는 여전히 미완의 법률입니다. 김태정장관은 물러났지만 검찰의 개혁은 여전히 난망입니다. 상황은 결코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복간을 결심하였습니다.

    개혁이라는 시대의 요구와 이 엄혹한 현실이 우리에게 다시 ‘개혁통신’의 복간을 요청하고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저희들은 “개혁은 타이밍”이라는 말을 믿습니다. 이미 개혁의 타이밍을 많이 놓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늦은 개혁이라고는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 다시 저희들이 목소리를 높였던 ‘개혁통신’을 들춰 봐 주십시오. 그리고 저희들이 제시하였던 개혁방안들을 챙겨봐 주십시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잃고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합니다.

    또 소를 키워야 하니까요. 현대주가조작사건을 비롯하여 또다른 제2. 제3의 신동아그룹사건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희 ‘개혁통신’이 대통령님의 책상위에 놓이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쓴소리 하나- 그간의 사정이 이랬습니다.



    옷로비 사건으로 온 나라가 들끓은 지 불과 6개월도 안되어서 또 난리가 났습니다. 이제는 옷로비가 문제가 아닙니다. 사직동팀의 내사결과와 옷로비사건 검찰수사가 진실을 왜곡했다는 것은 물론, 검찰 수뇌부와 대통령의 측근인사에 대한 로비의혹이 제기되어 국민의 정부 자체가 로비스캔들에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애시당초 옷로비사건은 최순영회장의 광범위한 구명로비의혹 중 그 일부가 드러난 것에 불과하며, 정권핵심부와 검찰, 언론 등에 대한 광범위한 로비의혹의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작년 개혁통신 7호와 8호를 통해 박시언씨의 로비의혹과 김태정 검찰총장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을 바로 그 때, 검찰총장을 문책하고 로비의혹을엄정히 조사하여 관련자들을 조치하였더라면, 대전 법조비리사건 때라도 김태정 총장을 문책했더라면, 지난 5월 옷로비사건이 불거졌을 때 바로 김태정장관과 박주선 비서관을 조사하고 특검제를 도입하여 특별검사가 처음부터 수사하게 하였더라면, 상황이 이 지경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난 6월4일 개혁통신을 중단하면서 국민의 소리를 차단하는 청와대의 인의 장막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당시 개혁통신은 비서실장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수석비서관실에 전달되고 있었습니다. 누가 보고를 했고, 어느 선에서 보고가 차단됐는지 확인해보십시오. 그래야 누가 국민의 소리를 대통령님께 전달하려 했고, 누가 대통령님의 눈과 귀를 막았는 지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옷로비 사건때와 마찬가지로 지금 대통령님의 책상에는 최근 상황과 관련된 여러 가지 보고서가 놓여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님. 야당의 정치공세니, 총선에 미치는 영향이니 하는 식의 정치보고서는 아예 물리치시고 이번에는 정말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또 적당히 미봉하려 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입니다. 모든 것을 투명하게 밝히고, 책임있는 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정직한 태도만이 최선의 방책입니다.

    첫째, 모든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십시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진실을 은폐하고 사법처리를 지연시킨 관련자들을 엄중히 처리하십시오.

    둘째, 특별검사제도를 전면적으로 확대하십시오. 지금 옷로비사건을 수사중인 특별검사는 제기된 사안을 수사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입법을 통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방식은 수사지연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 현행 특검법을 개정하여 옷로비사건 특별검사가 전면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나아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를 신설하거나 일반적 특별검사제를 도입하여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모든 의혹사건을 특별검사에게 맡김으로써 국회가 더 이상 정쟁의 볼모가 되지 않도록 하십시오

    셋째, 다시는 현직 검사를 법무비서관에 임명하지 마십시오.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사직동팀의 조사보고서를 당시 현직 검찰총장이자 피의자 가족의 한 사람인 김태정씨에게 전달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나아가 비서관이 사직동팀의 내사결과를 조작하고, 대통령님에게 허위보고를 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복귀를 전제로 사직하게 하는 편법을 동원하여 현직 검사를 법무비서관에 임명한 것 자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넷째, 사직동팀의 지휘계통을 정상화 하십시오. 대통령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사직동팀은 마치 비밀경찰과 같은 역할을 수행해온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산물입니다. 특별히 조사할 것이 계시면 정부조직법상의 지휘계통을 통해 검찰과 경찰에 수사를 지시하시면 됩니다. 지금이라도 사직동팀에 대한 지휘계통을 정상화함으로써 국민의 정부가 과거 정권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하십시오.

    다섯째, 검찰을 전면적으로 개혁하십시오. 특별검사제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그것만으로는 안됩니다. 옷로비사건, 서경원의원사건, 파업유도사건 등을 통해 확인했듯이 이런 검찰로는 안됩니다. 대통령님께서도 “검찰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정치검찰의 폐해를 막기 위해 전면적인 검찰개혁이 단행되어야 합니다. 대통령님의 결단을 기대하겠습니다. 1999년 12월 2일 참여연대 정책실장 김기식



    현대주가조작사건은 ‘제2의 최순영사건’규정



    한편 개혁통신은 쓴소리 둘에서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던 지난 9월3일,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현대측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여 물의를 일으킨 사실’등을 예로들며 이 사건을 둘러싼 무성한 로비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케해 왜곡된 것이 있다면 재수사를 진행하도록 해줄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참여연대는 현대주가 조작사건을 ‘제2의 최순영 사건’이라고 규정한뒤 옷로비 사건의 교훈을 거울삼아 어떤 협박에도 불하지 않고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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