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권오현의 길따라 멋따라] 강원도 동해시 '추암과 두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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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1970.01.01 09:00:00 | 수정시간 : 1999.12.08 10:24:00


  • 동해항이 금강산으로 가는 관문이 된 이유는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동해항은 5공화국 시절 만들어졌다.

    두타산의 쌍용양회공장에서 생산하는 시멘트를 바로 배에 싣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다. 끝없이 펼쳐져 있었던 송정해변의 아름드리 송림이 뿌리째 뽑혔고, 미싯가루같던 백사장은 콘크리트 밑에 깔렸다. 시멘트공장에서 항구까지 샛강 전천을 따라 세워진 고가(高架)컨베이어벨트 때문에 강물은 쌀뜨물이 됐다.

    동해시민의 살림은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동해시의 환경과 관광자원은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그 동해항에서 금강산‘관광’을 위한 호화유람선이 출발한다는 사실은 처음에는 묘한 서글픔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그런 금강산관광은 역설적이게도 ‘관광 동해’의 큰 계기가 되고 있다. 강릉에서 불과 30~40분 거리이지만 사람들은 동해시의 진면목을 잘 알지 못했다. 이제는 많이 다르다.

    바다, 산, 계곡, 동굴, 강, 문화유적 등 구색이 잘 맞는 관광지인 동해시는 여행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설악권’ ‘강릉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해권’이란 말이 나올 정도이다. 금강산관광이 가져다 준 홍보효과가 컸다.

    동해 관광의 얼굴은 추암해변과 두타산. 일출과 산행을 연계한 여행코스로 으뜸이다.과거 이 곳의 제1경은 해송이 늘어선 송정해변이었지만 이제는 자취조차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애국가의 배경화면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추암은 하늘을 찌를 듯한 촛대바위로 유명한 곳. 무엇보다 일출이 장관이다. 동해시는 어둠 속에서도 촛대바위의 위용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밤에 오렌지빛 조명을 밝혀놓았다. 노랗게 빛을 뿜는 기암의 사이로 솟아오르는 장엄한 일출, 환호를 억제할 수 없다.

    일출이 끝나면 아침햇살을 맞으며 두타산에 오른다. 추암에서 두타산까지는 차로 20여분. 산행의 출발점은 명경지수가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무릉계곡이다. 300~400여명이 넉넉히 앉을 수 있는 무릉반석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바위 빼곡히 옛 풍류객들의 이름과 싯구가 새겨져 있다. 반석을 지나면 1,3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찰 삼화사가 있다. 두타산의 두타(頭陀)는 ‘탐착을 버리고 심신을 수련한다’는 의미의 범어를 음역한 말이다.

    이름부터 불교와 인연이 깊은 두타산은 동해안의 사람들에게 영적인 모산(母山)으로 대접을 받아왔다. 한때 10여개의 절과 암자가 있었지만 전쟁과 풍파로 대부분 없어지고 삼화사와 기도도량인 관음암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삼화사에서 40여분을 오르면 무릉계곡의 백미인 쌍둥이폭포와 용추폭포를 만난다. 용추폭포는 3단 폭포이다. 청옥산 바른골을 흐르던 물이 60여m의 절벽을 타고 두 곳의 웅덩이를 만들어 쉬면서 떨어진다.

    산행은 여기서 결단이 필요하다. 일반 관광객은 대부분 발길을 돌린다. 두타산 정상까지는 4시간여의 고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상에 서면 그 고행은 씻은 듯 잊을 수 있다. 동쪽으로는 동해의 푸른 수평선이 남과 북으로는 백두대간의 준령들이 파도같이 다가온다. 동해의 아름다움은 두타산의 정상에서 완성된다.





    감추사... 겨울바다의 서정이 그득

    동해를 찾았다면 꼭 들러볼 곳이 있다. 용정동 바닷가에 위치한 감추사. 바닷가 벼랑에 기둥을 박고 만든 작은 절이다.

    이 절과 절의 앞뜰격인 손바닥만한 감추해변은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 독경과 파도소리의 어우러짐 속에서 겨울바다의 서정에 취하기에 좋다.

    생활과학부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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