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수해지역 긴급점검] 하천유역 유수지 확보가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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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0.06.28 10:54:14 | 수정시간 : 2000.06.28 10:54:14
  • [수해지역 긴급점검] 하천유역 유수지 확보가 급선무

    임진강 수계 남북공동관리 필요, 치수대책도 다시 세워야






    1990년대 세차례나 임진강 유역에 수해를 초래한 것은 장마비가 아니라 7월말에서 8월초에 급습한 ‘게릴라성 집중호우’였다.



    지난해 임진강 중·상류에는 2박3일간 약 1,000㎜가 내렸다. 1998년의 집중호우량은 약 800㎜. 학계에서는 2~3일간 집중적으로 내린 비가 연평균 기준 강우량(1,274㎜)의 3분의 2를 넘을 경우 큰 피해를 동반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임진강 홍수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물론 임진강 유역은 홍수에 취약한 구조적 요인을 갖고 있다. 우선, 임진강 수계의 3분의 2가 북한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남한에서 전체 유역을 계획·관리할 수 없다.



    서해의 조수간만차가 심해 만조시 강물흐름이 방해받는 것도 한 원인이다. 또한 문산읍 도시지역 지반이 낮고, 임진강 유역에 군부대가 다수 배치돼 있어 방재시설 설치에 걸림돌이 많다. 이같은 문제점들은 홍수가 날 때마다 관계당국이 내놓은 상투적인 변명거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임진강의 홍수피해는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김창완 수자원환경부 수석연구원은 “서해의 만조가 범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규모 홍수가 났을 때는 강물이 조수를 밀어내기 때문이다. 한강의 경우 초당 1만1,000~1만2,000㎥의 물이 흐르면 조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임진강 홍수는 초당 유량이 1만4,000㎥에 달했을 것으로 보았다.






    하천유역의 유수지확보 급선무





    하천의 범람을 막는 1차적인 방법은 제방축조다. 하지만 제방쌓기가 능사는 아니다. 김 연구원은 하천유역의 유수지(留水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천에 담거나 하천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수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물을 임시로 저장할 논밭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유수지 기능은 지금까지 정부의 무관심과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주민들의 님비현상으로 활성화하지 못했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유수지로 활용할 땅을 정부가 매입해서 주민에게 재임대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 하다고 권고했다. 주민과 전문가로 유역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무엇보다 하천위주의 치수사업 방향을 바꿔 유역전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상류 소하천 정비(제방축조)도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유량을 늘리고 유속을 가속화해 중·하류 하천에 과부하를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임진강 유역 제방에 문제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제방은 통상 배후지의 중요도에 따라 3종류로 구분한다. 강우량 기록을 참고해 50년만의 홍수를 막는 것부터 80년, 100년에 이르기 까지 단계를 나눠 제방높이와 강도 등을 결정한다.



    임진강과 지류들의 제방은 대부분 50년 홍수에 맞춰 축조돼 큰 물에는 취약하다.



    지반이 낮은 문산읍 등에 홍수를 고려않고 마구잡이 건축허가를 한 것도 침수피해를 증폭시켰다. 홍수 가능지역에는 1층을 기둥형태로 만들어 기능을 축소시키는 노력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반지하까지 건축을 하도록 방치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무계획적인 도시화와 녹지훼손, 난개발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군사지역의 경우 지뢰 등 위험물과 군사상 필요에 의해 조사단의 출입과 방재시설 설치 자체가 자유롭지 못했던 것 역시 사실. 이 문제는 관계기관이 의지를 갖고 협의하면 별로 문제될 게 없다.






    종합유역관리 치수체계 세워야





    가장 큰 문제는 임진강 수계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북한지역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다는 것. 북한지역의 강우량 기록과 유역특성 등의 자료는 하류지역 방재설계에 필수적이다. 인공위성 사진을 비롯한 일부 자료가 있기는 하지만 역부족이다.



    다행히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따라 임진강 수계 공동관리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 전문가들의 의욕을 돋우고 있다.



    김 연구원은 임진강 수계 남북협력과 관련해 3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하천과 유역에 대한 공동조사. 이를 통해 남한측 수계의 치수대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 둘째, 강우량과 하천유량 관측소를 비롯한 홍수경보체계를 공동 운영함으로써 남측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시설은 남측이 제공하고 관리·경보는 북측이 맡는 방법이 적절할 것으로 김 연구원은 보고 있다. 경보시스템은 수자원 관리원칙상 유선이 아닌 무선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쌍방간 조율이 필요하다.



    마지막은 북한의 삼림녹화. 인공위성 사진에 따르면 임진강 수계의 북측지역은 삼림 황폐화가 심각하다. 당연히 토사 유입량이 많아지고 퇴적물이 늘어나면서 하천의 통수기능이 약화하게 된다. 김 연구원은 북한의 삼림녹화가 오히려 치수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0/06/2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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