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증권가 ‘족집게 도사’ 사이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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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0.06.28 15:09:44 | 수정시간 : 2000.06.28 15:09:44
  • 증권가 ‘족집게 도사’ 사이버 애널리스트

    증시의 '보이지 않는 힘', 개미들의 투자 길라잡이






    김철상(40). 인터넷 금융사이트인 팍스넷의 고정 필진. 필명은 ‘쥬라기’(jurasicj@paxnet.co.kr). 그가 매일 인터넷에 개제하는 증시 전망 칼럼의 조회수는 하루 평균 3만여건. 웬만한 인터넷 사이트 전체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비록 비제도권에 있지만 그는 개미군단 투자자에게 키잡이 역할을 하는 ‘보이지 않는 큰 손’의 역할을 하고 있다.

    4개월여전만 해도 김씨는 단지 증권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샐러리맨에 불과했다. 전북대 물리학과 대학·대학원을 나온 김씨는 광전자 반도체회사인 ㈜나리지 온에 입사, 11년간 상품개발팀장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러다 IMF 외환위기 때부터 경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증권에 손을 댔다. 한번 빠지면 몰입하는 성격인 김씨는 이후 신문 경제면 기사와 증시 관련 서적을 탐독하면서 나름대로의 경제관과 투자관을 정립했다.

    김씨는 당시 국내 경제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청와대에 20여 차례나 건의할 정도로 자신의 의사 개진에 적극적이었다.

    은행권 구조 조정이 지지부진하던 1998년초 김씨는 청와대에 ‘예금자 보호규정을 바꾸면 우량으로 돈이 몰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실 은행이 퇴출될 것’이라는 건의를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진 것인지 아닌지는 확실친 않지만 그달말부터 이 제도가 실시돼 은행 퇴출이 가시화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부터 팍스넷에 증시 전망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필명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후 김씨의 글이 인기를 끌자 팍스넷은 올해 4월 아예 김씨를 전문 필진으로 영입, 사무실까지 마련해주었다. 김씨는 현재 팍스넷으로부터 이사대우 직급을 받으며 글을 올리는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변신했다.




    증권가의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



    인터넷 금융 사이트에서 금융 정책과 증시 전반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 사이버 금융 애널리스트들이 증권가의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제도권 밖에서 개미 군단을 대상으로 시황 분석과 투자 전략을 조언해 주는 이들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은 1년전만 해도 그리 부각되지 않았던 존재. 그러나 지난해 중순부터 증시 활황세가 이어지고 개인 투자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새로운 증시의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약한 개미들에게 진솔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개미들의 투자 전략을 조언해 주고 있다.

    이들은 증권사 투신사 은행과 같은 소위 제도권 애널리스트들과 달리 회사원, 개인사업가, 교육자, 문학가, 학생, 실업자 등 출신 성분이 각양각색이다. 또 상당수가 한번쯤 투자에 크게 실패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이들 사이버 애널리스트의 힘은 곳곳에서 실질적으로 나타났다. 대세 하락장이었던 4월초부터 5월말 상당수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이 증시 하락을 예고했고 이런 의견에 따라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도움을 봤다.

    또 5월말 주가지수가 655포인트로 바닥을 찍었던 시절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이 대세 상승장을 예상하며 매수를 추천, 6월초까지 무려 200포인트 가량 올라가는 장에서 개미들이 손실을 많이 보충하기도 했다.






    단기적·구체적 전망, 개미들에 인기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이 개미들에게 인기를 끄는 주요인은 증시 전망에 대한 의사 표현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현직 증권사, 투신사 등에 있는 제도권 애널리스트들은 정보력에서는 앞서지만 대부분 거시적이며 중장기적인 전략을 내놓는다. 이에 반해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기 때문에 단기적이면서도 구체적이고 공격적 관점에서 의견을 내놓는다.

    여기에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의견도 주고 받을 수 있어 일방 통행식인 제도권 애널리스트 보다 더욱 매력적이다.

    예전에 모 증권사에서 일하다 최근 인터넷 금융 사이트로 옮긴 한 사이버 애널리스트는 “제도권 애널리스트들은 소속 회사의 펀드 이해관계 때문에 자사 포트폴리오 비중이 놓은 종목을 의도적으로 추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이해관계가 거의 없기 때문에 보다 솔직하고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점이 네티즌에게 어필하는 가장 큰 이유다”라고 말했다.




    관심 높아지며 몸값도 치솟아



    사이버 애널리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몇몇 인터넷 금융 사이트들은 아예 인기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을 정식 직원으로 앞다퉈 발탁하고 있다.

    필명이 ‘예쁜이 애인’인 신용탁(27)씨는 프리랜서였다가 모 인터넷 금융 사이트에서 매주 실시하는 사이버 애널리스트 선발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해 고정 필진으로 발탁된 케이스다.

    인하공전 관광학과를 나와 제일제당 외식사업부에서 재직중이던 1998년 증권을 시작한 신씨는 지금은 하루 페이지뷰가 1만5,000건에 달하는 인기 사이버 애널리스트가 됐다.

    회사를 그만두고 매일 인터넷에 시황 분석을 올리는 신씨는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은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글을 쓰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단기간의 예측을 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의견을 내는 제도권 애널리스트들보다 틀릴 확률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투자는 어차피 본인의 책임하에 벌이는 확률 게임이다. 그 확률을 높이는 여러 정보중에서 솔직하고 구체적인 것에 마음이 쏠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것은 바로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이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0/06/2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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