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정치풍향계] 소송정국, 파행불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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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1.01.30 18:19:49 | 수정시간 : 2001.01.30 18:19:49
  • [정치풍향계] 소송정국, 파행불씨 여전



    여야는 설 연휴에 파악된 민심에 놀라 2월5일부터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소모적 정쟁에 넌더리를 내고 있는 민심을 더이상 외면했다가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여야의 등을 떠밀어 국회정상화로 이끈 것이다.

    하지만 정국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국 파행을 부른 요인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우선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이 그렇다. 강삼재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은 검찰이 강 의원을 불구속기소함으로써 일단 해소됐다.

    그러나 1995년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에 지원된 자금의 실체 공방에 이어 법무부가 한나라당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이 겹쳐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그칠줄 모르는 안기부 돈바람



    한나라당은 "자금의 성격이 형사재판을 통해 결론나지 않은 상황에서 손해배상 청구소송부터 한 것은 재정적으로 야당의 목줄을 죄려는 의도"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부ㆍ여당의 견해는 전혀 다르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법원은 판결문으로 말하고 검찰은 공소장으로 말한다"면서 "검찰은 이미 공소장에서 이 사건을 국가예산 횡령으로 결론을 내렸으며 그에 따라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는 당연한 수순이고 이를 게을리한다면 국가기관으로서 직무유기"라고 잘라말했다.

    정부ㆍ여당이 안기부 선거자금 국고환수 문제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취하는 한 정치적 타협의 여지는 매우 좁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이 사건의 결론을 법원에 맡기고 정치는 정치대로 복원하자고 주문하고 있지만 당의 존망이 걸렸다고 보는 한나라당이 이에 응할 리 만무하다.

    한나라당은 김정길 법무장관 해임안과 박순용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 탄핵소추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DJ 비자금'을 겨냥해 '정치자금 조사를 위한 특별검사제 법안'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자민련 교섭단체 인정 문제도 여전히 불씨를 안고있다. 한나라당이 국회정상화 협상에서 3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는다는 데 합의해줌으로써 적어도 법적으로는 자민련의 교섭단체 위상을 인정한 셈이 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자민련이 20석으로 법적 요건을 갖췄으니 법적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정치적 파트너로는 인정할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나라당은 설 민심에서 의원이적 문제에 대한 여론이 극히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의원이적과 자민련 교섭단체 불인정을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에 대한 맞불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다가 1월29일 귀국한 JP가 한나라당으로부터 완전한 교섭단체 대우를 얻어내기 위해 어떤 수를 낼지도 궁금하다. JP는 YS와도 회동을 추진할 생각이었지만 안기부 자금 사건이라는 변수가 발생해 상황을 좀더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김영삼 전 대통령이 1월28일 회동한 것은 향후 정국전개와 관련해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여만이다. 두 사람은 이날 안기부 선거자금 문제에 대해 공동전선을 펼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YS는 "현정권이 안기부 자금 운운하며 벌이는 일은 전 정권을 파헤쳐 보복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 총재에게 더 강력한 대여 투쟁을 주문했다. 이 총재도 "법적 정치적으로 모든 수단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YS·이회창 회동, 민주당 경계의 눈초리



    이번 회동은 이 총재가 먼저 제의해 이뤄졌다. 이 총재는 그동안 YS와 불가근 불가원의 거리를 유지해왔으나 정국대치가 가파라지면서 YS쪽으로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현단계에서는 '3김 청산'의 구호보다는 YS와의 연대가 더 정치적으로 이익이라는 판단을 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정치적 의미와 파괴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회동에서 YS가 갖고 있다는 'DJ비자금 파일'의 활용방안이 논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두 사람의 연대가 공고해졌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YS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이 "이 총재가 도와달라고 한 데 대해 YS가 어떻게 응답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은 아직은 YS가 이 총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유보적임을 시사한다.

    민주당은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바짝 경계하며 견제에 나섰다. 민주당 김현미 부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국민은 이 총재가 검찰에 가서 할 얘기를 상도동에 가서 하는지 의아해하고 있다"면서 "이 총재가 상도동 '왕 총재'를 찾아가 수렴청정을 간청하는 것은 일시적 편법은 될지 몰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입력시간 2001/01/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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