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출판] 문화대혁명, 피바람의 비밀을 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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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1.01.30 19:42:23 | 수정시간 : 2001.01.30 19:42:23
  • [출판] 문화대혁명, 피바람의 비밀을 벗긴다









    ■ 모택동비록(毛澤東秘錄) / 산케이신문 특별취재반 지음 / 임홍빈 옮김



    정권장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치열한 권력투쟁의 실체를 들춰보는 것만큼 흥미로운 것도 없다. 더구나 중국이나 러시아 같이 집권상층부가 철저하게 베일에 싸인 사회주의 국가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런 점에서 문학사상사가 펴낸 '모택동 비록'(상ㆍ하)은 국제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요즘 한번쯤 탐독해볼 만한 책이다.

    1976년 모택동의 사후 그의 세번째 부인 강청 등 급진혁명파 4인방과 이에 맞선 화국봉 제1부주석 겸 국무원 총리, 섭검영 부주석 겸 국방부장 등 온건파간의 권력장악을 위한 암투과정은 마치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사망 직후 12ㆍ12 군사쿠테타가 벌어졌던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이 책은 중국 역사에 분서갱유에 버금가는 상처를 남긴 문화대혁명(1966~1976년)을 이끈 모택동에 대한 평가와 사후 권력투쟁의 비사를 담고 있다. 공산혁명의 이념적 실천에 불타고 있던 모택동은 자신의 인민공사화(人民公社化) 정책이 실패로 돌아가자 문화대혁명이라는 권력 주도의 대정치극을 전개한다.

    중국 대륙 방방곡곡에 요원의 불길처럼 퍼진 문혁의 바람은 중학생에서 대학생까지 '홍위병'이라는 청년 집단세력을 일으켰다. 이들은 급진적 문혁에 반대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폭압을 자행했다.

    문혁의 거센 바람은 결국 모택동의 충복 임표가 쿠데타 계획이 발각되자 군용기로 야반도주하다 추락사한 뒤 1976년 모택동의 사망과 더불어 4인방이 체포ㆍ투옥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이 책은 장구한 세월동안 중국을 암흑 속에 뒤덮은 문혁의 베일을 벗김과 동시에 모택동 사망 직후 벌어진 권력 상층부의 숨막히는 암투과정의 비밀을 상세히 폭로한다.

    일본 산케이 신문 특별취재팀이 북경에서 수집한 250여권의 관련 자료와 현장취재를 통해 1999년 3월부터 22일부터 6개월간 124회에 걸쳐 자사 신문에 연재한 것을 단행본(상ㆍ하)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은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지난 4ㆍ13총선을 앞두고 일본방문을 마치고 왔을 때 가진 기자회견에서 "DJP 공조를 복원시킬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 "모택동 비록을 읽어보면 참조가 될 것"이라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책은 1999년을 전후해 쏟아져나온 문혁 전기와 회고록을 짜집기했기 때문에 당시의 진솔한 상처를 분석했다기보다는 발빠르게 당시를 조망한 다큐멘터리라고 보는 편이 적절하다.

    이 책에서는 모택동의 부인 강청이 남편의 병세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석이 사망하면 나는 짐(朕ㆍ황제를 지칭)이 되겠어요"라는 말을 하며 자신의 심복, 배우, 작가들과 함께 호사스런 전용열차를 타며 승마와 사냥을 즐겼다는 식으로 4인방을 비난해온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당시 정권을 잡은 반(反)4인방 측을 통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 영웅 모택동을 둘러싼 정치적 음모와 이합집산을 들춰내고 있지만 그 이면에 담겨 있는 이들의 고뇌와 외로운 결단에 대한 언급은 부족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01/3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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