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열화 우라늄탄 유럽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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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1.01.30 19:44:44 | 수정시간 : 2001.01.30 19:44:44
  • 열화 우라늄탄 유럽 맹폭?

    발칸전쟁 참전 NATO 병사들 이상증세 증후군



    유럽이 '발칸 신드롬'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90년대 발칸 지역의 분쟁에 개입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병사들이 백혈병이나 암 등으로 잇달아 사망한 것이 알려지면서 유럽 전역이 발칸 신드롬 공포에 휩싸였다.

    발칸 신드롬은 1994~1995년 보스니아, 1999년 코소보 등 발칸 지역에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됐던 병사들이 두통과 만성피로 등의 증세를 보이며 백혈병이나 암 등으로 숨지는 이상질병 증후군을 말한다. 그 원인은 당시 사용됐던 열화(劣化) 우라늄탄의 영향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혈병 암 등으로 사망자 환자 속출



    지금까지 유럽 각국에서 발칸 신드롬으로 수십명이 숨지거나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995년부터 발칸 지역에 6만여명의 병력과 1만5,000명의 민간요원을 파견한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고 있다.

    현재 8명이 사망했으며 10여명이 발칸 신드롬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벨기에에서도 5명이 암으로 숨지는 등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덴마크, 그리스, 체코 등 유럽 12개국에서 발칸 신드롬으로 추정되는 사망자와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들 국가는 발칸지역에 파견된 병사 전원을 대상으로 방사능 오염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열화 우라늄탄에 노출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마을 주민 400여명이 암으로 사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고 군병원 조란 스탄고비치 법의학 과장은 "사라예보 인근 하지치 마을 주민 4,000여명 중 10분의 1인 약 400여명이 지난 5년간 갖가지 암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들 주민은 1994년 나토의 유고공습 때 사라예보 북동부 마을로 이주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나토 공습으로 파괴된 탱크와 장갑차를 수리하는 공장에서 근무했었다고 스탄고비치 과장은 설명했다.




    EU 진상규명 촉구, 유엔도 조사에 나서



    발칸 신드롬에 의한 사망자가 유럽 각국에서 속속 보고되자 나토의 일원으로 보스니아와 코소보 내전에 개입했던 유럽 국가들은 1월 초 열화 우라늄탄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용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줄리아노 아마토 이탈리아 총리는 1월 3일 "우리가 열화 우라늄탄의 내막과 특성에 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국제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전면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포르투갈과 벨기에 등도 이에 가세했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극히 경미한 위험이라도 존재한다면 이런 무기는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여론에 따라 EU는 9일 유럽원자력공동체(Euratom)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열화 우라늄탄의 유해성 여부를 공식 조사키로 결정했다. EU가 나토의 군사문제에 대해 조사키로 한 것은 처음이다.

    유엔 역시 열화 우라늄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 줄 것을 세계보건기구(WHO)에 요청했으며, WHO는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 54차 총회에서 열화우라늄탄의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피해문제를 정식안건으로 다루기로 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11월부터 열화 우라늄탄이 투하된 유고 11개 지역을 표본 조사한 결과 8곳에서 정상치의 100배가 넘는 농도로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사실을 1월초 확인했으며, 2월 중 열화 우라늄탄 문제에 대한 별도의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나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



    그러나 미군과 나토는 열화 우라늄탄이 발칸 신드롬의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도 불구, 코소보 지역에서 열화 우라늄탄을 계속 사용하는 등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줘 논란을 빚고 있다.

    나토의 최고정책결정기구인 북대서양위원회와 정치위원회는 9일 열화 우라늄탄을 계속 사용키로 결정했으며, 이에 앞서 코소보평화유지군(KFOR) 미군 사령부는 6일 성명을 통해 코소보 주둔 미군은 열화 우라늄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 사령부는 그러나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열화 우라늄탄이 사용됐던 지역과 양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발칸신드롬과 열화 우라늄탄간의 상관성을 발히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KFOR은 또 열화 우라늄탄에 피격된 지역을 표시하고 봉쇄하라는 지난 해 11월의 유엔 환경계획(UNEP)의 권고사항을 따르지 않고 있어 피격 지역을 출입하는 주민들의 방사능 노출 위험성을 방치하고 있다.

    미군과 나토는 "발칸 평화유지 활동에 참여했던 군인들을 상대로 열화 우라늄탄과 발칸신드롬에 따른 백혈병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으나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열화 우라늄탄에 대한 유해성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WHO의 그로 하를렘 브룬틀란트 사무차장은 나토는 열화 우라늄탄이 암을 일으켰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험성 알고도 사용했다"주장



    열화 우라늄탄이 발칸 신드롬의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충분한 증거가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미국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열화우라늄탄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소속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군은 1999년 코소보에 병력을 파견하는 유럽 각국에 "열화 우라늄탄을 운반하는 병사들은 반드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오염에 주의하라"는 주의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미국의 국제과학응용사(SAIC)는 1990년 다량의 열화우라늄을 흡입했을 경우, 단기적 결과는 사망이며 소량을 흡입한 경우 장기적 결과로 암이 발병할 수 있다며 열화우라늄에 대해 경고했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이러한 주장은 "열화 우라늄탄은 방사능 양도 매우 적고 터진 후 잔해가 널리 흩어지기 때문에 인체에 해롭지 않으며 따라서 유럽의 병사들이 열화 우라늄탄의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미국과 나토의 기존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열화우라늄탄이란?



    핵연료에 사용되는 우라늄 동위원소(U234, U235)를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인 열화우라늄(Depleted Uranium)을 재가공해 강철이나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가는 관통력을 높인 탄환ㆍ포탄ㆍ폭탄의 총칭이다.

    이 무기는 발칸 분쟁 당시 세르비아군의 탱크와 지하벙커 파괴하는데 사용됐다. 문제는 폭발시 발생하는 먼지에 U238 이라는 우라늄 잔존물이 섞여 있어 환경오염과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미 공군은 1994~1995년 보스니아 지역에 1만발, 1999년 코소보 지역에 3만발의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했다. 주한 미군도 다량으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군 당국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최기수 국제부기자 mounta@hk.co.kr

    입력시간 2001/01/3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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