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대권 예비주자들 짝짓기 누굴 밀고 누가 손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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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1.08.02 15:55:59 | 수정시간 : 2001.08.02 15:55:59
  • 대권 예비주자들 짝짓기 누굴 밀고 누가 손잡나?

    민주당 계파간 합종연횡 움직임 가속화



    7월 22일 밤.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과 노무현 상임고문은 3시간 가량 만찬을 함께하면서 경선 과정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만남은 여당 대선주자들 간의 연대 논의에 불을 붙였다. 노 고문의 제의로 이뤄진 회동에서 두 사람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협력하자"고 의견을 모아 '개혁세력 2자 연대론'을 띄웠다.

    노 고문이 기자들과 만나 "경선 구도는 이인제 최고위원과 나의 양강(兩强)구도로 좁혀졌다"고 말한 뒤 김 최고위원이 "나까지 포함해 3강구도로 갈 것"이라고 대응한 직후 만찬 모임이 잡혔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1987년 대선 때 DJ, YS가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국민적 비판을 받은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자"는 얘기도 나와 경선 후보 단일화 추진 가능성을 보여줬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때는 공식적 경선 운동이 시작된 7월 중에야 연대 논의가 이뤄졌던 것에 비하면 1년 가량 이르게 연대 논의가 이뤄진 셈이다.




    개혁후보 연대론으로 불지펴



    민주당 개혁파 재선의원 그룹을 주도하는 천정배 의원은 7월 25일 노 고문이 주도하는 '부산 개혁연대 준비위' 초청 특강을 통해 "당내 개혁세력과 대선주자들은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해 민주개혁연대를 결성해 개혁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며 '개혁후보 연대론'을 제시했다.

    천 의원은 나아가 노무현 상임고문에 대해 "훌륭한 대선 후보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절대적 지지를 보낸다"고 추켜세웠다.

    천 의원은 '노 고문과 김근태 최고위원 중 누가 더 좋으냐'는 질문에는 "두 분 다 좋으나 지금 필요한 것은 개혁세력의 결집"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의 특정 후보 지지 표명에 대해서는 대다수 사람들이 "너무 빨리 줄서기 한 것 아니냐"며 " 천 의원의 지지 표명이 다른 대선주자들을 자극시켜 때이른 대권 줄 세우기가 촉발된다면 당에 피해를 주게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천 의원의 지지 표명에 대해 대다수 최고위원들은 "허허, 대단히 용기있는 분이다" (이인제 최고위원) "왜 그런 문제를 나한테 묻느냐"(한화갑 최고위원) "개혁세력으로 폭을 좁혀선 안 된다"(김근태 최고위원) 등의 언급을 하며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어쨌든 김근태ㆍ노무현 회동 및 천 의원의 개혁후보 연대론으로 민주당 내에는 대선주자 및 계파들간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당내 세력 관계가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된다.

    대선 주자들은 내년의 당내 경선 및 대선을 내다보면서 '대권ㆍ당권 분리''대권ㆍ당권ㆍ총리 후보 분리'대권ㆍ주요 광역단체장 후보 안배'등의 카드로 짝짓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근태 최고위원과 노무현 상임고문이 추진하는 '개혁세력 2자 연대'가 제대로 추진될지 관심이다. 두 사람은 '개혁'을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정치 스타일에선 차이가 적지 않다.

    노 고문은 자신으로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자신하면서 김 최고위원과의 연대 논의를 가속화하려는 입장이지만 김 최고위원은'속도조절'을 바라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노 고문은 집 토기를 모으는데 뛰어나지만 나는 산토끼까지 잘 잡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자신의 비교 우위를 내세웠다.

    두 사람은 당내 뿌리가 강한 한화갑 최고위원까지 끌어들여 '3자 연대' 를 추진하는 방안에도 관심이 있다.

    그러나 한 최고위원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지 않아서인지 3자 연대론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다른 사람들은 단수가 높은데 나만 단수가 낮은 것 같다"며 조기 연대 논의에 다소 부정적이다. 지난 해 8월 최고위원 경선 때 1위 득표를 했던 한 최고위원은 여전히 대선 후보 경선에 직접 나서는 방안에 미련을 갖고 있다.

    그가 '킹 메이커'로 나설 경우에도 미리 특정 후보와 연대하기 보다는 막판에 유력한 후보를 밀어줄 가능성이 높다. 한 최고위원은 지난 경선 과정에서 이인제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었다.

    따라서 두 사람이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반대편에 설 가능성도 적지 않지만 '대선 후보ㆍ당수 분리' 카드로 대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천 의원이 제기한 '개혁후보 연대론'은 한화갑ㆍ 김근태ㆍ 정동영 최고위원, 노무현 상임고문 등을 연대 대상으로 설정하는 것 같다. 여기에다 이인제최고위원까지 포함시켜 '범 개혁세력 연대'를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




    권노갑·한화갑·이인제 등 거취에 촉각



    국민 지지도가 가장 높은 이인제 최고위원과 권노갑 전 최고위원 중심의 동교동계 구파는 한때의 갈등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 측 관계자는 "권 전 최고위원이 지난 3월 마포 사무실을 개소한 직후 각 주자들과 등거리 전략을 펴면서 이 최고위원과 거리가 벌어졌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두 사람은 요즘도 종종 전화 통화를 하는 등 가까운 사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연대한 뒤 나중에 한 사람을 몰아주는 모습은 과거에 있었으나 앞으로는 안 맞는다"며 연대론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이 최고위원 측근도 "우리는 대다수 주자들과 좋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동교동계 구파가 이인제 최고위원과 협력할 경우에는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이 당 대표를 맡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권 전 최고위원과 한 최고위원이 협력해 DJ가 직ㆍ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유력한 대선 후보와 손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혁 성향의 장영달 의원 등은 '50대 트로이카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인제ㆍ 김근태 최고위원과 노무현 상임고문 등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다가 유력한 사람을 밀어주자는 주장이다. 김 최고위원과 노 고문이 적극적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나 이 최고위원은 "나이만을 기준으로 연대를 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소극적이다.

    여기에 정동영(48) 최고위원을 포함시켜 '세대교체 연대'를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 최고위원은 '새 물결 리더십'을 내걸고 차기 대선 또는 차차기 대선 가운데 어느 쪽에서 승부를 걸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이인제ㆍ김근태 최고위원, 노무현 상임고문 등 상당수 주자들이 대중성이 높은 정 최고위원과의 연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동상이몽으로 반전 거듭될 듯



    현재 움직임은 없지만 영ㆍ호남 출신 인사들이 '동서화합'을 내걸고 연대를 추진할 개연성도 거론된다. 한화갑 최고위원이 '영남후보'로 거론되는 김중권 대표 또는 노무현 상임고문과 손잡는 구도이다. 김중권 대표와 노무현상임고문 등 영남 출신 인사들이 상호협력하는 '영남 연대' 시나리오도 있다.

    내년 12월의 본선을 겨냥해 중부권과 영ㆍ호남 출신 인사들이 3각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가령 이인제ㆍ한화갑 최고위원, 김중권 대표 또는 노무현 상임고문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권력 분산에 합의해 대선에 대비하는 그림이다. 합종연횡 시나리오는 이처럼 가지각색이지만 대선 주자들의 동상이몽으로 연대가 쉽게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만일 민주당과 자민련이 합당을 추진하거나 민주당 소속인 고건 서울시장을 비롯 현재 당 바깥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이 여당 대선 경쟁에 뛰어들 경우 연대 구도는 새로운 차원에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입력시간 2001/08/0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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