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전기가 수상하다] 심야전력에 뒤통수 맞은 한전 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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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1.08.08 15:00:40 | 수정시간 : 2001.08.08 15:00:40
  • [전기가 수상하다] 심야전력에 뒤통수 맞은 한전 재정



    한국전력공사와 산업자원부가 유휴전력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한 심야 전력 제도가 한전 부실의 원인이 되는 등 폐해를 낳고 있다.

    심야 전력제란 전력 소비량이 적은밤 시간대의 유휴 전력을 비축했다가 사용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활용토록 하거나, 전기 요금을 낮춰 낮 시간대에 하던 일을 심야에 하도록 유도하는 식의 최대 전력 수요 분산 정책의 하나다.

    한전은 이를 위해 지속적인 홍보와 함께 심야시간대 전기 요금을 낮 시간대 평균 판매 단가(74.65원ㆍ2000년기준)의 3분의 1 수준도 안 되는 ㎾h당 23.20원의 저렴 가격으로 공급해 왔다.

    1985년부터 시작된 심야 전기요금이 이처럼 값싸게 공급될 수 있었던 것은 심야 시간대에 남는 기저 부하(한전이 공급하는 필수 발전량)가 상당량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발전소는 발전원별로 원자력(40%) 유연탄(36%) 무연탄(3%) 수력(6%) 복합(22%) 경유(8%) LNG(3%) 기타(2%)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이중발전 원가가 싼 원자력은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정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24시간 터빈을 돌린다.

    그렇게 해서 밤 시간대에는 전력이 남아 돌자정부 당국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8시까지를 심야전력 시간으로 정하고 싼 가격에 전기를 공급했다.

    그런데 유류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1999년을 기점으로 심야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예전에는 생산 원가가 낮은 원자력이나 유연탄 발전소만 돌려도 심야 전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요가 급증한 1999년부터는 원자력이나 유연탄 발전으로만 안돼 중유나 LNG 같이 원가 비중이 높은 발전소까지 추가로 가동해야 했다.

    한전에 따르면 1995년 11억2,600만㎾h, 1996년 13억1,000만㎾h,1997년 15억3,900만㎾h, 1998년 18만9,700㎾h로 점증하던 심야 전력 소비량이 1999년에는 32억9,300만㎾h로 한해동안 73.5%나 증가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07%나 늘어난 68억3,400만㎾h로 폭증 양상을 보였다. 이로 인해 의정부 강화 같은 경기 북부 일부 지역에선 겨울철 심야전기 수요가 여름철 최대전력 수요를 초과하는 기현상까지 빚어지면서 정전 사고까지 발생 했다.

    한전측 관계자에 따르면 심야 전력생산 원가는 현재 판매 단가(23.20원) 보다 40~50% 정도 높은 ㎾h당 약30원을 상회한다. 이 원가도 건설비나 배전ㆍ송전 비용 같은 고정비와 영업비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연료비만 계산한 것으로 실제 생산 원가는 40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측 된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심야전력으로 인해 연료비 증가, 변압기 교체 등으로 낭비한 액수만 633억원에 달한다.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엄청난 비용을 허비한 것이다.

    산자부의 전기위원회의 한 관계자는“유가 급등이라는 돌발 변수로 심야 전력 수요가 갑자기 늘면서 심야 전기가 한전 재정에 큰 손해를 입히고 있다”며 “한전과 협의를 거쳐 요금 이상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전측도 심야 전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간에 지속적으로 시행해 오던 심야 전기 사용 캠페인을 전면 중단한 채 대책을 마련 중이다.

    심야 전력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않는 오지 지역의 난방용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이중 적지 않은 부분이 야간 유흥업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택용에만 적용되는 누진제를 심야 전기에서도 용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효율적인 전기 요금 운영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08/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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