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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1.08.08 15:16:39 | 수정시간 : 2001.08.08 15:16:39
  • [전기가 수상하다] 쪼개질 한전, 치솟을 전기요금

    요금인상ㆍ전력산업 해외종속 우려



    전기요금 누진제 시행으로 초래된올 여름 가정용 전기료의 급격한 인상은 미풍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많다.

    정부가 추진중인 ‘전력산업구조개편’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전기료 인상 태풍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다.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따라서 발상부터 문제였던 전력산업구조개편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추진중인 전력산업구조개편의 골자는 발전과 송전, 배전, 판매를 통합한 독점 공기업 체제로 운영돼온 한국전력공사를 분할 민영화하는 것이다. 한전 분할 민영화는 한전 분할 매각과 동의어다.

    분할은 곧 현 상태에서는 매각이 불가능한 거대 덩치인 한전을 민간이 매입할 수 있도록 쪼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산자부는 전력생산과 공급을 민간에 넘겨 경쟁체제로 전환시키면 시장기능에 의해 전기료가 인하된다고 주장한다.


    3단계에 걸친 전력산업구조개편



    산자부가 구조개편에 따른 요금인하요인으로 드는 것은 크게 5가지. 경제적인 연료조달, 설비투자 합리화, 부하율 증가, 고용합리화, 공익기능 부담 감소 등이다.

    이중 부하율은 평균사용전력을 최대생산전력으로 나눈 값이다. 부하율 증가는 최대생산전력과 평균사용전력의 차이를 줄여, 전력공급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자부는 구조개편이 이뤄질 경우 공급과 수요측면에서 총 11.28%의 요금인하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전력산업구조개편 관련법에 따르면 한전은 앞으로 10여년간 3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민영화된다.

    1단계 발전경쟁단계(2000~2002년), 2단계 도매경쟁단계(2003~2008년), 완전경쟁단계인 3단계 소매경쟁단계(2009년 이후)를 밟는다.

    1단계는 발전부문을 분리해 발전사업자간 경쟁체제를 만들고, 동시에 전력거래소를 설립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올 4월 6개 발전회사로 분리됐다. 5개 화력발전회사및 원자력과 수력을 통합한 한국수력원자력발전회사가 그것이다. 이들 발전회사 중 원전을 제외한 5개 화력발전회사는 내년부터 민영화, 즉 민간 매각을 시작한다.

    1단계에서도 발전부문을 뺀 송전,배전, 판매부문은 계속 한전이 전담한다. 한전이 분리된 각 발전회사로부터 전기를 구입해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대규모 전기수요자는 특정발전 사업자와 직거래 등을 통해 유리한 전력거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2단계는 배전부문을 분리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송전망을 개방함으로써 전력 직거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각 지역별로 독점권을 가진 여러 개의 배전회사가 경쟁하게 된다. 3단계는 판매회사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경쟁함으로써 소비자가 공급자 선택권을 갖게 된다.

    각 배전회사의 지역 독점권도 해제된다. 한전 민영화는 결론적으로전력을 일반상품과 똑같이 취급해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한전 민영화 정책은 시장만능주의에 빠진 위험한 발상에 근거하고 있다는 반론이 만만찮다. 소비자 이익과 국익에 정반대의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것이 민영화 반대론의 주장이다. 반대론은 무엇보다 민영화에 따라 전기요금이 인상돼 국민부담이 증가한다는 논리를 편다.

    국회 산자위 소속 김방림 민주당 의원은 민영화가 원가상승과시장요인에 의해 최소 100%의 요금인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요금인하” 주장에 “위험한 발상” 반론





    김 의원이 주장하는 원가상승 요인을 몇가지만 들어보자. 현재 4.7%로 낮게 묶어놓은 한전의 적정투자보수율(기대이익률)이 민간에 넘어갈 경우 최소 12%로 상승해 40% 이상 요금인상이 불가피하게 된다.

    발전회사 설립 등 구조개편 비용도 영국의 민영화 비용을 감안할 때 1조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위원회 운영을 비롯한 규제비용이 년 1,000억원 이상 소요된다.

    영국의 경우 규제위원회 직원 250여명에 대한 보수 등 각종 비용으로 연간 1억달러 이상을 쓰고 있다. 민영화할 경우 현재 정부가 보증하고 있는 한전의 해외차입금 70억 달러에 대한 디폴트를 막기 위해 1,500억원 이상의 경제적 보상이 필요하다.

    새로운 전력거래 제도에 따라 한전이 각 발전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도매가격은 3조2,000억원 상승할 전망이다. 이 같은 비용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

    반대론의 두번째는 국가 중추인 전력산업이 해외에 매각됨으로써 전력종속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민영화는 매각을 전제로 하고 있고, 매입자는 궁극적으로 거대 자본을 가진 해외 전력회사가 될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매각방식은 컨소시엄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대기업과 외국회사가 컨소시엄을 형성해 분할된 자회사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외국인에 대한 매각규모가 전체설비의 30%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원칙이 지켜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연 수십조원에 달하는 전력산업 이익금이 외국회사에 넘어가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해외종속은 아울러 통일에 대비한 한국의 독자적 전력 계획에 중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세번째는 전력공급이 불안정해져 에너지대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전력시장에 대한 지나친 규제완화로 대규모 정전과 급격한 요금인상을 초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태가 한국에서도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민영화 이후 발전회사들이 본질적으로 공익성보다는 수익성을 우선한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이윤을 앞세우다 보니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신규발전설비에 대한 투자를 기피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반대론자들은 전력산업 민영화가 국내외에서 대부분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민영화 사례는 작년 7월 한전이 안양, 부천 열병합발전소를 LG파워와 미 텍사코 합작회사에 매각한 것이 처음이다.

    안양, 부천 열병합발전소는 매각 2달만에 열요금을 40% 이상 인상했다. 투자금 조기환수를 위해 적정투자보수율을 4.7%에서 12%로 높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득불 지역주민에 대한 난방비를 4~6%만 올리는 대신 LG측이 한전에 파는 전기료를 인상하도록 했다. 한전의 손실분은 공적자금인 전력기반기금으로 보전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선진국 민영화 사업 실패 사례 많아



    정부가 당초 민영화 모델로 제시했던 영국의 구조개편도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 영국은 구조개편 이후 급격한 요금인상으로 1998년 93만 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최근 정부가 모델로 대신 채택한 호주 역시 요금 인상과 운영상 착오 발생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호주는 전체 5개 주 중 빅토리아주만 분할 민영화했으나 실패로 인정돼 나머지 4개주는 계속 공기업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전 민영화는 반대론이 우세하다. 민주당 김방림 의원은 “장기적으로 민영화가 불가피하더라도 시한을 정해 밀어붙이는 것은 곤란하다”며 계획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한 푼의 외화가 아쉬웠던 IMF 환란기에 만들어진 한전민영화를 바뀐 상황에서도 계속 강행하는 정부의 배경에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1/08/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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