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권오현의 길따라 멋따라] 제주의 명드라이브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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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1.08.08 19:57:21 | 수정시간 : 2001.08.08 19:57:21
  • [권오현의 길따라 멋따라] 제주의 명드라이브코스



    제주도는 자동차의 천국이다. 동서남북으로 뚫린 도로망은 사통팔달 안 닿는 곳이 없다. 외지인이라도 렌트카를 타고 지도를 의지하면 거의 모든 곳을 돌아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제주도에는 굵은 도로도 많지만 샛길도 만만치 않다. 섬을 한바퀴 도는 간선도로인 12번 국도가 실핏줄처럼 가지를 친 수많은 해안도로는 특히 바다의 절경을 감상하는데 그만이다.

    북제주군 애월읍 귀일리~애월항 해안도로는 한가로운 휴식을 취하며 이 곳 원주민의 본래 생활을 구경할 수 있는 길.

    제주 드라이브의 제 1코스로 꼽힌다. 공항에서 가깝지만 대부분 지나치는 길이어서 외지인에게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제주의 젊은이들에게는 꽤 인기가 있어 데이트족들이 몰린다. 섬을 떠날 때 비행기 탑승시각보다 2~3시간 쯤 서둘러서 한 번 쯤 들러볼 만하다.

    공항에서 12번 국도를 타고 서쪽으로약 5㎞를 달리다가 오른쪽의 아세아방송국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한다. 차 두 대가 겨우 교행할 수 있는 좁은 시멘트 포장길을 약 400㎙ 지나면 아스팔트로 깔끔하게 포장해 놓은 왕복 2차선 도로가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애월항까지의 약 5㎞구간이 바다와 맞닿아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종이시계, 마귀할멈이 탄 빗자루 등 개성있는 이름의 카페가 언덕에 자리를 잡고 있고, 바다 쪽으로는 제주도 특유의 검은 현무암 바위가 펼쳐진다. 절벽처럼 깎아지른 검은 바위는 넓은 마루판이 되었다가, 어느 새 농구공만한 호박돌로 변하는 등 길을 따라 수시로 모습을 바꾼다.

    자그마한 포구가 드문드문 있다. 돌을 쌓아 수영장처럼 울타리를 친 정박시설과 그 곳에서 바람을 피하고 있는 작은 어선의 모습이 그림처럼 정갈하다. 물질을 하는 해녀의 모습도 볼 수있다.

    해녀가 물에서 나와 보따리를 끌러놓을 때를 구경한다면 행운. 전복 해삼 소라 등 제주의 풍성한 바다가 펼쳐진다. 길 곳곳에 해녀들이 직접운영하는 포장마차형 횟집이 있다. 차를 세우고 제주의 풍미를 비교적 값싸게 즐길 수 있다.

    두 번째 아름다운 해안도로는 종달리에서 세화해변에 이르는 코스. 섬의 북동쪽 끄트머리 약 5㎞ 구간으로 제주의 옥빛 파도를 가장 잘 볼 수 있다. 성산 일출봉이나 우도를 여행한다면 오가는 길에 찾을 수 있다.

    특히 세화항구의 모습이 아름답다. 검은 방파제 끄트머리에 하얀 등대가 반짝거리고 그 옆으로 파도가 넘실대며 밀려 들어온다. 색깔이 예사롭지 않다. 먼 바다에서는 검정에 가깝다가, 다가오면서 진한 기운을 풀며 엷어진다.

    파란색 무지개 같다. 걸어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인다. 문주란 자생지인 난도는 물론 멀리 우도의 모습까지 바라다 보인다.

    밤바다를 볼려면 함덕해수욕장 인근의 해안도로가 제격이다. 짧은 코스이지만 포구에 내려 방파제를 걸어 봄직하다. 방파제에 켜 놓은 가로등의 불빛을 받아 물이 연초록색으로 빛난다. 멀리 바다로 돌출된 마을이 보이고 그 너머로 한치를 잡는 고깃배의 불빛이 반짝거린다.







    권오현 문화과학부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1/08/0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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