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증권가 패트롤] "개미들은 '증시의 봉'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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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1.07 15:12:46 | 수정시간 : 2003.01.07 15:12:46
  • [증권가 패트롤] "개미들은 '증시의 봉' 아닙니다"

    투자 지침서 펴낸 '증시 부채도사' 하태민 아크론 사장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코니디 중에 부채도사가 있었다. 점을 보는 사람이 찾아오면 부채를 펄럭이면서 미래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데, 어째 조언이라는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처럼 영 개운치 않다. 그래서 한마디 조심스럽게 물어볼라치면 호통만 친다 "아, 내 말을 믿으라니까 난 부채도사라구."

    2002년, 비록 TV에선 사라졌지만 부채도사의 후예들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대박의 꿈이 가득한 주식시장이 바로 그곳이다. 이들은 점쟁이라는 말 대신 전문가라는 이름 하에 욕심만 많고 아는 것은 적은 개미투자자들에게 정보를 흘리며 현혹한다.

    하지만 딱부러지게 말하는 법은 없다. 빠져나갈(?) 구멍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어쩌다 확인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에겐 호통어린 강요를 한다 "아, 믿으시라니까요. 저희가 전문가잖아요"


    보이지 않는 위험 투자자에 조언



    국내최고의 증권 리서치 사이트를 표방하는 아크론(www.can.co.kr)의 하태민 사장 역시 흔히 말하는 그런 전문가중의 하나다. 그러나 그는 좀 다르다. 주식시장의 장밋빛 미래만을 강조하지 않고 투자할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 것 인지, 마치 용한 점쟁이가 조심해야 할 점을 알려주듯 한다.

    주식시장의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주식시장이라는게 며느리도 모르는 변덕스런 시장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저에게 주식시장에 대해서 족집게처럼 이야기 해주기를 바라죠. 하지만 저는 무작정 전문가에게 의지하기 보단 투자자들도 기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점을 보려면 사주는 기본으로 알아야 하듯, 투자 상담을 하려면 적어도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알아야 한는 것은 당연하니까요"

    그런 생각으로 그는 최근 일반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춘 기업분석 책자를 내놓아 증권가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태민의 일반투자자를 위한 핵심종목 분석'이 바로 그것. 이제까지 기업을 분석하는 책자는 증권사나 투신사에서 내놓는 '상장기업분석'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개미투자자들은 페이지마다 가득한 숫자들과 알수 없는 용어들 때문에 패닉 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도움을 받기는 커녕 투자에 혼란만 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런 개미투자자들의 고민을 아는 만큼 그의 책은 누가 봐도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꾸며졌다. 책을 펼치면 기업실적과 체크 포인트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그 기업의 외형과 내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증시에서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거짓"



    "전 챠트, 시세 잔량처럼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기업의 실적, 수익변화 등 보이지 않는 것이 진실에 가깝죠. 기업을 분석하는 건 사람들의 손금을 살펴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눈에 보이는 손금 뒤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내듯 기업의 이면을 찬찬히 살펴보는 거죠. 또, 기업도 색깔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접근하는 관점도 다 달라야 하는 겁니다."

    그는 자신의 책은 정말 비장한 각오로 쓴 것이라고 고백했다.

    "투자자들이 아직도 주식시장에 위험을 몰라요. 예를 들어 한 정보통신업체에 대해 부정적 관찰이라는 판정을 내렸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도가 나더군요. 그 기업에 투자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손핼르 보았겠어요. 만약에 그 기업을 철저히 분석했다면 손해는 면했을 겁니다. 주식시장엔 그런 위험이 엄청나게 많은데도 여전히 별생각 없이 투자를 하고, 조그만 호·악재에 일희일비하니 답답한 노릇이죠"

    '기업 분석 제일주의'는 그의 16년간의 투자 생활의 좌우명이다. 그가 처음 주식시장에 뛰어든 것은 19살, 재수 시절부터. 우연히 펼쳐든 한장의 신문이 그의 인생을 바꿔 놓은 것이다.



    "우연히 신문을 펼쳤는데 기아자동차가 50% 무상증자를 해준다는 기사가 나온 거예요. 당시 기아 주가가 1만8,000원대였는데. 기사를 보니 거의 공짜로 돈을 벌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어머리를 졸라 1,000만원을 빌렸어요. 증권사 객장에 들어가니까 사람들이 호기심어린 눈초리로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서 사정을 얘기했더니 50%가 아니라 5%라는 거에요. 실망은 됐지만 이 돈으로 주식투자나 공부나 해보자 하는 생각에 주식을 산 게 동기가 됐죠."

    그 후 그는 주식에 미쳐 살았다. 4수끝에 서울대 사회학과 (90학번)에 들어 갔지만 전공과는 담을 쌓고 강의시간이 1시간만이라도 비면 증권사 객장으로 달려갔다. 틈만 나면 그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과 가족들이 지원한 돈을 주식에 투자했지만 대학 4년동안 3억원을 날렸다. 돈 벌 욕심만 앞섰지 종목을 차분히 연국하고 분석하는 노력이 없었던게 패인이었다.

    "주식시장에 진저리가 나고 졸업할 때도 됐고 해서 행정고시를 준비하려고 후배한테 물어봤더니 무슨무슨 책을 사라고 술술 얘기하는 거예요. 그걸 보고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 공부를 많이 해서 무슨 책을 사야할지 달달외는데 나느 이제 준비해서 무엇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럴 바엔 차라리 주식공부를 열심히 해서 주식 시장에서 성공해보자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기업분석 16년, 흥망성쇠도 점칠 수 있어



    다음날부터 그는 하루레 4개의 경제신문을 끼고 시장과 기업에 대한 철저한 공부르 시작했다. 먼저 신문을 스크랩하고 내용을 일일히 컴퓨터에 저장했다. 그렇게 하루 5시간씩 기업에 대한 공부를 해나갈길 16년째 이제 그는 기사 한줄만 봐도 그 기업의 흥망성쇠를 예감할 수 있을 정도의 고수가 됐다.

    "온갖 투자 방법을 다 고수해봐도 기업을 분석해서 그걸 믿고 정확하게 투자하는게 최고예요. 기업을 분석하다보면 주식시장에 대한 감은 물론 시장이나 경제적 전망까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원칙 하에 그가 운영하는 아크론에서도 기업에 대한 살아 있는 정보 제공은 기본이다. 선호하는 종목은 성장성보다는 수익성에 바탕을 둔 가치주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종목들은 최악의 경우 한푼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만, 가치주들은 반드시 제대로 평가를 받게 된다는 생각에서다.

    또 다른 점은 손절매를 하지 않는 다는 것. 자신의 판단을 믿는다는 일종의 자존심이기도 하지만, 가치주 중심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반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크론 포트폴리오의 누적수익률은 무려 1,200%에 달한다.

    아크론이 제공하는 매매전략만 그대로 따라 했더오 7개월만에 원금의 10배이상을 벌어 들였다는 얘기다. 앞으로의 꿈은 뜻을 같아하는 사람들과 투자자문사를 만들어 제도권에 진입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잘못된 주식투자는 돈 뿐 아니라 건강이나 가족의 행복까지도 위협한다고 강력하게 경고한다. 새내기 투자자 시절 겪은 증권사 객장에서의 충격적인 경험 때문이다.

    "객장에서 자주 마주쳐서 안면이 있는 아주머니가 계셨어요. 그분이 주식투자를 하시면서 손해를 많이 보셨거든요. 그분이 우연히 한 종목을 잡았는데 한동안 상승세를 보이다가 주가가 조금 떨어지니까 얼른 파셨어요. 그런데 그분이 팔자마자 며칠동안 상한가를 치는거에요. 그 아주머니가 얼마나 속상하셨믄지 나오실때마나 한숨을 쉬며 가슴을 두드리시다 심장마비로 쓰러지셔서 돌아가셨어요. 참 안타까운 노릇이죠."

    그는 이런 무분별한 투자가 여전히 계속되는 것은 제도권의 증권사나 투자사의 잘못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수많은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먹고 살면서도 기업 분석이나 시장 전망에 대한 정보 제공에 인색하는 것.

    그러면서도 시스템에만 막대한 투자를 해서 주식시장을 투자의 장이 아닌 투기의 장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입력시간 2003/01/0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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