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후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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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1.07 17:18:54 | 수정시간 : 2003.01.07 17:18:54
  •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후박나무

    새해를 맞이하며, 의미가 있을 나무를 꼽아보니 후박나무가 떠오른다. 보통은 독야청청 소나무가 가장 어울리는 나무였을 터이지만 그간 소나무는 정말 홀로 앞서 나갔으니 이제 나무들도 여러 시전으로 바라볼 때가 된 것일 터이다.

    따뜻한 남쪽 바닷가,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한 곳도 모나지 않은 긴 타원형의 잎을 달고, 겨울의 추위쯤은 아랑곳없이 반질반질 윤기가 나는 잎새를 달고, 품넓게 가지를 펼쳐내고 자라고 있을 후박나무 말이다. 후박나무는 늘 푸른 상록수, 그것도 소나무나 잣나무처럼 침엽수가 아닌 따뜻한 남쪽지방에 내려가야만 자주 만나는 잎이 넓은 상록의 활엽수다. 무채색 계절인 겨울에 많지는 않아도 이러한 상록의 활엽수들이 모여 숲을 이룬 상록수림이 종종 남아 있어 싱그러움을 자랑하곤 한다.

    후박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느 ㄴ큰 키의 나무이다. 다자라면 15m 정도 되는데 종조 더 크게 자란 나무도 볼 수 있다. 굵은 튼실하게 올라가는 후박나무의 줄기는 노란빛을 띠는 회색으로 밝아서 좋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껍질이 작은 비닐 모양으로 떨어진다. 손바닥 만한 잘 생긴 타원형 잎새들이 반질거리는 것은 짧은 겨울의 햇살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는 욕심일 터이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올 무렵, 고깔모자 같은 꽃차례에 작고 귀여운 항록색 꽃이 가득 달리면 주위는 갑자기 밝아지낟. 꽃이 피고 진 후 일년을 꼬박 보내고 난 7월쯤 열매가 익기 시작하는데 구슬처럼 둥근 모양의 녹두빛 열매가 점차 검은 보라빛으로 익을 무렵이면 흑진주를 달아 놓은 듯 반짝이는 것이 여간 예쁘지 않다.

    후박나무는 약용식물로 유명하다. 나무껍질을 말린 것으로 약으로 하는데 이 자체를 한방에서 후박이라 부른다. 이 생약으로써의 후박은 대부분인데 마그노놀 마키놀 등이 주성분이고 점액질도 있으며 감기 이질 이뇨 근육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현대의학에서는 운동신경 마비작용 혹은 미주신경 흥분으로 인한 혈압강화 작용 등에 주복하고 있다고 한다.

    남쪽 지방이라면 후박나무는 조경수로 써도 가능성이 있다. 해안가에 심는 아름다운 풍치수와 훌륭한 방풍림의 역할을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왔으며 제주도에서는 여러 가지 자생하는 상록활엽수를 가로수로 정착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해오고 있는데 후박나무도 이 가운데 하나로 제주도 일부지역에 가로수로 심겨져 그자태를 과시하고 있다.

    추위만 이길 수 있는 곳이라면 넓은 공원이나 학교에 심으며 아주 좋을 듯 싶다.

    목재를 쓰기도 하는데 건축재, 가구재, 각종 기구, 악기, 침목, 사진기에서 나무로 된 부분이나 조각재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나 목재의 질이 그리 좋은 편은 못된다.

    그 밖에 나무가루로 만들어 향료를 만들때 점착성 있는 연결제로도 이용된다.

    후박나무는 후박이라는 말 그대로 인정이 두텁고 거짓이 없는 소탈한 우리 나무이다. 혹 이렇게 후박나무 이야기를 하면 의아해 하실 분이 계실 터인데, 이는 중부지방에서는 많은 이들이 일본 목련을 두고 후박나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이 일본 목련이란 나무도 나무로 치자면 우리 나라가 아닌 일본 것이라는 것 이외에는 나에게 별다른 유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목련의 일본명을 한자로 옮겨 잘못 부르고 더욱이 이 땅에 자라는 가자 아름다운 나무들 중 하나인 진짜 우리 후박나무를 두고 혹은 그 존재를 알지도 못한 채 잘못 불러주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우리가 숲을 베어내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남쪽 숲의 주인이 되었을 후박나무, 이 나무의 넉넉함과 의연함을 생각하며 그렇게 찾아온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입력시간 2003/01/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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